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 다른 생각
책을 함께 읽는다는 건, 단순히 같은 페이지를 넘기는 일이 아니다.
그건 서로의 세계가 부딪히고, 스며들고, 때로는 멀어지는 일의 반복이다.
온라인 모임과 달리 오프라인 모임은 사람의 온도와 감정을 그대로 마주해야 했다.
비 오는 날처럼 무겁고 예민한 공기 속에서
서로의 감정선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았다.
생각이 다른 건 당연했다.
누군가는 쉬운 책을 원했고,
누군가는 소설이 싫다 했다.
어떤 이는 자기 계발서가 싫다고 했고,
어떤 이는 책 한 권도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도서 목록을 정하는 일부터 사소한 일상의 일들도 서로 다른 의견으로 소리 없이 부딪혔다.
그럼에도 그들은 모였다.
책 보다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 다양함은 때때로 갈등이 되었다.
자신의 말만 옳다고 믿거나,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말과 행동으로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순간들도 있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뒷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일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누군가에게 흔들리지 않도록 스스로 다독이며 중심을 잡으려 애썼다.
감정이 요동칠수록 더 단단하게 서야 했다.
독서모임을 만들어 주어 고맙다고 말 한 그들은 이 모임으로 인해 돈을 버는 사람인양 몰아붙였다.
내 안의 자아가 소리쳤다.
'그냥 다 엎어버려? 돈도 못 벌며 이렇게 남들에게 욕먹을 필요가 있나?' 라며....
책이 없었다면, 아마 무너졌을 것이다.
그 시절, 나는 『그릿』, 『내 안의 잠든 거인을 깨워라』,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같은 책들을 읽으며 스스로를 다듬었다.
책은 내 안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나를 다시 ‘나답게’ 만들어주었다.
“성장은 타인과의 차이를 견디는 힘에서 온다”는 문장을
그때 비로소 몸으로 배웠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나를 믿고 지지해 준 부리더님이 계셨다.
그분이 있었기에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직접적으로 싸우지는 않았지만
내가 세운 원칙과 신념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버텼다.
책이 나를 보호했고, 사람들은 그 안에서 조금씩 변화했다.
이제 돌이켜보면,
그때의 모든 충돌과 불편함은 결국 ‘공감’으로 가는 과정이었다.
같은 책을 읽었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았다.
그러나 그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우리는 진짜 대화의 문을 열 수 있었다.
책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그가 되어보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사람들과 책을 읽는다.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웃고 울면서.
그 모든 과정을 통해 나는 조금씩
‘관계의 지혜’를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