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 돼볼게-
소서를 지나 대서가 다가오니, 완연한 여름이다.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몰라도 30도가 웃도는 요즘. 내 몸에서는 땀이 흐르는데. 창가에 놓인 고무나무는 고국의 온도와 비슷해졌는지 잎사귀에서 윤기가 흐른다. 요맘때는 출근복에 대한 고민이 사라지는 시기이다. 일교차가 큰 봄날에는 겉옷을 챙기지 않으면 낭패보기 일쑤이지만. 여름에는 반소매 티셔츠 하나면 만사 해결이다.
그렇다고 늘 티셔츠만 입기에는 밋밋하니. 웃옷을 하나 챙기기 위해 옷장을 열었다. 장 한쪽에 한 해 동안 다리지 않아서 구깃구깃 주름이 진 린넨 셔츠가 보인다. 다리미질하며 입곤 했지만, 손이 많이 가서 잘 안 입게 된 셔츠. 주름이라는 게 린넨 재질의 특성일 텐데. 삶의 주름을 펼 수 없으니. 이거라도 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기어코 그 주름을 펴겠다고 노력했던 일들이 떠오르자 지난 존재들이 안쓰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