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저자 <역사 추리 조선사> 리뷰
*출간일: 2018.04.02
*장르: 역사
*출판사: 인문서원
*총페이지수: 275
역사에 추리를 더한 독특한 작품! 김종성 저자의 <역사 추리 조선사>는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에서 사도세자의 뒤주까지, 가정과 추론으로 재구성한 조선 이야기를 담았다.
*만약 폐비 윤씨가 사약을 마시지 않았다면?
*역사에 추리를 더한 작품!
* 김종성 저자의 <역사 추리 조선사>
이 작품은 조선의 개국에서 멸망까지,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가 바뀐 극적인 순간을 그려내어 역사서에서 주어진 힌트를 토대로하여 가정을 세우고 추론에 상상을 더한 작품이다. 삶은 수만은 사건과 사고로 이루어지게 된다. 거기에 우연와 우발이 불쑥불쑥 끼어들고 말이다. 수많은 개인의 삶의 응축체인 역사도 그러하다. 삶도, 역사도, 마음먹은 대로, 정해진 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개인의 삶은 상상이 허락되고, 과거를 토대로 미래를 꿈꾸면서 우리는 살아간다. 우연과 우발이 거듭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역사는 기본적으로 일어나버린 일, 과거지사를 다룬다. 그렇다면 역사를 상상하면 어떻게 될까? 지나간버린 역사를 바꿀 수 없으니 상상할 수는 없을까? 하지만 일어난 역사를 만약에~~~ 했다면으로 추론이나 상상을 하게 된다면, 역사적 사건의 결말을 알고 있는 이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주지 않을까? 또한 더불어 어떤 시기에 '그렇게만 되었다면' 또는 '그렇게 되지만 않았다면' 이라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가정해봄으로써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해볼 수 있다.
이 작품은 그런 발상에서 출발한 역사에 추리를 더한 독특한 컨셉의 역사책이다. 조선의 개국에서 멸망까지,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가 바뀐 극적인 순간 30장면을 엄선하였다. 만약 그때 그러지 않았다면? 으르 대범하게 상상해보게 되는 이 작품은 역사서에서 주어진 힌트를 토대로 가정을 세우고 추론에 상상을 더해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것처럼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게 된다. 이야기는 조선 왕조의 개창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정몽주와 정도전의 운명을 건 한판 승부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알고 있었다. 정몽주는 선죽교에 붉은 피를 흩뿌리며 죽게 되었고, 정도전은 조선 개국의 1등 공신이 되었다. 그런데 과연 정몽주가 그때 그렇게 죽지 않았다면 과연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저자는 정도전이 죽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조선의 개국에 큰 변화가 생겼을것라고 추론한다. 실제로 정몽주가 죽기 전에 정도전을 탄핵을 받아 유배 길에 올랐고, 정몽주는 그를 죽이기 위해 암살 밀명까지 내렸다. 그러나 정몽주가 먼저 죽게됨으로써 정도전은 극적으로 살아났고 조선은 무사히 개국을 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정몽주가 먼저 죽지 않았다면 정도전이 암살당했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랬다면 고려 왕조는 1392년에 막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고 고려가 임진왜란을 당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정몽주가 죽었느냐 정도전이 죽었으냐에 따라 조선의 역사는 큰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만약 폐비윤씨가 사약을 마시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우리는 흔히 폐비윤씨가 사약을 마시고 비참하게 죽었기 때문에 연산군이 폭군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마 TV 영향도 있을테고 말이다. 그러나 과연 그랬을까? 저자는 전혀 다른 가정을 추리하고 있다. 폐비윤씨의 사약은 연산군의 폭정과 상관관계가 약하며, 오히려 중요한 것은 텅 빈 국고였다. 연산군이 즉위했을 때 조선 왕실에는 돈이 없었다. 세금도 잘 걷히지 않았다. 그리고 훈구파에 대항하여 새롭게 성장한 사람이 기존 정치 시스템을 뒤흔들려 하고 있었다. 기존 체제가 흔들리면 권력자들은 겁을 먹고 그들을 탄압하려 하게 된다. 연산군도 그러하다. 가뜩이나 재정문제로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기 힘든 판에 기존의 정치 시스템이 교란되니 그들에게 불똥이 튀었고, 그래서 발생한것이 두 차레 사화였다. 결국 연산군의 선비 탄압으로 폭발한 폭정은 금삼의 피 때문이 아니라 국정을 운영할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를 드라마를 통해 역사를 접한다. 그래서 저지르기 쉬운 오류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적인 문제를 사적인 문제로 축소해서 인식하게 되어버린다. 가장 좋은 예를 들어보자. 숙종 때 인현왕후 대 장희빈의 이른바 여인천하 구도이다. 실제로는 여자들이 머리채 잡고 싸운 이야기가 아니라 왕권 대 신권, 그리고 신권 대 신권이 권력을 다투는 피 터지는 정쟁에서 주연배우쯤으로 내세워진 이들이 궁중의 여성이었을 뿐이었다. 미인계를 통해 공작정치를 펼치고,, 사가의 치정 사건처럼 흥미 본위로만 다루어지는게 역사 드라마이다. <역사 추리 조선사>는 일어나지 않은 역사를 추리해보고, 궁극적으로 추리를 통해 장희빈 사건처럼 미시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역사를 확장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칭다오맥주와 조선 멸망의 관계, 서양의 바닷길 개척이 조선의 미치는 영향 등, 국내 정세뿐만 아니라 동북아와 유럽을 포함한 국제 정세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가장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이다.
*김종성 작가소개*
¤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과를 졸업, 같은 대학교 사학과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월간 <말> 동북아 전문기자, 중국 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 방문학자, 문화재청 산화 한국문화재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유산 채널(구. 헤리티지 채널)> 자문위원과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대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