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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스톤 Oct 17. 2018

사장님, 저도 장사가 어려운데요.

'평범한 사장들의 특별한 장사공부'에 초대합니다.

 출판사의 하루는 팩스로 시작된다. 서점의 주문장이 팩스로 들어온단 얘기다. 다행히 우리 회사는 웹팩스라 벨소리가 울리진 않는다. 출판계에서 아직도 팩스가 대접받는(?) 것이 출판사의 선호 때문인지 서점의 관행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알고 싶지도 않고 물어본 적도 없으며 가르쳐주는 이도 없었으니 그러려니 할 뿐이다.


그런데 꼭 팩스로만 주문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첫 거래를 원하거나, 주문이 급한 경우에는 전화를 걸어오시는 분들도 있다. 대개는 어려울 것 없는 대화가 몇 줄 이어지고 끝이 난다. 서로를 당황하게 하는 변수가 있다면, 서점에서 우리 책 제목을 잘못 말했을 때다. 우리 회사 책들이 시집처럼 이름이 길거나, 영어가 많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꼭 제목을 잘못 발음하는 책이 있다. 바로 <나음보다 다름>이다.  


'나음보다 다름'은 홍성태 교수님과 조수용 대표님이 쓴 책으로, "Better is not enough. Be different."라는 메시지를 통해 차별화를 강조하는 제목이다. 마케팅 책 독자들이야 바로 알아듣겠지만, 연세 지긋하신 서점 사장님들에게는 헷갈리기 좋은 제목인 걸까.


"그....마음보다 다른..있나요?"

"그 남보다 다름" 있나요?


여러 잘못된 버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다른 마음 있나요?"였다.

전화를 끊고 나니 '다른 마음'이라는 것도 꽤 쓸 만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과 다른 마음가짐, 다른 태도.




이번에 출간된 <저도 장사가 어려운데요>가 딱 그런 책이다. 마음가짐이 다른 사장님들, 다른 태도를 이야기하는 사장님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배달의민족에서 운영하는 소상공인 교육프로그램 '배민아카데미'에서 묵묵하지만 치열하게 일하는 동네 사장님들의 경험과 지혜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평범한 사장들의 특별한 장사공부라는 부제 아래, 책의 특성상 사장님들 네 분을 대표주자로 선정했다.


사실 '음식장사 창업 필독서'에 적합한 책들은 차고 넘치게 많다. 어쩌면 그중 한 권만 읽어도 충분할 것이다. 현장과 예능을 넘나드는 백종원 대표의 책도 있고, 일본 장사의 신 우노 다카시의 책도 있다. 하지만 <저도 장사가 어려운데요>에는 사장님들의 '다른 마음'이 있다. 


책을 낸 후 출간기념 인터뷰를 위해 사장님들이 한 자리에 모였을 때였다.

대화가 끝나갈 무렵, 기자님이 조심스럽게 질문을 꺼냈다.

"외식업이라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애초 경쟁이 너무 치열한 건 아닌가요?"

인구에 비해 음식장사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자영업자 수가 OECD 4위인 나라, 새로 가게가 들어섰다 싶으면 그 옆에 또 다른 가게가 들어서는 현실. 포화상태를 감안한 질문이니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괜히 땀이 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사장님들은 오히려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저희는 치열한 경쟁에 익숙한 세대예요. 경쟁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이 치열해서 더더욱 노력했고, 그 과정을 버텨왔기 때문에 저희 가게가 있는 거 아닐까요." -깐깐한족발, 정민환 사장.


"아마,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더라면 더더욱 맛있는 치킨을 만들기 위해 지금처럼 노력하지 않았을 거예요. 지금 저희 가게 닭강정이 맛있다고 평가받는 건 오히려 경쟁 덕분입니다." - 엉짱윤치킨, 백윤희 사장


어떻게 답변하실지 마음을 졸인 내가 머쓱해졌다.

차원이 다른 사장님들의 대답은 그 후에도 계속되었다.


"저는 얼마를 팔고 있느냐보다 어떤 걸 파는 게 중요하다고 믿어요. 나는 이래, 라는 자기다움을 팔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준을 남에게 두면 힘들어지거든요. "- 일도씨패밀리, 김일도 사장.
"고객님들의 불만 리뷰를 보면서 많이 배워요. 외려 솔직하게 써주시면 좋아요. 그런 의견을 제가 어디에서 듣겠어요." - 준스피자, 조병준 사장.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서점 사장님들이 제목을 틀리게 말하는 우리 책 <나음보다 다름>이 떠올랐다.


"예전에는 스타벅스가 가장 나아 보였는데 이제는 이태원 골목에 있는 하나밖에 없는 카페가 가장 더 좋다. 그게 더 비싸고, 그게 더 멋있어 보인다. 크다, 세다가 미덕이던 시대가 지난 것이다."


<저도 장사가 어려운데요>에 나오는 사장님들의 브랜드에는 장사의 정답도, 모범답안도 없다.

대신 사장님들의 '(남)다름'이 있다. 




사장님들의 다른 마음과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 예비 사장님들을 위해 11월 7일 북토크를 준비했습니다.  

"저도 장사가 어려운데요" 하고 하소연하고 싶으신 분들이 오셔도 좋습니다.


11월 7일 오후 7시 30분, 배민아카데미(서울특별시 송파구 방이동 44-3 현대토픽스빌딩 3층)에서

60분의 독자를 선착순으로 모십니다!


북토크 신청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bitly.kr/Op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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