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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믈리에 Feb 19. 2022

자본주의 생존기

25살, 자본주의에 눈을 뜨다.

    유학생활을 끝내고 한국에 다시 귀국한 후 편입을 준비했다. 다시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 까지만해도 돈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물론 스스로 용돈벌이를 해보고 싶어 유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하곤 했지만 그것은 순전히 나의 힘으로 돈을 벌어보고 싶어서 한 경험이지 '시드머니를 모아야겠다' 든가 '돈을 모아서 주식을 사야겠다' 라는 목적성을 가진 행위가 아니였다. 그것은 오로지 노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려는 수단에 불과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학교에 다시 입학하고 나니 돈에 관심이 생겼다.

    나도 왜 내가 그때부터 돈에 관심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노동의 역설' 과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노동의 역설'은 우리 부모님을 보고 느낀 것 같았다. 우리 부모님은 매 순간 매 시간을 치열하게 살았고 치열함의 대가를 나름 받으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새 흘러가는 자본주의 시장을 보면 더 이상 '치열함' 과 '노력'만으로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없는 형국인 것 같았다. 물론 지성이면 감천이기 때문에 노력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명제는 여전히 믿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의 정의가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또 조급함을 느꼈던 것 같다. 내 나이에 누군가는 열심히 노동시장이라는 곳에서 일하고 차곡차곡 돈을 모으고 있는데 난 그 시간에 공부를 그것도 아주 많이 해야하는 상황이라는 점은 간혹 내게 조바심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때부터 학생 때에도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단순히 돈을 버는 행위보다도 학교 밖 세상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었다. 또 '개같이 벌어 정승같이 쓰자' 라는 말이 있는데 이왕이면 정승 같이 벌고 소비도 정승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소소한 알바하는 재미에 빠졌으며 정승 같이 돈 버는 법에 관한 나만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앞으로 돈을 버는 데에서 몇 가지 조건은 지키고 싶다. '치사하지 말 것',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돈을 벌지는 말 것', '내가 행복해야할 것'. 이 세 가지 조건을 지키면서 내가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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