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_ 엄마

by 최서영

한 사람 _ 엄마

딸의 글을 읽으며 나도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친구의 수를 헤아려 보았다. 기쁜 일이 있을 때 진정으로 함께 기뻐해주고, 마음 쓸쓸할 때 나를 위로해줄 친구, 함께 여행 떠나고 싶은 친구, 내 신작시를 읽고 공감해줄 친구. 이 모든 걸 충족시키는 친구는 누구일까?


얼마 전에 춘천에 살고 있는 친구가 양양으로 출장 왔다며 연락을 해서 함께 식사하며 마음을 나눈 적이 있다. 마침 그날 식당 앞에서 네잎 클로버를 찾게 되어 친구에게 건네며 '너는 내게 네잎 클로버 같은 친구라고 말했다. 그 친구는 교직에 있으며 조각을 하는 친구인데 내 작품을 읽고 꼭 어떤 구절이 좋다고 얘기해주곤 한다 . 이 친구는 여행을 좋아해서 자유여행을 자주 떠나곤 하는데 그날 시칠리아 다녀온 이야기를 해서 넋 놓고 들었다. 그곳은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고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다음 여행을 가게 될 때 꼭 같이 떠나자고 했다. 기행문은 내가 책임지겠다며.


며칠 있으면 춘천교대 재학시절 사귄 친구 셋과 청평에 사는 친구 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밤을 지새며 그동안 밀린 애기를 나누며 대학시절로 돌아가 웃고 또 웃을 것이다.노래 잘 하는 친구가 노래 부르고, 내가 시낭송을 하며 또 다른 친구는 리코더를 꺼낼 것이다. 오늘처럼 비가 몹시 오는 날엔 안김성 좋은 친구에게 먼저 전화를 걸기 좋은 날이다.


몇 년 전 암으로 세상 떠난 어릴 적 내 친구를 생각하며 쓴 시 <한 사람>을 딸들에게 보냈다. 이 친구는 꼭 먼저 내게 연락하고 시 쓰기를 즐겼던 친구다. 이 친구 생각만 하면 눈가엔 눈물이 핑 돌곤한다.


<한 사람>


나보다 조금 먼저 간 사람


이게 전부냐고 따지듯 누군에게 묻고 싶은


벼락치듯 그리워 적막하게 이름 불러보는


한 사람이 감내해야 했던 파도


생전에, 가던 길 멈추고 하염없이 바라보던 것들


가까스로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불우가 아니라 불후인 그가 남기고 간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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