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억

by 예솔

나는 권선징악을 믿지만 믿지 않는다. 바라지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오래 전 나를 괴롭게 했던 사람들의 근황이 궁금했다. 당시의 그들의 바람처럼 유명인이 된 사람은 없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그럼 그들은 불행한가? 아마 만족과 불만족을 양손에 들고 살겠지, 나처럼.


그들의 흔적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꽤나 강렬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절 내가 가장 좋아했던 친구의 이름만 남았다. 나쁜 기억은 형체 없는 불쾌한 무언가로만 나를 따라다니며, 오직 나에게만 붙어있다. 아, 피해 동지에게도.


그들의 인생에 불행이 따르기를 바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내 불행에게서 도망치느라 바빴지. 만약 권선징악이라는 게 정말 있다면, 자신들이 가해자였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작은 찝찝함과 수치심이 평생 마음 한 켠에 남아있기를. 내 과거와 현재와 미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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