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지 않기 위한 나만의 방법은?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앙버터 호두빵 먹었다.
하나만 먹어야지, 하며 시작했는데
10개 정도 먹은 것 같다.
탄수화물 폭주.
달콤하고 짭짤한 것들 사이에서
내 존엄은 잠시 사라졌다.
그리고 대체로,
무너진 날의 다음날은 비슷하게 흘러간다.
보이차, 토마토, 사과, 플레인 요거트.
질서있고 단조로운 맛,
죄책감으로 포장된 절제 혹은 반성.
이것도 루틴이라면 루틴이다.
이런 루틴을 반복한지도 꽤 됐다.
달리고, 다시 앉고, 또 달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대로라면
이건 무너짐이 아니라 조정이다(!)
그는 매일 같은 거리를 달리며
흐트러짐을 붙잡는다.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너지지 않기 위해.
그의 달리기는
나에게 와서 '클린한 식단'이 된다.
나는 중독을 두려워한다.
빵에 중독돼버리는 내가 무섭다.
그래서 반복한다.
대단한 루틴은 아니지만,
무너지지 않기 위한 몸부림 정도는 된다.
더 나아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적당히 괜찮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서.
조만간 또 빵을 먹겠지.
그리고 그 다음날엔
또다시 절제된 식탁 앞에 앉을 것이다.
무너졌던 나를
다시 붙잡기 위해서.
그게 내 방식이다.
빵순이의 존엄은 그렇게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