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읽기는 왜 어려울까?

만능 배경지식으로 고전 술술 읽기

by 책뚫기

여러분, 고전을 읽는 건 왜 어려울까요? 간단히 답하자면 ‘배경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고전은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 전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그에 비해 우리의 삶은 짧고 좁아요. 예를 들어 저는 고작 35년 살았고, 그마저도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만 해봤을 뿐이에요. 만약 제가 제 짧은 삶에 비추어 고전을 해석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해는커녕 오해할 수밖에 없겠죠?


따라서 고전을 수월하게 읽으려면 해당 시대에 대한 지식, 즉 배경 지식이 필요해요. 저자가 살았던 시대는 어떠했고, 그 속에서 저자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알면 고전을 훨씬 수월하게 읽을 수 있어요.


그런데 뭐라고요? 힘들고 귀찮다고요? 맞아요. 고전 읽는 것도 벅찬데 저자의 생애사까지 알아야 한다니 공부 거리만 늘어난 느낌이죠?


그래서 모든 고전에 써먹을 수 있는 ‘만능 배경 지식’을 준비했어요. 이 지식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만 아는 비밀인데요. 저자의 생애사를 공부하지 않아도 이 지식만 알고 있으면 모든 고전을 한결 수월하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궁금하시다고요? 그럼 함께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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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Yrkjv1dK580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능


고전이 아무리 어려워봤자 결국 인간이 만들었어요. 책이라는 게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메시지일 뿐인데요. 따라서 모든 책은 인간의 본능 위에 쓰였으며, 인간의 본능을 알면 아무리 어려운 고전이라도 한결 수월하게 읽을 수 있어요.


이때 인간의 본능이란 무엇이냐면요.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만이 가지는 독특한 특성 또는 욕망을 뜻해요. 지금부터 인간의 본능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소개할 건데요. 이 두 가지가 제가 준비한 ‘만능 배경지식’이니, 마음껏 가져가세요.


첫째는 성장 본능이에요. 먼저 이 말 한 번 들어보세요.


“당신은 영원히 지금 같을 거예요. 당신 자녀도 영원히 지금 같을 거예요.”


기분이 어떠신가요? 어딘가 불쾌하지 않나요?


반대로 “당신은 볼수록 매력적이네요! 당신 자녀분은 갈수록 멋있어지네요!”


이 말은 어떤가요? 기분 좋지 않나요?


그런데 왜 그런 걸까요? 바로 인간이 ‘성장 본능’을 지닌 독특한 종이기 때문이에요. 성장 본능이란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본능인데요. 그래서 “갈수록 멋있어지네요! 볼수록 매력이 넘치세요!”와 같은 말에 우리의 입꼬리는 저절로 올라가고요. 또 지금 아무리 가난하고 힘들더라도 더 나아진다는 믿음만 있으면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는 게 인간이에요. 반면 아무리 돈이 많고 풍요로워도 더 나아질 게 없다면 우울감에 빠지는데요. 다시 말해 우리는 더 나아진다는 보장 없이는 행복하기 어려운 존재예요.


둘째는 정치 본능이에요. 여러분 ‘관종’이라는 말 아시나요? ‘관심 종자’의 줄임말로, 다른 사람의 관심을 과도하게 갈구하는 사람을 일컫는 속어인데요. 관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인간은 다른 사람의 관심과 인정이 꼭 필요해요.


왜냐하면 인간은 정치 본능을 지닌 종이기 때문이에요. 정치 본능이란 ‘그래야만 한다’는 당위를 창조하고, 그 당위를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는 본능이에요.


예를 들어 볼게요. 엄마가 아들에게 “나이도 찼으니 결혼해야지!”라고 말했어요. 이에 아들이 “결혼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거지.”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요? 엄마의 잔소리와 아들의 곡소리가 뒤섞이는 진흙탕 싸움이 시작돼요. 그런데 신기하지 않나요? 둘이 아무리 열심히 싸워도 현실은 조금도 바뀌지 않아요. 그럼에도 왜 둘은 싸우게 되는 걸까요? 이유는 정치 본능 때문인데요. ‘결혼은 필수’라는 엄마의 당위와 ‘결혼은 선택’이라는 아들의 당위가 서로 ‘나 좀 인정해 줘!’라며 인정 투쟁을 벌이는 거예요.


이처럼 인간은 당위를 창조하고 그 당위를 인정받으려는 독특한 종이에요. 심지어 ‘노동자의 인권’을 주장하며 몸에 불을 지르는 경우처럼 어떤 사람은 당위를 위해 목숨을 희생하기도 해요. 또 자기주장이 반박당하면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그건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라 ‘자기 존재 자체를 부정당했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인간은 생각으로 만들어낸 당위를 자기 존재의 일부 또는 그 이상으로 여기는 독특한 종이에요.


자, 지금까지 고전을 읽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만능 배경지식’을 전해드렸어요. 성장 본능과 정치 본능이요. 그런데 사실 성장 본능과 정치 본능은 둘이 아니라 하나예요. 다른 듯하지만 둘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데요. 성장 본능과 정치 본능을 종합해서 정리하면 이래요.


첫째, 인간은 늘 더 나은 미래를 꿈꿔요. 성장 본능 때문이죠.

둘째, 인간은 꿈꾸는 미래를 실현하고자 '그래야만 한다’는 당위를 만들어요. 정치 본능 때문이에요.

셋째, 그런데 인간은 혼자 힘으로는 당위를 실현할 수 없어요.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다른 한편으로는 방해가 없어야 하기도 해요.

넷째, 그래서 인간은 자신의 당위를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고 애써요. 끝.


어떤가요? ‘만능 배경지식’을 들으니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얼마나 특이한 지 느껴지시나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 지식이 과연 고전 읽기에 도움이 될까?’하는 의문도 들 거예요. 그래서 지금부터는 만능 배경지식을 고전 읽기에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드리려 하는데요. 어렵지 않으니 부담 없이 들어보세요.



만능 배경지식으로 고전 읽기


우리 인간은 왜 책을 쓸까요? 돈 벌려고? 아니면 출세하려고? 그런 이유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어요. 바로 성장 본능과 정치 본능 때문이에요. 풀어서 설명해 볼게요.


우리는 늘 더 나은 미래를 꿈꿔요. 다시 말해 우리는 늘 현재가 부족하다고 느껴요. 그래서 우리는 불행할 수밖에 없는 종이기도 한데요. 어찌 됐든 우리는 부족한 현재 속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꿔요. 그리고 그 미래를 실현하고자 ‘그래야만 한다’는 당위를 만들어 주장하고 인정받으려고 하죠.


이러한 인간의 본능이 구체화된 결과물이 바로 책이에요. 따라서 대부분의 책은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현재는 부족하다. 그래서 나는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 그리고 그 미래를 실현하려면 이렇게 해야만 한다.’


이제 왜 우리가 책을 쓰는지 이해되시나요? 우리는 부족한 현재와 더 나아질 미래, 그리고 미래로 향하는 당위를 주장하고 또 인정받으려고 책을 써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책을 쓰는데요. 안타깝게도 대부분은 기억되지 않아요. 그런데 유독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심지어 수십 수백 년이 지나도록 기억되는 책이 있어요. 우리는 그런 책을 바로 고전이라고 불러요.


따라서 앞으로는 고전을 읽을 때 세 가지에만 집중해 보세요.


첫째, 저자는 도대체 뭐가 부족하다고 느끼는가?

둘째, 그래서 저자는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

셋째, 그렇다면 그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하자고 하는가?


고전을 처음 읽을 때 모든 문장을 이해하려고 하지 마세요. 당시 사람들의 문화도 다르고 사용하는 어휘도 다르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게 당연해요.


하지만 방금 말씀드린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꼭 찾아보세요. 인간의 본능은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고요. 따라서 책의 핵심 또한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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