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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외침

사순절 Think 프로젝트 묵상에세이《그러므로 생각하라》

by 최서영

여리고를 빠져나오는 길, 텁텁한 먼지바람이 불었다. 길가에 앉아있던 나는, 눈먼 거지 바디매오였다. 사람들의 웅성거림 속에서 ‘나사렛 예수’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본능적으로 외쳤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사람들은 바디매오를 꾸짖었다. 시끄럽다며, 조용히 하라며. 하지만 바디매오는 멈출 수 없었다. 절박함은 그들의 질타보다 컸다. 바디매오는 더욱 크게 외쳤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예수께서 발걸음을 멈추셨다. 그리고 바디매오를 부르라고 하셨다. 사람들은 바디매오에게 말했다.


“안심하고 일어나라. 예수께서 너를 부르신다.” 바디매오는 겉옷을 벗어 던지고 예수께 나아갔다.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


예수께서 물으셨다.


“선생님, 보기를 원합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그리고 바디매오는 보게 되었다. 그 순간, 세상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바디매오는 예수를 따랐다.


오늘, 문득 나는 사람들의 시선에 얼마나 얽매여 살았던가, 그들의 칭찬과 비난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했던가, 바디매오처럼, 나는 오직 한 분, 예수만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분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 아픔과 필요를, 간절한 외침을 알고 계신다.


사람들의 질타는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소음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내 내면의 목소리, 예수께 향하는 간절한 부르짖음이다. 고독한 길 위에서, 오직 그분만을 바라보며 걷고 싶다. 나는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왔다. 그들의 평가에 일희일비하며, 내 진정한 모습을 잃어버린 채 살아왔다. 내가 만든 욕망이라는 것도 결국 타인의 시선에 머물러있다. 그것은 죄악이다. 바디매오의 외침은 오직 신과 나라는 인간 둘 뿐이 없는 것처럼 절박하다. 내 안의 절박한 외침에 귀 기울이고 있다. 사람들의 질타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예수만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


* 본 글은 한소망교회 사순절 Think 프로젝트 《그러므로 생각하라》 묵상집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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