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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블로그'

두 사람의 크리에이티브

by 최서영

서현: 이런 말 하면 좀 그런가? 나는 사실 처음부터 블로그 조회수가 잘 나왔어. 블로그를 처음부터 시작한 게 아니라 이미 예전부터 조금씩 글들을 써놓아서도 있고, 언니가 언니 블로그에서 나를 많이 홍보해줘서도 있는 것 같아.


서영: 너 같은 케이스들이 블로거 중에서 많더라. 소소하게 일상 기록용으로 쓰던 사람들. 자신을 ‘블로거’라고 인식하지 못 하는 사람들이야. 나도 사실 블로그를 새로 열고 처음부터 시작한 게 아니라 뜨문뜨문 내가 읽었던 책 리뷰 남겨놓기도 하고, 일기도 올리면서 내 기록용으로 스크랩해놓은 글도 많고 다양하게 활용했었더라고. 그런걸 보면 블로그 운영방식에는 정답이랄게 없는 것 같아. 예전에 그렇게 기록용으로 블로그를 활용하고 있었다보니 생각보다 빠르게 수익창출 조건을 충족했던 것 같아.


서현: 언니는 언니 블로그에서 어떤 콘텐츠가 잘 나가? 나 같은 경우는 블로그에 조회수 잘 나오는 콘텐츠들이 정해져있어. 빠르게 정보를 보기 좋게 전달하는 것들. 나는 정보제공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게 정보제공 콘텐츠가 조회수가 잘 나오거든. 제품 출시 정보가 뜨면 바로 올리고, 빨리 구입해서 리뷰도 올리고. 구입이 어렵거나 허들이 있는 경우에는 꿀팁도 정리해봐. 새롭게 오픈한 매장이 있으면 장소 정보 넣어서 리뷰하기도 하지.


서영: 최신 업데이트가 필요한 육아정보가 가장 호응이 좋아. 유입자수를 늘려서 블로그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너 말대로 블로그는 정보성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 당장 나조차도 다른 사람의 블로그를 정보를 찾는 용도로 방문하고 있어서. 다른 채널에 비해 블로그는 공통된 관심사인가가 있는가, 얼마만큼의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보여. 너는 블로그 방문자수가 굉장히 많더라.


서현: 블로그는 유튜브랑 수익이 거의 비슷하게 잘 나오고 있어. 최근 들어 책 리뷰를 많이 올리기 시작했는데, 책 리뷰는 내가 책 리뷰를 전문으로 하는 리뷰어가 아니니까 사실 조회수가 잘 안 나오잖아. 방문자수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시도를 해보는 거지. 내 전문분야인 키덜트 분야에 포스팅 조회수가 잘 나와. 예를 들면 산리오 캐릭터 특징, 이건 어쩌다 상위 알고리즘에 올라간 거 같은데 갤럭시만 써본사람이 아이폰 처음 샀을 때 꿀팁 올렸던 게 내 블로그 포스팅 중에 가장 인기가 많아. 결국에는 유튜브랑 비슷한데, 블로그는 특정 한 분야로 가면서 전문성을 가지고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제공을 해주는 게 포인트인 것 같아.


서영: 나도 비슷해. 정보성이 강한 콘텐츠가 호응이 좋아. 아무래도 검색유입이 많다보니까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해주는 방식이 블로그에서는 클래식하게 가장 잘 통하는 거 잖아. 블로그는 내가 첫 사회생활을 할 때부터 핫했으니까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블로그가 여전히 유효한 플랫폼이라는게 신기해.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는 레드오션이라는 생각도 들어. 오랫동안 그 입지를 뺏기지 않은거잖아. 그 속에서 많은 블로거들이 건드리지 못 한 미지의 영역을 찾아나가는 것도 재밌고 매력적인 것 같아.


서현: 맞아. 요즘 Z세대들은 블로그를 일상기록용으로 쓰기도 한다더라. 블로그는 유저가 커스터마이징할 요소도 많고 활용법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 허브 채널로 쓰든, 아카이빙으로 쓰든, 리뷰 위주로 메인 채널로 쓰든, 일기만 남기든. 어찌됐건 언니랑 나랑 우선순위가 조금 다를 뿐이지 운영하는 방식은 크게 차이는 없는 것 같은데 이번에도 관점이 많이 다르달까. 그래서 나는 정보제공이 메인이라면 아카이브 용도가 부차적인거고, 언니가 아카이브가 메인이고 정보제공이 부차적인 거 아니야?


서영: 글쎄. 어떤 걸 메인이고, 서브고 나누지는 않아. 난 솔직히 조회수는 크게 연연하지 않거든. 광고협찬의 경우 광고주가 준 미션을 제대로 수행했다면 난 일단 목표달성인 거야. 물론 내 채널의 운영방식과 노하우도 함께 첨가하면서 가겠지만. 광고협찬이 아닌 경우도 마찬가지야. 내가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는 내가 전하고자 하는 정보나 메시지가 제대로 글에 들어갔다면 이미 내 목표는 달성된 거야. 난 전반적으로 플랫폼 운영면에서 수익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서 관점이 많이 달라진걸까.


서현: 언니는 블로그 글을 길게 쓰는 글도 있지만 굉장히 짧게 쓰는 경우도 있더라. 또 어떨 때는 에세이도 올리잖아. 나는 정보제공, 리뷰 중심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거든. 언니는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


서영: 나한테 블로그는 아카이브야. 그래서 때에 따라 길게 쓸 때가 있고, 짧게 쓸 때도 있는 거지. 내가 나중에 지났을 때 내가 내 블로그에서 검색해서 찾아보는 용으로도 쓰는 거지.


서현: 나도 옛날에는 그랬던거 같아.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 할 때 나는 블로그를 허브채널이라고 불렀어. 유튜브, 페이스북 등 모든 채널을 아카이빙하는 공간으로 블로그를 활용했었어. 블로그도 사실 활용방법이 다양한 거잖아.


서영: 일상에서 조금이나마 생활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것 같아. 가족이랑 외식할 때, 그냥 갔다오면 외식 그 이상 이하도 아니게 되는데, 블로그에 외식장소를 사진찍고 글로 남기면 내 일상의 기록이 되면서도 수익이 생기니까 블로그는 그냥 습관처럼 하게 된 거지. 대신에 내가 좋았던 것들만 올려. ‘예전에 갔던 그 식당 이름이 뭐였지?’라고 생각이 들면 ‘아, 맞다. 블로그에 올렸었지’ 하고 내 블로그에 에서 검색해서 들어가서 옛날에 써놓은 포스팅을 봐.


서현: 나는 내가 좋았던 것보다 남들이 좋아할만한 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궁금해하는건 그게 아니라 “뭐하는곳이래?”, “여기 가려면 어떻게 해? 인거지. 언니는 “이곳을 왜 소개하냐면”의 관점인거네.


서영: 응, 난 일단 뭐든 내가 콘텐츠를 만들 때 만족스러워야 해. 남이 시켜서 한 일이 아니라 순전히 내가 좋아서 한 일이니까. 광고협찬도 마찬가지야. 의무감에 돈만 벌려고 하기 보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그 행위가 좋아서 한 일이잖아. 리뷰 신청해서 선정되면 제품협찬 받고 원고료도 받고 돈 벌고 생활비 아끼는 취미라서 좋더라고.


서현: 맞아. 리뷰 너무 재밌지. 나도 협찬 꽤 받았는데 살림에 보탬도 되고 좋더라. 글 중심으로 쓰되 적절한 사진 몇 장 넣으면 되니까 소요시간, 비용도 유튜브보다 적고. 그래서 디지털 노마드가 되고 싶다면 블로그는 꼭 했으면 좋겠어.


서영: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퇴근해서 블로그를 하는거야. 전에는 블로그는 무조건 발품 팔아서 하는 일이라고 여겼는데, 요즘은 전혀 아니더라고. 유튜브보다는 훨씬 진입장벽이 낮은 느낌인 것 같아. 유튜브는 수익창출 조건을 채워야 뭔가 제대로 유튜버로서 자리매김하는 느낌이라면, 블로그는 수익창출 조건 없이도 얼마든지 포스팅을 할 수 있고, 협찬도 받을 수 있잖아.


서현: 정리를 해보자면 언니는 내가 좋았던 경험에 대한 기록이네.


서영: 재밌다. 비슷한듯하면서 관점 차이가 있네.




블로그, 그 끝없는 가능성의 공간


서현과 서영의 대화는 블로그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개인의 가치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현대의 디지털 환경을 잘 보여준다. 두 사람은 블로그 운영에 있어 다른 관점과 방식으로 접근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공통된 핵심은 바로 자신만의 콘텐츠를 통해 개인의 경험과 지식을 세상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만족감과 보상이다.


서현은 블로그를 정보 제공과 리뷰 중심으로 운영하며, 독자들이 궁금해할 법한 실용적인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그녀의 블로그에는 제품 출시 정보, 리뷰, 꿀팁 등이 올라오며, 이는 조회수를 늘리고 수익을 창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현에게 블로그는 정보의 창구이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는 곳이다. 그녀는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에서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더 많은 방문자 수와 수익으로 이어진다.


반면 서영은 블로그를 아카이브와 개인적인 기록의 공간으로 활용한다. 그녀는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이 자신이 좋아하는 경험과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며, 조회수나 수익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두지 않는다. 서영에게 블로그는 단순히 기록의 용도일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그녀는 블로그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며, 자신만의 관심사와 취향을 반영해 즐겁게 콘텐츠를 만들어간다. 그녀의 목표는 타인의 관심을 끌기보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이 두 사람의 접근 방식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블로그를 통해 얻는 보상의 가치 기준이다. 서현은 실용적이고 정보성 있는 콘텐츠로 조회수와 수익을 중시하는 반면, 서영은 블로그가 제공하는 개인적인 만족감과 기록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긴다. 그러나 공통점은 두 사람 모두 블로그를 통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제적인 보상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블로그는 개인의 목적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이다. 서현처럼 정보 제공과 수익 창출을 목표로 삼을 수도 있고, 서영처럼 개인적인 기록과 추억을 남기며 즐길 수도 있다. 이 두 사람의 대화는 블로그라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끝없는 가능성을 잘 보여주며, 각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블로그는 그 자체로 하나의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실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으며, 그 활용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저자 최서영

공공기관에서 14년 차 소셜미디어 담당자로 일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해왔다. ‘미니부부’라는 유튜브 채널을 잠시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꾸준한 연재 콘텐츠는 없지만, 인스타그램, 브런치, 유튜브, 블로그 등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단발적으로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나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며,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소셜미디어를 더욱 풍부하고 의미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저자 최서현

대기업에서 13년 차 마케터로 활동 중이며, 8년 차 키덜트 크리에이터로도 알려져 있다. 더 나은 일을 하고 싶고,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에서 유튜버로서의 길을 시작했다. 육아휴직 동안 블로그, 인스타그램, 브런치, 티스토리, 네이버블로그 등 다양한 플랫폼에 손을 뻗쳐, 자유 시간이 생길 때마다 글을 쓰고 영상을 찍는다.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신이 궁금했던 것들, 보고 싶었던 것들을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현재는 유튜브 채널 ‘아리의 인형방’을 운영하며, 누군가의 취향을 저격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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