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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엄마는 그 자체가 사랑이다_1

큰 딸 바라기 울 엄니

by 서수정



전화벨이 울린다.

점심 먹었냐?부터 어디냐? 대전 안 나오냐? 등등 수화기 너머로 엄마의 목소리가 귓전에 울린다.

칠십 중반의 나이에 오십이 넘은 딸을 걱정하신다.

여동생은 항상 불만이다.

언니한테만 잘한다고....


하루라도 안 보면 온 동네에 딸을 아는 곳에 찾아가시기도 하시고 친구에게 전화도 걸어 안부를 묻곤 하신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셔도 마음이 편해지시는가 보다.


너무 과한 큰 딸 바라기이신 엄마.

점점 나이가 드시면서 키도 작아지고 살도 빠지고 마음도 약해지신다.

대차시고 활기차던 엄마의 모습이 어디로 날아가버렸는지 마음 한편은 아려온다.


지금보다 더 젊은 나이에는 몰랐다. 엄마의 간섭과 큰 딸에게 보내는 사랑이 너무 부담감으로 찾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내가 먼저 전화를 걸어 먹고 싶은 것 먹으러 가자고 한다. 괜찮다고 하시지만 기분은 좋으신 것 같다.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하시는 엄마.

큰 딸만 바라보며 무엇이든 함께 하고픈 울 엄마, 이여사~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는 부쩍 큰 딸을 찾으신다. 마음이 시려서 그러신 건가? 무언가 텅 빈 공허감에 채우고 싶은 욕망의 발현인가?

꽉꽉 눌러 담아 줄 수는 없지만 마음을 채워드리는 방법을...

말 한마디, 전화 한 통...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


큰 딸의 책을 오늘 전달해 드리며 사인을 해드렸더니 조용히 읽어 보신다며 가방에 넣으시는 모습이 가슴이 아프다. 이유는 모른다.

그냥 엄마는 엄마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사랑이다.

큰 딸 바라기 울 엄니 이여사님~

제 걱정은 조금만 줄이시고 엄니가 좋아하는 것들로 충만하길...


사랑합니다. 엄마....



202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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