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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뜻뜻 Oct 29. 2024

금방 올게.

시가 돼볼게-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아이스크림 사서 금방 올게
고개를 끄덕이며 쥐고 있던 엄마의 손끝을 매만진다
수영장 물에 비친 엄마의 청감색 귀걸이는 이끼빛으로 물든다

볕에 찡그린 얼굴보다, 그 귀걸이를 기억한다

유월의 수영장,
열기 속에 사람들이 조개처럼 벽에 붙어 있다
뜨거운 볕이 살갗을 달군다
감기에 걸렸을 때 엄마가 하던 것처럼 이마에 손을 댄다
손바닥의 서늘함이 스러지고 현기증이 밀려온다

손을 잡은 낯선 이에게는 귀걸이가 없다

수영장 건너에서 엄마를 본다
뒤돌아 수영장을 빠져나가는 감색 주름 치마
품에 안길 때면 얼굴을 부비던, 그 부드러운 치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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