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남은 배터리 용량

인생은 충전할 수 없잖아?

by 소리

방학이라고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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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자는구나... TT

J야, 넌 K-고등학생이란다...


그동안 기숙사 생활이 힘들긴 했겠어도, 최소한의 루틴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 주고 싶은데,

엄마의 잔소리가 어디까지 연결될지 몰라 아예 입을 닫기로 했다.


대신 엄마가 읽은 책에 나온 글을 하나 말해 줄 테니,

따뜻한 코코아 마시면서 들어봐 봐...





"내 인생의 배터리는 지금 얼마나 남아 있을까?"

라는 질문이야.


엄마는 이 질문을 보는 순간 남아있는 시간이 정말 얼마 안 된다는 느낌이 훅~강하게 들더라.


‘인생’이라는 단어가 아직 실감 나지 않을 수 있겠지만,

너에게도 16년을 살아온 시간이 있으니, 인생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나이라 생각해.


책에는 이런 표현이 나와.

우리가 100세를 산다고 가정했을 때 글쓴이 자신에게는 64%의 배터리가 남은 거라고.

아마도 그는 36세쯤 되었나 봐.

이렇게 본다면, 엄마, 아빠는 50% 내외, 할머니는 22%, 할아버지는 19% 밖엔 남은 배터리가 없는 셈이지?

할아버지, 할머니 인생의 배터리에는 빨간색 불이 들어와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너무 실감 나게 느껴지는 비유인 것 같아서, 너와도 나누고 싶었어.


너에겐 아직 84%의 배터리가 남아있는 셈인데, 어떠니?

지금까지 너는 16% 정도의 배터리를 소비했고, 이제 앞으로 네가 쓸 수 있는 용량은 84% 정도라는 사실이 말이야. 아직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니?^^


언젠가 너는 휴대폰 배터리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빨리 충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한다고 했던 것 같아.


맞아, 누구나 비슷한 심정이지.

게다가 50%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어쩜 그리 빨리 소진되어 버리는지...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무엇보다도 휴대폰 충전에 열심이고 재빠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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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충전할 수 없다면?


그런데 J야, 생각해 보렴.

휴대폰 배터리는 다시 충전해서 100%를 채울 수 있지만,

시간의 배터리는 충전할 수가 없잖니?


조금 실감 나게 과장해서 생각해 보자.

오늘 하루를 살면 1%가 사라지고, 한 달을 살면 30%가 사라진다 하면,

지금처럼 살 수가 있을까?


그러니 1분 1초라도 시간을 아껴서 열심히 살아야 한다,

라는 말을 해 주려는 건 아니야.

(휴우~ 가슴을 쓸어내렸지?^^)


어떻게 매일을 그렇게 극단적으로 살 수가 있겠니.

너의 자유로운 영혼에는 절대 맞지 않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아마도 너는 그렇게 살 바에야 그냥 배터리를 좀 낭비하겠다 생각해 버릴지도 모르지...




쓰임의 가치


1분, 1초까지 계산하며 열~씸히 살아라,라는 것보다는

엄마는 '시간의 가치'를 너에게 말해주고 싶어.


너의 시간을 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쓰기를 당부하고 싶다.
가치 있다는 건
네가 정말 좋아하는 일, 생각하면 설레고,
마음을 꿈틀거리게 하는 그 일에 말이야.


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을 거야.

당장 눈앞에 떨어진 ‘덜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더 중요한 일’을 자꾸 미루어 버리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덜 중요한 일’의 비중을 줄이거나, 아예 포기하고

더 중요한 일을 선택해야 하는데, 아마도 이것이 너에게는 용기가 필요한 일일 거야.


왜냐면, 너는 자유로운 영혼의 본성을 가졌으면서도 늘 선생님, 친구들의 칭찬을 받으며 학교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한편으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는 걸 느낄 수가 있거든...

그러니 ‘덜 중요한 것’이지만, 대충 한다거나 포기해 버리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인거지.


그럴 땐, 엄마가 오늘 말해준 배터리 용량을 생각해 보렴.


84%는 뭔가를 하기에 아주 충분한 용량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금방 70%, 60%가 될 것이고 50%만을 남겨둘 때가 오겠지. 이땐 다시 충전할 수가 없기 때문에, 비록 지금 충분하다 해도 마음 놓고 아무 곳에나 써 버릴 수는 없는 거야.

더 중요한 일이 있는데, 덜 중요한 일에 너의 소중한 배터리를 쓰는 건 너무 아까우니까...


오늘처럼 아침 시간을 거의 수면시간으로 써 버린다면, 더 중요한 일에 써야 할 배터리가 자는 것으로 계속 낭비되고 있는 셈이 아닐까?


그러니 너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 일을 위해서,

네가 생각하는 '가치'있는 일을 위해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해 보렴.

사용한 배터리가 아깝지 않도록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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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시간


방학 동안 보내고 있는 너의 시간에서 '양'이 아니라, '질'이 어떤지 한번 분석해 보면 어떨까?

24시간 타임 테이블을 펼쳐놓고 오늘 하루 일과를 한번 적어보렴.


엄마에게도 남은 인생 배터리가 넉넉지 않으니,

가치 있는 일에 시간을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지네.

함께 노력해 보자.


너의 시간은 하나님께서 주신 최고의 선물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 때로는 힘들고 절망스러운 시간도 있겠지만, 그런 시간들도 나중에 보면 가장 좋은 결과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구나 깨닫게 될 거야.



눈 부시게 빛나는 보석 같은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걸,

항상 잊지 말렴.



오늘도 파이팅.



추신> 엄마가 읽은 책이 궁금하다면.. : <럭키드로우>, 드로우앤드류 지음, 다산북스

"시간과 에너지를 소중히 여긴다는 것은 마치 스마트폰에서 사용하지 않는 앱을 끄는 것과 같다.
끝이 반드시 존재하는 유한한 삶에서 꿈을 이루려면 삶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과 '중요한 것'을 구분 짓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았을 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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