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엄마는 양쪽 무릎 수술을 하시고 한 달 만에 퇴원을 하셨다.
퇴원 후 재활병원에 모시려고 예약을 했는데 답답하다고 집으로 가겠다고 하셔서 취소를 했다.
그 고집을 누가 말릴까…..
통원치료를 월요일부터 시작했다.
그래서 병원치료를 모시고 다니는 것이 내 차지가 되었다.
힘들고 긴 여정이 시작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어쩌겠누……
수영장에 다니실 수 있을 때까지 모시고 다녀야 한다.
병원에 가기 전에 목욕을 해야 하니 일찍 나오라고 하셨다.
입원을 한 달이나 했더니 때를 밀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도 덩달아 때밀이 아주머니께 세신을 받았다.
어릴 적 목욕탕에 가면 엄마가 때를 밀어주셨는데 얼마나 아프던지 그 시간이 싫었다.
나와 동생을 밀어주고 난 후 엄마는 당신의 몸을 닦으셨다.
내가 엄마가 된 후 나도 엄마와 같이 내 딸아이를 밀어주고 내 몸을 닦는데 힘이 빠지고 기운도 없어 연신 바나나 우유를 마셔댄 기억이 있다.
엄마는 이제 그럴 기력이 없으셔서 나를 밀어주지도 못하고 아주머니께 몸을 맡기셨다.
내가 밀어드려야 하는데 딸이 힘들까 봐 그러시는 것이다.
많이 마르고 쳐진 피부들, 구부정한 어깨, 무릎엔 수술지국이 마음을 짠하게 했다.
맑은 피부는 그대로인데 엄마의 몸은 많이 변했구나~
맘이 편치 않다.
그래도 개운하다 하시며 상쾌한 모습에 위로를 받았다.
자주 모시고 목욕탕에 와서 함께 뜨거운 물에 담그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문득 드는 생각…..
엄마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카페 가서 커피 한 잔을 하며 아무 말씀이 없으셔도 앞에 앉아 딸자식을 쳐다볼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시는 엄마와
시소한 작은 것이라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려 한다.
오랜만에 몸이 개운해져서 잠이 잘 올 것 같다는 엄마의 얼굴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