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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엄마는 그 자체가 사랑이다_3

엄마의 옷장

by 서수정


안과에 정기 검진이 있는 날이라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난번 눈 수술하고 꿰매 둔 실밥도 뽑아서 거즈를 붙이고 엄마 집으로 향했다.

점심식사 전 눈 좀 붙이라고 하시며 병원 갈 때 무슨 옷을 입을지 한 걱정이시다.

엄마 침대에 누워 있으며 옷을 찾으시려 장롱을 여시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서랍을 열어 하나 둘 꺼내시며 하시는 말씀에 웃음이 나왔다.

"이것도 여기 있었네! 아이고 이것도 있고... 스커트도 여기 있고... “

“네 동생은 무신 옷을 이렇게 사다 준다니~~ "

없다던 옷이 니트며, 티, 스커트, 바지 등 엄청 쏟아져 나왔다.

"엄마~ 없다더니 웬 옷이 이리 많으실까? 맘에 안 드는 옷 있음 나나 주셔유" 이랬더니... 색깔이 맘에 안 드신다며 겨자색 니트를 하나 주신다.

엄마는 꺼냈던 옷가지들을 다시 접어서 옷장 서랍에 넣으시며 입을 옷이 많다는 안도감이 얼굴에 비쳤다.


나이가 적든 많든 여자는 여자인가 보다. 오늘은 뭘 입을까? 내일은 뭘 입을까? 를 고민하시니 말이다.

한없이 쏟아 내던 옷 몇 벌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그 덕분에 나도 웃는다.


요즘 약봉지도 한가득...

안약도 한가득...

마음이 울적했는데

엄마와 함께 웃는 하루를 보냈다.

눈이 감긴다.

오늘 하루가 무척 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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