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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끝에 기어코

영화《예수는 역사다》, 책《성경해석학총론》과 《역사적 예수 연구》를 보고

by 최서영

어느 날, 무신론자였던 남자가 진실을 찾아 나섰다. 그의 이름은 리 스트로벨, 그는 저널리스트였다. 팩트와 논리로 무장한 그에게 신앙은 감정과 맹목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아내의 갑작스러운 개종은 그를 뒤흔들었고, 그는 그렇게 2,000년 전의 미스터리를 파헤치기로 결심했다. 예수가 정말 역사 속 실존 인물이었는지, 신의 아들이었는지, 그리고 부활은 정말 일어난 사건인지. 마치 오래된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춰가듯, 그는 예수의 실존, 신성, 부활이라는 세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났다.



영화《예수는 역사다》는 이러한 논의를 실질적으로 탐구한다. 그는 법정에서 사건을 다루듯 증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그의 탐구 과정은 학문적 연구에 그치지 않고, 한 개인이 신앙을 받아들이기까지의 심리적, 철학적 여정을 보여준다.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이 영화는 리 스트로벨의 무신론적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그'질문'은 생물학, 고고학, 심리학, 철학 정말 적나라하게 질문을 던진다. '질문'은 크게 총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역사적 사실인가

신약성서는 5,000개 이상의 사본이 존재하며, 그것들은 모두 필사 시점에 원본과 가깝다. 또한, 예수의 생애를 기록한 복음서는 제자들이나 그들과 가까운 사람들이 작성한 신뢰할 만한 1차 자료로 평가된다. 예수를 따르던 제자가 아닌 외부 문헌에서도 예수의 실존과 십자가형에 대한 기록이 발견된다. 역사적 예수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그의 실존을 부정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로마 시대의 사료에서도 그에 대한 언급이 발견된다. 이는 예수라는 인물이 단순한 신화적 창작이 아니라, 실제 역사적 존재였음을 시사한다.


신인가

예수는 자신의 신성을 주장했으며, 유대 지도자들이 예수를 신성모독으로 처형하려 했다는 점도 그의 신성을 둘러싼 논란을 뒷받침한다. 예수의 기적 행위는 단순한 윤리적 교사 이상의 존재로 그를 묘사한다. 역사적 관점에서 예수가 신의 아들이라고 믿어졌다는 것은 사실이며, 그의 삶과 가르침이 당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신성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있다. 그의 가르침과 행적이 단순한 도덕적 메시지를 넘어 초월적 존재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제자들이 예수를 신의 아들로 숭배하며 그의 부활을 확신했던 것은 강력한 신앙적 경험과 역사적 사건들에 기반한 것이라고 말한다.


기적은 사실인가

예수의 무덤이 비어 있었다는 점은 당시 유대 지도자들조차 부인하지 않았다. 또한,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부활한 예수를 목격했다는 증언이 있다. 500명의 꿈(환각 증세)이었다는 것은 심리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예수의 부활을 믿지 않던 제자들이 갑자기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파하게 된 것도 부활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십자가형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윌리엄 에드워즈의 논문에 따르면, 예수는 심한 혈액 손실과 질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며, 창에 찔렸을 때 나온 물과 피는 심낭과 흉막에 체액이 고였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는 예수의 부활이 단순한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것이 아니라 실제 죽음 이후의 사건임을 시사한다. 또한, 부활 이후의 목격담이 여러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보고되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부활의 증거들은 역사적 사실로 연구되고 있다. 부활 사건의 신뢰성을 높이는 요소는 바로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이 그들의 목숨을 걸고 이 사실을 전파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부활을 믿음이 아닌 직접 경험한 사건으로 받아들인다.




예수는 정말로 부활했을까? - 리 스트로벨

https://www.youtube.com/watch?v=t8ZRtAHxD28


성경의 무오성과 해석

내가 요즘 꽂힌 질문인데, 이 글에서 풀면 좋을 것 같아서 가지고 와봤다. 그 질문은 성경의 무오성과 해석이다. 성경을 신뢰하기(정경성) 위해서는 그것이 상식적인 말이어야 하고, 비종교인이 보아도 타당해야 한다. 그러나 특히 '요한복음'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요소가 많다. 역사적 예수 연구에서 요한복음은 예수를 신적인 존재로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비판은 계속 있다. 앞으로도 여전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이라는 측면에서, 복음서의 핵심 사건인 십자가형과 부활은 독립적인 여러 사본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예수의 생애 자체가 조작되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낮을 뿐 아니라, 신약성서의 문헌을 비교해 볼 때, 예수의 메시지는 특정한 종교적 목적에 따라 변형되었다기보다는 당시 문화와 상황에 맞춰 기록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 평가이다.


성경은 역사 기록을 넘어 신앙 공동체의 경험이 반영된 문서로서,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성경은 과연 진실을 담고 있을까, 그것은 신성한 기록일까, 아니면 인간의 손으로 쓰인 이야기일까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꼬꼬무인줄?!ㅎㅎ) 여러 질문들을 통해 그 신빙성을 입증해 볼 수 있겠다. 마치 리 스트로벨이 된 것처럼. 나는 성경의 무오성과 해석에 대해 찾아보며, 믿음과 이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리 스트로벨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신앙'은 결단이 아니라, 깊은 질문을 던진 끝에 기어코 도달하는 '종착지'다. 리 스트로벨의 여정이 보여주듯, 신앙은 결국 깊이 있는 질문과 의심을 통해 확고해진다. 성경이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살아 있는 텍스트라는 사실은 역사적인 자료로써 그것을 입증했다. 리 스트로벨의 여정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무엇을 믿는가라는 질문은,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가와 동일한 질문이다. 그의 아내는 식당에서 목에 사탕이 걸려 죽을 뻔한 자신의 딸을 구한 간호사로부터 신을 만났다. 리 스트로벨은 제법 먼 길(?!)을 돌고 돌아 신을 만났다. 여하튼 신을 만났다는 결론으로는 하나의 종착지에 다 달았지만, 그 여정의 차이는 어떤 렌즈인가의 차이인 것 같다. 빠른 길이 있고, 느린 길이 있다. 빠른 길이 빠른 길인 이유는 성경에 정말 많이 기록되어있다.


리 스트로벨의 이야기는 마치 오래된 거울과 같다. 거울 속에는 2,000년 전의 예수가 비치기도 했고, 진실을 찾아 2,000년을 헤매는 그의 모습이 비치기도 했고, 딸을 구한 우연한 사건이 예수의 십자가 사건과 오버랩되어 비치기도 했다. 리 스트로벨의 여정은 이성으로서의 신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이성으로서의 신앙은 유용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 그러나 어찌 되었건 간에 그의 여정은 끝이 났다. 하나의 종착지에 아내와 함께 서 있다.


리 스트로벨과 그의 아내
왜 창조인가? - 리 스트로벨

https://www.youtube.com/watch?v=IGY5pB0nG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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