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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독서가 가르쳐준 삶의 균형

고독의 위로 _ 앤서니 스토

by 서수정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아침은 하루를 여는 문이다.

그 문을 열 때, 나는 커피 한 잔과 두 시간의 고요한 독서로 하루를 맞이한다.

이 시간은 하루를 시작하기 전 세상과 잠시 거리를 두고 나 자신에게 돌아가는 삶의 일부다.

누군가에겐 고독이 외로울지 모르지만 내게 고독은 삶의 무게를 고르게 하는 추와 같다.

비록 이런 시간을 즐기는 것이 불과 몇 년이 안되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앤서니 스토의 [고독의 위로]는 바로 이 지점을 말해준다.

고독은 상실의 그림자가 아니라 내면을 일깨우는 빛이라는 사실을...

스토는 인간이 관계 속에서먄 충족되는 존재라는 오래된 믿음을 비판한다.

프로이트가 고독을 억압된 욕망이나 결핍의 겨과로 보았다면, 스토는 융의 관점을 이어받아 고독을 의식과 무의식이 만나는 장으로 바라본다.

그는 고독이야말로 무의식의 문을 여는 열쇠라고 말하며, 홀로 있는 시간은 억눌렸던 감정이 고개를 들고 무의식이 자아와 대화를 시작하는 자리인 것이다.


"고독은 정서적 지지만큼 치유적일 수 있다 "


즉, 고독은 고립이 아니라 내면을 치유하고 다시 세상과 건강하게 연결될 수 있게 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뉴턴이나 칸트, 비트겐슈타인처럼 위대한 사상가들은 사교적인 삶이 아니라 고독 속에서 몰입과 통찰을 길어 올렸다.

고독은 우리를 무너뜨리는 힘이 아니라 오히려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서게 만드는 힘이었다.

스토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고독은 도피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만나고 다시 채어 가는 과정이다."



나의 아침에서 배운 균형


나는 매일 아침, 커피 향에 기대어 책장을 넘긴다.

그 두 시간은 세상과의 약속이 아니라 오직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고독의 위로]를 읽으며 깨달았다.

내가 매일 쌓아 올린 이 시간이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삶의 균형을 지탱하는 힘이라는 것을....

아침 독서를 마치고 나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하루의 무게를 버틸 수 있는 단단한 축이 내 안에 세워진다.

그 순간 나는 비로소 이해한다.

내가 이미 '고독의 위로'를 살아내고 있었다는 것을......


"창조적인 인간은 자신을 발견하고, 정체성을 재형성하며, 창조 행위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연결을 요구한다.

알림음과 대화, 끝없는 요청 속에서 우리는 점점 자기 자신을 잃어간다.

그럴수록 필요한 것은 잠시 멈춰서는 용기다.


혼자만의 시간, 짧은 산책, 혹은 책 한 권을 곁에 둔 아침 독서.

그 고요 속에서 우린 억눌린 감정을 이해하고, 무너졌던 균형을 회복하며, 내면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된다.

스토의 말처럼 고독은 우리를 고립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고독은 우리를 더 넓은 세계로 이끌어 내는 통로다.


[고독의 위로]가 내게 남긴 울림은 이것이다.

고독은 결핍이 아니라 충만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

오늘도 책상 위의 커피 잔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고독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 고독을 삶을 지탱하는 힘, 나를 위로하는 자원으로 삼자.


그리고 언젠가, 이 고요한 시간이 내 삶의 가장 단단한 선물이 되리라는 것을 믿는다.

고독은 나를 세상과 멀어지게 하는 감옥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 속에서 나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키워주는 안식처였다.



고독을 아주 귀한 선물로 바라보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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