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를 입고 싶어 하는 울 엄마
대쪽 같은 곧은 성정에 당신만의 선이 있는 엄마.
남들에게 자신의 단점을 보이기 싫어하시고 자존심도 무척 강하시다.
엄마에게 한 가지 콤플렉스가 있다.
바로 휜 다리로 인해 의기소침하신다.
그래서, 2023년 인공관절 수술을 예약하고 수술 전 검사를 받다가 심장 소리가 이상하다는 진단을 받고 심장 판막수술을 먼저 하게 되었다.
심장수술 후 1년이 지나 작년에 인공 관절 수술을 위해서 병원에 동행을 하였다.
엄마는 관절이 많이 휘어서 스커트를 주로 입으신다.
바지는 휜 다리가 드러나서 입기 싫어하셔서 항상 다리가 곧게 펴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신다.
무릎의 연골이 많이 닳아서 연골이 거의 없다.
통증과의 힘겨운 싸움을 하며 수영을 하고 연골 주사를 맞으며 견디셨다.
엄마의 다리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무릎 사진을 찍고 담당의사 선생님과 상담 후 수술 날짜를 잡았다.
그리고 작년 3월 인공관절 수술을 하셨다.
몇 개월의 재활과 당신의 의지로 다리가 곧게 펴지고 원하시던 대로 바지를 입으시고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엄마도 예쁜 옷과 멋스럽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을 보면서 나이가 들어도 여자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이 어찌 보면 슬픈 일이겠지만, 그동안 지내 온 시간들을 통해 자신 만의 색깔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인 것 같다.
엄마의 삶은 늘 분주 복잡했다. 편하게 쉼을 누리면 좋겠다 했지만 녹록지 않았다.
엄마로서의 삶을 정리하고 당신의 시간을 갖으며 안식을 누릴 수 있는 나이가 되었는데 아직도 엄마는 엄마다.
병원에 동행하는 큰 딸에게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면서 딸이 좋아하는 떡국을 사주시는 울 엄마……
엄마와 함께 먹는 떡국은 언제나 맛있다.
언제까지 함께 먹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마도 엄마는 100세까지는 사실 듯하다^^
지난번에는 여동생이 통바지를 사줬다며 입고 오셔서 이리 보고 어떠냐고 물으신다.
올케가 사준 옷도 너무 젊은 스타일을 사줬다고 하셨어도 즐거워 보였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엄마의. 감성을 지켜드리는 것 밖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젊은 생각과 건강한 마음으로 오래도록 떡국을 먹을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오늘도 엄마의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큰 딸~ 밥은 먹었어?”
2025.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