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힘이 되지 못하는 이유
꿈은 도망치지 않는다.
도망치는 건 항상 자신일 뿐.
<짱구는 못 말려>라는 만화에서 짱구 아빠가 짱구에게 해 준 말이란다.
애니메이션을 본 적은 없지만 뭉클하는 마음에 책상 앞에 붙여두고 있다.
그런데, 오늘 이 문장이 내게 힘이 되지 못했던 이유를 문득 깨닫게 되었다.
"앞"에 붙여 두면 뭐 하나?
이 문장은 늘 한바탕 후회를 겪고 난 "뒤"에야 기억나는 문장이었던 것이다.
그때 1년만 더 해 볼걸.
그때 다른 방법도 생각해 볼걸.
그때 사직서가 아니고, 휴직서를 낼걸...
도망치고 싶어지는 마음은 그것이 현재형으로 진행되고 있을 때,
그 타이밍에 딱 잡아줘야 한다는 걸 늘 잊고 산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함께 오는 갈등은
이미 나를 합리화시키고 있다는 증거이다.
지금도 때로는 그럴 때가 있다
이걸 이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그래서? 결과가 뭐지?
3년만, 아니 1년만 더 빨리 시작했더라면..
지금 와서 해 본들 어디다 써먹지?
등등...
이런 갈등과 의심은 실은 도망갈 구실을 찾는 것,
이미 나는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단숨에' 뭔가를 하고 싶은 욕망이 '꾸준히, 계속, 한 걸음, 한 걸음'의 마법을
방해하고 있는 것임을 알아차린다.
뭔가를 해야 할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변명할 시간이 없다.
나 자신에게 훈계 한 마디 던지며 하루를 시작해 본다.
'일 년 뒤, 삼 년 뒤에 어쩌고..... 이런 고민할 시간에 '오늘' 하루 그냥 열심히 살아 보라구.
너의 꿈 염려하지 말고, 너나 잘해라,
너의 꿈은 도망치지 않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테니까.
고민 말고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