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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스타그램'

두 사람의 크리에이티브

by 최서영

서현: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중요시 여기는건 일관성과 정보성이야. 인스타스램 계정에 들어가면 바둑판 형으로 봤을 때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거지. 이 사람 채널 구독하면 귀여운 제품들 나오는 정보를 알 수 있겠다 판단이 되잖아. ‘ty베어라는 제품도 있네? 어? 이거 귀엽다.’ 이것 내 취향이다라면서 새로운 취향을 얻어가는 그런 의도로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거든. 그래서 정보야. 나는 일관성과 정보야. 모든 채널이 다 그래.


서영: 나도 사용자적인 입장에서는 그렇게 활용하는 것 같아. 사용자 입장에서는 지인들 근황 보는 용도, 아까 너가 말한 제품 신상 정보 업데이트, 새로운 취향을 발굴해가는 거. 내가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게 그 정도라서 인스타그램을 크게 역할을 두고 활용하고 있지는 않아.


인스타그램은 유튜브와 브런치의 서브채널역할 정도로 쓰고 있어. 유튜브 오랜 구독자분들 중에서 내 근황, 아이들 근황이 궁금해서 팔로잉하고 계신 분들이 많거든. 그런 분들에게 유튜브에 영상을 자주 올리고 있지는 않지만 이렇게 잘 지내고 있어요, 정도의 근황 올리기 용도로 쓰고, 브런치에서 쓰는 글들이 내 주변사람들, 가족이야기를 쓰다보니 인스타그램에 팔로잉 된 지인들에게 근황을 알리는 용도로 브런치 글을 옮겨서 올리고도 있어.


서현: 약간 오프더레코드 느낌이네? 그런데 언니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언니랑 나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 뭐라고 해야할까. 나는 같은 콘텐츠를 가지고 각 채널에 다르게 쓰는 느낌이라면, 언니는 채널들이 각각 객체인 느낌?


나는 같은 관점에서 각각의 플랫폼들을 운영하고 있거든. 예를 들면 유튜브도 일관성과 정보, 블로그도 일관성과 정보, 인스타그램도 일관성과 정보. 그런데 각 채널에 맞게 콘텐츠 구성이 살짝씩 바뀌는거지. 인스타는 이미지와 짧은 글 혹은 짧은 영상, 유튜브는 자막을 넣은 긴 영상, 블로그는 제품 사진 여러 장과 함께 긴 글로 구성된 콘텐츠. 방법이 조금씩 바뀔뿐이지 소재는 동일한 콘텐츠라고 볼 수 있거든.


그런데 언니는 그렇게 안 하잖아. 어떤 거는 유튜브에만 올리고 인스타그램에 올리지 않고. 나는 예를 들어 속초여행을 갔다고 하면 콘텐츠의 형태만 다르지 내 채널에 ‘속초여행정보’를 주제로 각각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거든. 유튜브에는 여러 소품샵을 투어하는 영상을 올리고, 인스타그램에는 소품샵을 하나씩 소개하고, 블로그에는 맛집이나 여행 코스를 소개하는 식으로. 그런데 언니는 그렇게 안 하잖아.


서영: 나는 플랫폼마다의 결을 고려하는 거 같아. 속초여행을 예로 들면, 속초여행정보는 블로그에 올리지만, 속초여행정보를 내 인스타에 올리는거는 적절하지 않다고 내가 판단을 하는거지. 왜냐면 플랫폼 마다의 분위기가 있어. 그 분위기에 맞게 내가 내 채널들을 활용하고 있는거지.


지금 인스타그램을 유튜브와 브런치의 서브역할로 쓰는건 어느 정도 플랫폼별 특성을 고려한거거든. 블로그에 속초여행정보를 올렸다고 해서 그걸 굳이 모든 채널에 올릴 이유가 있느냐는거지.


서현: 왜냐면 나는 회사에서 그런 방식으로 일을 쭉 해왔거든. 예를 들어 회사에서 신제품을 출시했어. 각 채널에 어떻게 올릴까 전략을 짜야되거든. 우리 브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채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고, 모든 플랫폼에서 신제품 정보가 퍼져야 하니까. “이 제품 출시된다, 어떤 채널에 올릴래?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 각 채널에 어떻게 올릴래. 이렇게 하겠습니다”가 내 몸에 베여있어서 그렇게 하는건데, 언니는 그렇지 않은 거지.


서영: 나도 사실 너하고 비슷한 업무를 회사에서 하고 있지만, 업무 할 때도 그걸 굳이 연결시키지 않아. 간혹 어쩔 수 없이 홍보해야하는 내용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플랫폼의 분위기를 맞추려고 해.


예를 들면 회사 인스타그램의 경우는 완전히 다른 플랫폼하고 따로 놀아. 객체야. 그래서 정보는 다른 플랫폼에 비해 많이 덜어내. 인스타그램의 경우, 너 말대로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예쁜 피드, 일관성이 있는 피드를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어. 내가 준비한 정보를 굳이 이 채널에 맞추기 보다는 각 채널들이 원래 가지고 있는 고유성을 중요시 여기는 거야. 인스타그램이 갖는 고유성.


서현: 언니는 계속 고유성을 중요시 여기는구나. 우리회사는 브랜딩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각 채널의 무드는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인 컨셉은 통일하려는 분위기가 있었어.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마케팅 슬로건이 있으니까, 소셜채널도 그 컨셉에 맞춰서 운영되거든. 그리고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내야 하니까 최대한 원소스멀티유즈하는 거고. 앞에서 언급했듯 가급적 다양한 채널에 퍼져야 하니까, 한가지 아이템을 여러 채널에 맞게 어떻게 다룰지를 고민하는 게 기본 베이스가 된 것 같아.


서영: ‘무엇이 최대 효율인가’에 대한 관점차이에서 오는거 같아. 내 생각은 그 채널에 적합하지 않은 홍보라면 과감하게 덜어내는 방식이거든. 왜냐, 어차피 홍보효과가 엄청나게 크지 않으니까. 과감하게 덜어내서 홍보를 극대화하는 방향이 맞지 않겠냐는건데. 글쎄, 정답은 없어.




플랫폼별 고유성과 효율성: 서현과 서영의 디지털 콘텐츠 운영 방식 비교


서현과 서영의 대화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두 사람의 다른 접근 방식을 잘 보여준다. 두 사람은 모두 콘텐츠를 공유하는 플랫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각자의 철학과 전략은 다르게 나타난다. 서현은 모든 채널에서 일관성과 정보성을 중시하며, 같은 콘텐츠를 각 플랫폼에 맞게 다르게 구성하여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퍼뜨리려고 한다. 반면 서영은 각 플랫폼의 고유성을 존중하며, 그 특성에 맞게 콘텐츠를 선택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이 둘의 대화는 결국 플랫폼의 특성과 운영자의 목표에 따라 콘텐츠 전략이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서현은 콘텐츠를 여러 플랫폼에 맞게 변형하여 활용하는 전략을 택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속초 여행을 다녀왔을 때, 유튜브에서는 여행 중 다양한 소품샵을 소개하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서는 그 중 한 가게를 간단히 소개하며, 블로그에서는 맛집과 여행 코스를 상세히 다룬다. 서현의 접근 방식은 "같은 콘텐츠를 플랫폼별로 다르게 표현한다"는 방식이다. 이는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던 경험이 반영된 결과로, 각 채널을 최대한 활용하고 모든 플랫폼에서 정보가 확산되도록 하는 전략을 따른다. 그녀는 “정보와 일관성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를 최대한 퍼뜨리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서현은 효율적인 콘텐츠 활용을 위해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라는 개념을 실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적은 노력으로 많은 효과를 얻으려 한다.


반면 서영은 각 플랫폼의 특성과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녀는 유튜브, 브런치, 인스타그램 각각의 플랫폼이 갖는 고유성을 존중하며, 그 특성에 맞는 콘텐츠만을 배치한다. 예를 들어, 속초 여행 정보를 블로그에 올리지만, 인스타그램에선 그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서영은 각 플랫폼이 가진 독특한 분위기와 결을 고려하여 콘텐츠를 선택적으로 다룬다. 그녀에게는 효율성보다 ‘각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 더 중요한 요소이다. 서영은 “무엇이 최대 효율인가”를 고민하기보다는, 각 채널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고유성에 맞춰 콘텐츠를 다루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광고나 홍보 콘텐츠가 플랫폼에 어울리지 않으면 과감하게 덜어내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운영한다.


서현과 서영의 차이는 결국 '효율성'과 '고유성'에 대한 관점 차이에서 비롯된다. 서현은 효율성을 중시하며, 하나의 콘텐츠를 가능한 한 많은 플랫폼에 퍼뜨려 최대한의 효과를 얻고자 한다. 반면 서영은 각 플랫폼의 특성과 분위기에 맞추어 콘텐츠를 배치하며, 불필요한 홍보 콘텐츠는 과감히 덜어내는 방식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을 유지한다. 서현은 마케팅 업무에서 경험한 '브랜딩'을 바탕으로, 각 채널이 하나의 통일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하려는 반면, 서영은 개인적인 콘텐츠 창작과 그에 따른 즐거움을 우선시하며, 각 채널이 가지는 고유성을 존중하려 한다.


결국 이 대화는 두 사람의 디지털 콘텐츠 운영 방식을 통해 각자의 목표와 가치관이 어떻게 채널 운영에 반영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서현은 효율적인 마케팅과 콘텐츠 활용을 중시하는 반면, 서영은 자연스러운 콘텐츠 흐름과 각 플랫폼의 고유성을 중시하는 전략을 택한다. 두 사람 모두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며, 그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이 대화를 통해 우리는 콘텐츠 운영에서 정답이 없다는 점을 알 수 있으며, 각자의 목표와 환경에 맞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저자 최서영

공공기관에서 14년 차 소셜미디어 담당자로 일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해왔다. ‘미니부부’라는 유튜브 채널을 잠시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는 꾸준한 연재 콘텐츠는 없지만, 인스타그램, 브런치, 유튜브, 블로그 등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단발적으로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나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며,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소셜미디어를 더욱 풍부하고 의미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저자 최서현

대기업에서 13년 차 마케터로 활동 중이며, 8년 차 키덜트 크리에이터로도 알려져 있다. 더 나은 일을 하고 싶고,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에서 유튜버로서의 길을 시작했다. 육아휴직 동안 블로그, 인스타그램, 브런치, 티스토리, 네이버블로그 등 다양한 플랫폼에 손을 뻗쳐, 자유 시간이 생길 때마다 글을 쓰고 영상을 찍는다.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신이 궁금했던 것들, 보고 싶었던 것들을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현재는 유튜브 채널 ‘아리의 인형방’을 운영하며, 누군가의 취향을 저격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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