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이 풍경을 만든다

_ 엄마

by 최서영

절벽이 풍경을 만든다 _ 엄마


경쟁자로 보였던 사람들의 얼굴이 한 배를 탄 동료들로 보였다는 딸의 글을 읽으며 무르익어가는 딸의 모습을 보았다. 내가 교감 자격연수를 받던 해에 교무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한 해가 어서 가기를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세어가며 지냈었다. 그 당시 내 어려움을 알고 있는 한 분이 채 선생의 승진을 질투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며 위로의 말을 건넨 적이 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직원들이 자신의 일을 잘 해나가며, 큰 행사가 있을 때 협력하는 모습을 보며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무가 다른 종의 생물들과 소통하기 위해 향기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그리고 둘이 꼭 붙어살던 나무 커플 중 하나가 죽었을 때 살아남은 나무가 죽은 나무의 그루터기를 돌봐준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죽었던 나무가 간혹 소생하기도 한다는 것. 이런 내용을 책을 통해 알게 된 후 나무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소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상대방을 얼마나 배려하고, 돌봐주고 있는가.

<절벽이 풍경을 만든다>


절벽 위 사원을 향해

기도하려는 힘으로

지팡이 짚고 올라갔던 노파

기도한 힘으로 내려오고 있다

오가는 길에 볼 수 있는

기암괴석, 야생화, 폭포는 덤으로 여기며

아득함을 간절함으로 바꾼 시간들


사람이 절벽이다

절벽 너머엔 또 다른 절벽 있고

절벽에게 손을 뻗어야만 갈 수 있는 길

절벽 안에 집을 짓고,

절벽 위에 절을 지으며

절벽으로 장성을 이어 가는 나날들


안간힘과 아찔함,

때론 침묵이 감돌기도 하는 마을


절벽이 풍경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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