soggy
soggy
바야흐로 본격적인 여름인가 봐요. 장마가 시작될 거란 예보와 함께 습한 기운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느낌이에요. 저는 4계절 중 여름을 유독 미워하는데요, 우리나라의 여름이 싫은 이유를 써보자면 A4 용지 한 장이 모자랄 정도지만, 그중 꼭 한 가지만 말해보라고 한다면 단연코 ‘어마무시한 습도’ 예요. 높은 온도와 높은 습도가 만나 소위 ‘찜통더위’를 만들어버리니까요. 저의 반곱슬 머리가 여름만 되면 완전 파마머리가 되어버리는 걸 보면, 우리나라의 여름철 습도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고온다습한 여름이 되면 이것저것 신경 쓸 것들이 많은데요, 그중 하나가 바로 음식이에요. 이런 날씨엔 특히 보관 방법에 주의를 기울여요.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식감’도 잘 지켜야 하기 때문이죠. 바삭함이 생명인 감자칩이나 튀김, 김 또는 부각 같은 것들을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바삭’한 느낌은 온 데 간 데 없고 ‘눅눅함’만 남아 있다면 너무 싫잖아요.
영어에는 이런 눅눅하고 습기가 많은, 또는 축축한 느낌과 관련된 단어들이 꽤 많아요. humid, dampish, damp, clammy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언가를 먹었을 때 ‘눅눅한’ 느낌, 눅눅해서 제 맛을 잃은 느낌을 표현하고 싶을 때는 soggy라는 단어가 가장 찰떡이에요. 물론 soggy도 음식의 눅눅함을 표현하는 것 외에, 전반적으로 축축하고 질척거리는 상태를 나타낼 수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음식과 관련한 눅눅함을 표현할 때는 주로 soggy를 사용한다는 점이에요.
soggy
a. 1. heavy with water or moisture, completely wet and usually soft
2. dull and lifeless
soggy는 기본적으로 ‘흠뻑 젖은’, 그래서 ‘질척거리는’ ‘축축한’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비 오고 난 뒤에 축축한 땅의 모습을 떠올리면 돼요. 하지만 이런 의미 외에도 ‘생기 없는, 무기력한, 축 늘어진’ 상태를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무언가가 물에 잠기거나 젖어서 습기를 잔뜩 머금으면 그 물기의 무거움 때문에 아래로 축 처지잖아요? 딱 그 모습처럼 평소와 달리 무기력하고 맥이 빠진 모습을 보일 때 soggy를 사용할 수 있어요. 그렇다 보니, soggy는 바삭해야 하는 음식이 습기 때문에 눅눅해져서 제 맛을 잃었거나, 면이 퉁퉁 불어 식감이 좋지 않을 때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단어예요.
아무래도 눅눅한 감자칩이나 퉁퉁 불어버린 면발은 너무나도 싫지만, 어쩔 수 없이 그런 것을 맛보게 되었을 땐 "Eww! It's too soggy!"라고 말해보세요. 감정을 넣어서 말하다 보면, 절대 그 표현은 잊지 않게 될 거예요.
soggy (땅이) 질척거리는, 축축한, (수건 등이) 물에 흠뻑 젖은 / 생기 없는, 축 늘어진 / (음식이) 눅눅한
humid (대기, 날씨가) 습한
moisturized (피부에) 수분이 충분히 공급된, 촉촉한
dampish 조금 습한, 약간 축축한
damp (공간 혹은 표면이 불쾌감을 줄 정도로) 축축한, 습한, (수건, 옷 등이) 눅눅한
clammy (손, 피부 등이 기분 나쁘게) 축축한, 차고 끈적한, 냉습한
“No one really likes soggy potato chips, right? Chips are meant to be cris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