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공간에서는 어떤 꿈이 자랄까?
간 밤에 무슨 일어났는지 아침에 지난 메시지를 보고서야 알았다. 분명 술에 취한 밤도 아니었고, 전 애인을 그리워한 밤도 아니었다. 감성적인 글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단 한 문장이었다.
-연습실 공실 있어요?
요즘 오피스 공유실이 많이 지원해보려고 했지만, 아직 별다른 직업과 성과도 없을뿐더러,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사무실을 생각하면 아주 저렴한 금액이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카페도 있고, 방도 있지만, 뭔가 하나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카페에서는 항상 많은 짐을 들고 다녀야 했고, 집에서는 가족들의 애정 어린 간섭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독서실은 콱 막힌 감옥에 스스로 들어가는 꼴이었다. 그래서 생각난 곳이 예전에 기타를 배울 때 빌려 썼던 연습실이 생각났다. 이곳도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나는 음악을 전공한 학생도 아니기에 일터에서 가깝고, 적당한 공간에 책상과 의자가 있고,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공간이면 되었다. 아 화장실 여부도 중요했다.
그렇게 여러 곳에 연락을 보냈던 곳 중 한 곳에서 연락을 받았다. 가격도 그럭저럭 했고, 어떠한 결과가 뒤따를지 생각도 않고 결제를 했다. 노트북과 온 갖가지 문방사우를 빼고는 근처 문구점과 다 있소에서 구입했다. 여분 있던 많은 돈은 연습실 한 칸을 차지하는 물건들로 변했다. 기타와 거울을 마지막으로 모든 게 갖춰졌다.
그리고 다음 날,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을 등한시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만의 공간에서 타인의 소리가 침투하는 건 생각하지 못했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 악기나 노래를 하는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내는 소음은 의욕에 차 있던 나를 한 숨의 숨으로 꺼버렸다.
차분히 생각하지 않고 결정한 나에게 화가 났고, 어떻게 이런 방음도 안 되는 곳을 연습실이라 하고 음악 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지, 목적지가 없는 화는 다시 돌아와 나를 겨냥했다. 그날 저녁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느닷없이 관리자에게 한 통의 문자를 남긴 채
-원래 다른 방의 소리가 이렇게 잘 들리나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귀마개와 헤드폰을 샀다. 사실 잠자리에 누워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문득 든 생각은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음악을 위해 학업 혹은 일을 하며 준비하고 있었다. 완전한 결과물을 내기 위해 그들은 같은 부분을 몇 시간이고 연습하고 건반을 누르고 목소리를 내고 손이 부르트고 매일 꾸준히 연습을 할 것이다. 오히려 외부인은 나였다. 독서실의 음향을 원한다면 가격이 있는 곳으로 혹은 목적에 맞는 공간을 찾아가는 게 맞다.
모든 게 완벽히 갖춰야 시작하는 내게 공실을 찾던 내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무계획 없이 저질러서 깨달은 게 있으니 돈 주고 경험을 산 셈이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곳에서 뭐든 발견하고 성장해서 좋은 조건으로 걱정 없이 떠나자고 말이다. 이 열악하고 작은 연습실에서 어떠한 꽃이 피고 어떠한 별이 되고 어떠한 우주가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들만의 리그에 나는 완전히 타인이지만, 적어도 그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그들의 노력을 실시간으로 들으며 나 또한 같이 발전해 나가리라 다짐했다.
누군가에게 보내기만 했던 메시지를 이제 나에게 보냈다.
-너는 이 공간에서 무엇을 꿈꾸고 뭘 찾고 싶은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