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보는데 100원

_ 동생

by 최서영

한번 보는데 100원 _ 동생

나의 인형방 사진을 보면 다들 묻는 것이 있다. 다 해서 몇 마리야? 다 해서 얼마야?


모른다. 알 수 없다. 기억에 없다. 딱히 계산하고 싶지도 않다. 물론 살 때는 나름 합리적인 머릿속 계산기를 두들기며 구매한다.


내 계산식은, 한 번 쳐다볼 때 100원, 한 번 안을 때 1000원 이상의 기쁨을 준다는 것이다. 내가 최소 이 정도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다른 사람들의 의사나, 시장가격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내가 이 아이를 인형방에 두고, 두고두고 바라보고 두고두고 안아볼 것이기 때문에, 이 가격의 합리성은 오직 나만이 책정 가능하다.


대체로 내 계산식을 도입하면 모든 인형이 살 가치가 있다. 결국, 답정너에 가까운 산식인데, 고백하자면 스스로를 무식한 인형 수집가로 분류되지 않기 위한 발버둥이다.


인형 가격은 희귀성, 디테일, 재질, 캐릭터 라이선스 등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보통 손에 쥘 정도로 작은 인형은 1만원에서 2만 원 선, 품에 안을 정도로 큰 인형은 3만원에서 5만원 선이다.


인형은 모여 있을수록 귀엽고, 색깔별 종류별로 모아 전시되면 더 귀엽다. 이렇게 전시해두면 인형 하나에 한 번 쳐다볼 때 100원이라고 쳤을 때, 시장가격은 훨씬 높아진다.


만약 대략 50만원어치 12개의 인형이 내 눈앞에 있다고 치자. 일단 한 번 쳐다볼 때 100원의 가치가 있으니 한 번 이 인형들을 볼 때 1,200원의 가치가 발생한다. 여기에 함께 몰려있으니 시너지 점수 300원이 더해진다. 이렇게 1년만 봐도 50만원 이상의 가치가 창출된다. 게다가 출근하기 전 한 번, 자기 전에 한 번 인형들을 꼭 둘러보고 있고, 거실에 있는 아이들은 계속 눈길 닿는 곳에 있으므로 노출빈도가 높다.


솔직히 말하면, 사고 난 이후에는 이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인형을 들이기 전, '이런 걸 왜 사', '돈 아까워'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꾸용일 뿐이다.


혹여 주변에 무언가 사 모으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돈 아깝다'는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이게 얼마의 가치가 있는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구매만으로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물건이 있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은 자신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내가 인형을 사 모으며 가장 두려운 것은 나를 위한 이 온전한 행위가, 더 이상 나를 위한 온전함이 아니게 될까봐서다. 물론, 근 8년 간 그런 일(나를 위한 소비가 아니었던 경우)은 일어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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