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자 <모순>

by 예솔


양귀자의 <모순>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추천 도서였다. SNS에서는 이 책을 ‘안진진의 남편 고르기’라고 소개했다. 친한 친구가 처음으로 나에게 책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언급한 작품이어서 읽게 되었다.


내가 안진진에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사실 거의 없었다. 삶의 조건이 달랐고, 선택의 과정과 결과도 달랐다.


<모순>에서는 인간의 모순적인 선택을 보여준다. 안진진뿐만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들까지도. 변덕스럽고 일관성이 없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안진진은 결혼을 급히 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결혼 말고 삶의 부피를 늘려줄 만한 일도 없다고 고백한다. 연애 프로그램을 보며 사람들이 최선책보다 차선책을 선택하는 이유를 관찰하고, 자신의 외로움을 누군가와 의논하고 싶어 한다.


“나는 나인 것이다. 모든 인간이 똑같이 살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똑같이 살지 않기 위해 억지로 발버둥 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나를 학대하지 않기로 했다.”


이 문장에서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나는 언제나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했고, 다르게 살기 위해 애써왔다. 그럴수록 나의 평범함이 더 또렷하게 느껴져 괴로웠고, 인정하기도 힘들었다. 스스로에게 당한 학대에 괴로웠나 보다. 말 그대로 나는 나인 것이니까 남들과 완벽히 똑같을 수도, 완벽히 다를 수도 없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어떤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 심사숙고해서 나의 길을 결정하려 하면 너무나 고되지만, 뜻대로 되지도 않는다. 그러다 어떻게든 흘러가다 보면 경험에 따라 학습하고 성장한다. 어느 날 문득 ‘이런 게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넋 놓고 숨만 쉰다고 해서 인생은 아닐 것이다. 고민하고 애썼기 때문에 성장을 경험한다. 인생은 이런 점에서도 참 모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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