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 유스케 저자 '여름비 이야기'
¤출간일: 2025.09.26
¤장르: 공포소설
¤출판사: 비채
¤총 페이지수: 360
호러, 서스펜스계 불면의 작가! 기시 유스케 저자의 <여름비 이야기>는 특유의 서정성과 미스터리한 기운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5월의 어둠
세상을 등진 제자가 남긴 하이쿠 시집을 사라지는 기억과 싸우며 진실을 해석해가는 노교사의 이야기.
은퇴한 노교사 사쿠타는 하이쿠부 지도교사 출신답게 유일한 취미도 하이쿠였지만, 치매 이후 빠르게 흐려져가는 기억에 힘겨운 나날을 보낸다. 추적추적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 어느 날, 옛 제자가 찾아와 자살한 오빠의 유작 시집을 건네며 하이쿠에 담긴 마지막 심경을 해석해달라 청한다. 단어 하나, 시 한 편에 담긴 의미를 더듬을수록 조금씩 드러나는 충격적 진실을 무엇일까
보쿠토 기담
위험하고 방탕한 꿈에 야금야금 빠져드는 남자! 그 꿈에 도사린 기이한 비밀은 무엇일까?
1930년대 일본.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젊은이들은 향락과 외국 문물에 빠져 하루하루 되는 대로 살아갈 뿐이다. 기노시타 요시타케 또한 다를 바 없었는데, 어느 날부터 그의 꿈에 검은 나비가 나타나 어딘가로 이끌듯 유혹하기 시작한다. 영험한 힘을 지닌 스님에게 꿈의 해석에 관해 도움을 청하자, 그 나비가 이끄는 곳은 지옥이라며 요시타케에게 절대 현혹되지 말라고 경고하는데…
버섯
갑자기 정원과 집 안을 뒤덮어버린 버섯들! 낯선 생명체의 창궐을 어디서 왜 시작되었는가!
프리랜서 디자이너 스기히라 신야는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고급 별장지인 가루이자와로 거처를 옮겼다. 그러나 교육 방침을 두고 다툰 끝에 아내는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고, 신야와는 연락조차 두절된다. 이따금 집으로 와 걱정해주는 사촌 형을 제외하면 찾아오는 이도 찾아갈 이도 없는 나날에 지쳐가던 어느 날, 너른 정원에 형형색색의 버섯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버섯은 점차 영역을 넓혀 급속도로 집 안까지 뒤덮어가고, 신야는 괴이한 현실 속에서 하나의 악의를 감지하는데.....
기시유스케
¤1959년 오사카 출생.
¤교토 대학교 경제학부 졸업.
¤ 생명보험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동료의 죽음을 계기로 인생을 되돌아본 끝에 소설 집필에 전념하기로 마음먹는다.
¤ 1996년 《ISOLA》로 제3회 일본호러소설대상 가작을 수상했고, 바로 이듬해에 《검은 집》으로 대상을 거머쥔다. 이 작품은 130만 부 이상이 판매되며 기시 유스케를 단숨에 최고의 호러작가 반열에 올려세웠다.
¤2000년에는 《푸른 불꽃》으로 제21회 요시카와에이지 문학신인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2005년 《유리 망치》로 제58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8년 《신세계에 서》로 제29회 일본SF대상, 2010년 《악의 교전》으로 제1회 야마다후타로상, 2011년 《다크 존》으로 제23회 쇼기펜클럽대상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신작이 나올 때마다 화제와 호평이 쏟아지는, 현대 일본 문단의 대표 작가로 손꼽힌다.
¤ 호러부터 SF, 청춘미스터리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세계를 완성해왔다.
대표작
¤여름비에 젖은 기억들!
¤여름비 속에서 드러나는 진실!
촉촉한 서정! 《여름비 이야기》는 작가가 십 년에 걸쳐 완성한 ‘비’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장마철 공기처럼 찐득하고 축축한 공포를 선사하는 세 편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하이쿠, 곤충, 버섯 등 단편마다 신선한 소재를 펼쳐냄으로써 지적 호기심을 자아내는 것은 물론, 예측불가능한 전개를 통해 읽는 이를 압도적 서스펜스의 한복판으로 이끄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줄기차게 쏟아지는 장마비처럼, 끈적하고도 끈질기게 온몸에 휘감기는 소름끼치는 작품이다. 일본 호러소설계의 대표 작가로, 장마철의 눅진한 공기처럼 끈적한 공포를 느끼게 하는 이 작품은 3편의 중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각 중편은 하이쿠, 곤충, 버섯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였다. 각 소재에 관한 끈질긴 조사를 바탕으로 다층적 이야기를 구성했을 뿐만 아니라, 지적 쾌감까지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여기서 더해 논리적 미스터리와 서스펜스까지! 읽는 즐거움이 있는 작품이다.
세 편의 이야기들은 인간 내면의 악의와 불안을 그린다. '5월의 어둠' 은 기억과 망각, 은폐된 진실을 파고드는 심리적 공포를 느끼게 하고, '보쿠토 기담' 은 설화적 모티프로, 불길한 상징, 현실과 몽상의 경계를 흔든다. 마지막 '버섯' 은 낯선 생명체의 침투를 통한 고립과 관계 파열의 공포를 그린 것처럼, 이 작품은 모두 비틀리고 뒤틀린 누군가의 악의를 그린다. 귀신이나 원령 같은 초자연적 존재가 등장하지만, 인간과 인간이 품은 악의가 지독히 현실적인 공포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인간 내면의 악의와 망각을 공포로 그려내어, 장마와 여름비를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간 심리의 불안과 어둠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지적쾌감과 서늘한 긴장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 작품은 인간 내면의 악의와 불안이 어떻게 일상 속을 잠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기억, 망각, 유혹, 고립 등! 심리적 주제를 잘 그려내어 마치 주변에 있는 존재처럼 느껴져, 극한으로 치달은 공포를 체험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작품이다.억눌러온 악의가 마치 비처럼 스며들어 결국 악의를 드러내고, 평범한 소재를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그려내어 일상적 공포를 잘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1930년대 일본의 혼란, 현대인의 기억 상실, 자연의 침투 등 그 시대성과 환경을 잘 반영한 작품으로, 저자 특유의 인간 내면의 악의 탐구, 신선한 소재,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반전과 서스펜스가 잘 어우러진 작품으로, 깊은 몰입뿐만 아니라 지적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소재에 대한 치밀한 조사와 장마철의 눅진한 공기처럼, 억눌러온 악의를 집요하게 그려냈고, 심리 스릴러로서 인간의 불안과 사회적 균열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현대 호러, 서스펜스의 일인자 답게 정밀한 구조 설계 뿐만 아니라 치밀한 조사 덕분에 읽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일본 문화적 요소가 좀 난해할 수는 있지만, 그걸 배제하고도 강렬한 반전과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 다가갔을 때, 페이지를 넘기 손이 멈추었다. 어찌 된 일인지, 갑자기 리얼리티가 강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각 장면의 상황이 머릿속에서 선명한 이미지를 맺은 것이다.
P.21 중에서
어머니가 나쁘다, 어머니가 잘못했다는 딱지를 붙이는 건 좀 그렇지만. 어쨌든 어머니에겐 일반적으로 자식을 지배하고 삼키려는 무의식적인 원망이 있지
P.58 중에서
아무리 머리가 좋은 아이라도 태어나자마자 시작되는 마인드 컨트롤에는 저항할 도리가 없다. 정신적으로 거세되어 적극적인 삶의 에너지를 완전히 빼앗겨버린 자식은 제대로 된 친구 관계도, 연애 관계도 쌓지 못한 채 허무하게 청춘 시절을 보내게 된다.
P.59 중에서
저주는 그 정체를 상대한테 알려야만 최대의 효과를 발휘하는 법이지. 자네의 눈에 저주의 말을 보여준 건 이른바 선전포고일세. 하지만 자네는 족자를 찢어버리지도, 발길을 돌리지도 않고 순순히 함정 속으로 뛰어들었지. 다시 말해 자네는 저주를 받아들인 걸세. 이렇게 된 이상 이제 도망칠 방법은 없네.
P.195 중에서
인간이라면 아무리 용맹하더라도 칼 앞에서는 어느 정도 두려운 마음이 솟구치는 법이다. 그럼에도 단 한순간도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던 건 무엇 때문일까.
P.208 중에서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이렇게 부조리한 상황에 처하는 날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지금 여기에는 사랑하는 아내도, 아들도 없다. 그리고 정원은 손도 댈 수 없는 기괴한 버섯에 점령당했다. 그토록 즐거웠던 가루이자와 생활은 부조리하고 불가사의한 공간에 삼켜지고 말았다....
P.287 중에서
세계는 거대한 소용돌이처럼 물결치고 있다. 몸도 마음도 산산조각이 난 듯한 감각. 의식은 드넓은 공간으로 확산되어서, 맥락 있는 사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어느 강렬한 생각이, 뿔뿔이 흩어진 자기 자신을 잠시 뭉치게 한다. 그것은 한없는 사랑이고 분노와 증오이며, 그리고 공포였다.
P.320 중에서
영혼이 맥락 있게 생각하려고 하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죠. 생전에 상당히 강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 때, 영혼은 소멸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일시적으로 응집해요. 따라서 사람이 보는 귀신이란건 죽은 사람이 버리지 못한 이 세상에 대한 미련, 사랑이나 증오 같은 강한 감정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를 계속 퍼올리는 듯한 필사적인 노력으로 만든 거예요.
P.333 중에서
우리가 잠에서 깨자마자 꿈을 잊어버리는 것처럼, 죽은 자 또한 살아 있었을 때의 기억을 급속하게 잃어버려요. 산 자와 죽은 자의 진정한 이별이란, 산 자가 죽은 자를 잊는 게 아니에요. 죽은 자가 산자를 잊는 거죠.
P.334 중에서
고독이 마음을 좀먹고 있었다. 그 이후, 어떤 것에도 흥미를 가질 수 없고,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없었다. 새로운 자전거를 만들겠다는 정열도 사라졌지만, 일을 맡은 이상 끝까지 해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작업을 계속했다. . ....이런 날들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혼자 감옥에 남겨진 듯한 허무한 날들이.
P.352 중에서
작별 인사라는 건 알고 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진정한 이별은 산 자가 죽은 자를 잊는 게 아니다. 죽은 자가 산 자를 잊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제 이 세상에서 있었던 일을 잊어버리고 여행을 떠나야 하는 것이리라.
P.353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