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조용히, 스며들다

읽고 쓴다는 것, 삶에 스며듦

by 서수정


책을 읽는 일은 언제나 나의 숨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나는 그 숨을 글로 내뱉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지 하루의 기록이었다.
논어를 읽고 마음에 남은 구절을 적었고, 하루 세 가지 감사한 일을 썼으며, 운동과 독서의 결과를 사진 한 장으로 남겼다.
그렇게 단순히 읽고 적는 일이 반복되던 어느 날,
그 기록이 나를 조금씩 바꿔놓고 있음을 깨달았다.

혼자 하기 쉽지 않았기에 ‘끈기 프로젝트’ 챌린지에 합류했다. 꾸준히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더욱 실감한 시기가 이때인 것 같다


매일 밤, 운동과 독서의 인증을 올리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오늘의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그 글은 나의 체온이 되었고,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의식이 되었다.
기록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곧 나의 리듬이 되었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건 단지 ‘보여주기 위한 정리’가 아니었다.
글은 나를 드러내는 일이었고, 때로는 마음을 발가벗기는 일이었다.
하루의 감정과 불안, 다짐과 후회—그 모든 것을 솔직히 쓰는 건 용기가 필요했다.
그래도 나는 썼다. 책 리뷰와 감사일기를 썼고 하루의 마무리를 써 내려갔다.

감추지 않고, 덧칠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기 위해. 글을 쓰며 나는 새로운 세상과 연결되었다.


SNS에서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의 기록이 내일의 당신에게 힘이 되었어요.”
그 말 한마디가, 내가 쓰는 이유가 되었다.
글은 그렇게 나를 세상과 이어주는 다리가 되었고,
때로는 나를 다시 살아 있게 만드는 또 하나의 숨이 되었다.
책이 내 안을 채워주었다면,
글은 그 마음을 세상과 나누게 했다.
글을 쓴다는 건, 결국 나를 다시 살아 있게 만드는 또 다른 형태의 숨이었다.
그 사실이 내 안에 천천히 스며들었다.

읽고 쓴다는 것은 삶이 그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증거이다.

비록 아직은 내 마음대로 써지지 않지만 조금씩 스며드는 읽고 쓰는 일들이 나를 더욱 빛나게 할 것이라 믿는다.

오늘도 숨 쉬고 있는 나의 일상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그것이 감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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