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다정하다, 낯선 곳으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by 책뚫기

어서 오세요. 우물 밖 청개구리의 삶을 꿈꾸는 우구리입니다. 누추한 제 우물에 놀러 와주셔서 무척 감사합니다. 별 볼 일 없는 제 우물까지 찾아와 주시다니 다정한 분이시군요. 저는 손님을 뵐 때마다 무척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세상에 손님처럼 다정하신 분들이 있기에 저 같은 개구리도 목소리를 낼 수 있으니까요.


우와. 시간이 참 빠릅니다. 새해를 맞이한 지도 벌써 3주가 훌쩍 지났습니다. 신년 계획, 신년 다짐은 잘 지켜가고 계신가요? 저는 하루하루 해야 할 일들에 치이다 보니 어느새 신년 계획을 잊어버리고 있더라고요. 신년 계획을 다이어리에 적고, 하루에 두 번씩 점검하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란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잊지 않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매주 책을 읽고 글 쓰는 일입니다. 올해가 지나갈 때쯤 분명 제 우물에는 52편의 글이 새로 자리하고 있을 겁니다. 그때쯤 저는 52편의 글을 하나씩 다시 읽어가며 부족한 저의 글에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표현에 감탄하기도 하고, 끝내 해냈다는 생각에 뿌듯해하기도 할 것입니다. 저는 분명 진화해 있을 겁니다.


하하하, 이번주는 진화와 관련된 책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 버네사 우즈, 2020)를 읽어서 진화라는 표현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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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생존


적자생존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가 떠오르시지는 않나요? 저는 적자생존이란 말을 들으면 신체적으로 덩치가 크고 공격적일수록 덤비려는 자가 적고 따라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저의 중학교 시절이 곧장 떠올랐습니다.


중학생 시절에 제 마음에 새기고 다녔던 문장은 ‘힘이 없으면 순종해라.’입니다. 학교폭력이 무척 심했는데요, 키도 작고 몸집이 왜소한 저로서는 살아남기 위해 강한 자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꽤 오랜 시간 ‘신체적으로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문장이 제 안에 참인 명제로 자리했습니다.


그런데 늑대들 중 일부는 개로 진화했다고 합니다. 늑대는 큰 덩치와 강한 이빨 그리고 공격적인 성향을 포기하고, 작은 덩치와 짧은 주둥이, 짧고 말린 꼬리, 그리고 온순한 개로 진화했습니다. 그 결과 늑대는 작정하고 찾아가야 볼 수 있는 적은 개체가 되었고, 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개체가 되었습니다.


어라? 신체적으로 강한 자가 살아남는 거 아니었나요?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생물학자들에게 적자생존이란 살아남아 생존 가능한 후손을 남길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는데요, 그러고 보니 얼핏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가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라는 표현을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여튼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책에서 적자생존의 핵심 능력은 강한 신체가 아니라 다정함, 친화력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것이지요.




┃친화력 선택


1948년 러시아에서 벨라예프는 흥미로운 실험을 시작합니다. 여우를 번식시키는 실험인데요, 여우 개체군을 한 가지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누고, 나머지는 동일한 조건으로 사육했습니다. 그 기준은 바로 친화력이었습니다.


첫 그룹은 생후 7개월이 된 여우 중 사람이 다가갔을 때 다가오거나 겁먹지 않은 여우들끼리 번식시켰고, 다른 한 그룹은 무작위로 번식시켰습니다. 44년이 지난 뒤,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첫 그룹의 여우들은 공격성과 불안도가 낮아졌습니다. 친화력이 좋은 여우들이 된 건데요, 심지어 겉모습도 달라졌습니다. 꼬리가 짧아지고 동그랗게 말렸고, 여러 색의 얼룩이 섞인 털이 났습니다. 주둥이가 짧아지고 이도 작아졌으며 귀는 펄럭이게 변했습니다.


눈치채셨나요? 늑대가 개로 진화할 때와 똑같은 외형 변화가 일어난 겁니다! 친화력이 좋은 여우들은 해가 갈수록 짝짓기가 가능한 시기가 길어졌고, 사회화 기간이 확장되었습니다. 또 포식성과 방어적 호전성을 감소시키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 수치가 증가했고, 무엇보다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변화는 가축화되는 포유류 동물에게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짧게 줄여서 ‘가축화 징후’라고 한다고 합니다.




l 사람도 자기가축화한 종일까요?


자기가축화란 두려움과 공격성 같은 동물적 본성이 억제되고 친화력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즉 벨라예프의 여우 그리고 개는 자기가축화한 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벨라예프의 여우들은 벨라예프에 의해 인위적으로 자기가축화한 종이 되었습니다. 그럼 개는 인위적인 선택 없이 어떻게 자기가축화한 종이 되었을까요?


인간 집단의 규모가 커지면서 인간 집단 근처에는 음식물 쓰레기와 잘 소화된 똥이 넘쳐났다고 합니다. 늑대 중 공격성과 불안도가 낮은, 즉 비교적 친화력이 높은 늑대들은 인간 집단 근처에 다가와 음식물과 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들끼리 번식하게 되었을 겁니다. 그들은 점차 친화력이 높게 진화하였고, 끝내 인간과 협력적으로 의사소통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개로 진화하였을 겁니다.


그럼 지구에서 가장 번성한 종인 사람도 자기가축화한 종일까요? 책의 답은 ‘그렇다.’입니다. 사람은 자기가축화한 종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작은 두개골, 동안인 외모, 세로토닌의 분비 수치, 긴 번식 가능 시기, 매우 긴 사회화 기간, 뛰어난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과 포용력이 증거입니다.


특히 사람은 자기가축화한 포유류 중에서도 사회화 기간이 매우 긴 편입니다. 사람 아이의 뇌 크기는 성인 뇌의 4분이 1로 말도 못 하게 무력한 존재로 태어나는데요, 덕분에 사회화 기간이 늘어나 수많은 세대를 거치면서 쌓여온 지식을 물려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 아이가 이토록 무력하게 태어나지만 생존할 수 있는 이유는 포용력과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모의 포용력 속에서 안전하게 생존하고, 타인과 협력적 의사소통 속에 긴 사회화를 거쳐 적자생존 능력을 갖춘 종이 되었다고 합니다.




l 사람은 어떻게 자기가축화한 종이 되었을까?


벨라예프의 여우는 벨라예프의 인위적인 선택으로, 개는 인간 집단 근처의 풍부한 먹거리 때문에 자기가축화한 종으로 진화했습니다. 즉 친화력이 높은 개체끼리 번식함으로써 자기가축화한 종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떻게 자기가축화한 종으로 진화했을까요? 신이 친화력이 높은 사람끼리만 번식하게 했을까요?


수렵 채집 사회가 시작되면서 사람의 자기가축화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마침 그 시기에 사람은 극도의 자제력을 지닐 수 있었는데요, 즉 자기가축화가 시작되는 시기에 사람은 자신의 감정반응을 억제하고 신중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고 합니다.


수렵 채집 사회가 시작될 때 사람들은 미래를 내다보고 대비하기 위해 보험을 들기 시작했습니다. 보험이란 바로 ‘친구’였습니다. 사람들은 많은 식량을 얻어도 독차지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공평하게 분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포용하고 식량을 나누면서 친구가 되었고, 자신이 굶주리거나 다치거나 아플 때 친구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 이기적이고 욕심이 많은 사람은 친구가 되지 못하고 심지어 무리에서 쫓겨났을지 모릅니다.


이는 사회관계에 어마어마한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낯선 이방인이 더 이상 불안한 위협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두텁게 하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그 결과 사람은 10~15명의 작은 무리에서 100명이 넘는 큰 규모의 무리를 이루게 됩니다. 심지어 집단 내 타인이라는 새로운 관계가 싹트는데요. 예를 들어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나 같은 아이돌 팬클럽처럼 본 적도 없는 사람과도 같은 집단이란 정체성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누군가와 하나의 공동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함께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 집단의 혁신가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기술혁명이 일어났고, 사람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종이 되었습니다. 사람은 모르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살지만 그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독특한 종으로 진화함으로써 아주 강력한 적자생존 능력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친화력이 높은 사람들이 벌인 전쟁과 살육


아이러니합니다. 사람은 친화력이 높은 종으로 진화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사람은 뛰어난 협력적 의사소통력과 포용력을 지닌 종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그러나 전쟁, 폭력, 갈취, 노예, 살육 등 사람의 역사에는 친화력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이 존재합니다. 모르는 사람조차 적극적으로 도우려는 종이 서로를 괴롭히고 노예처럼 부려먹고 심지어 목숨까지 빼앗다니, 이 모순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책에서는 이 또한 자기가축화 가설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기가축화한 종은 포식성과 방어적 호전성을 감소시키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가 많아집니다. 세로토닌은 옥시토신 분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책에서는 옥시토신을 ‘엄마 곰 호르몬’이라고 부릅니다. 옥시토신은 엄마가 아기를 분만할 때 흘러넘치기도 하지만 누군가 자기 아기를 위협한다고 느낄 때 분노를 솟구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100명이 넘는 큰 규모의 무리를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일가친척이 아닌 집단 구성원들, 심지어는 집단 내 타인까지 같은 집단으로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즉 사람은 더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들을 강하게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생겨났습니다. 나아가 그들이 위협을 받을 때 사람은 잔인한 폭력까지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위협이 되는 다른 집단을 ‘사람도 아니다!’라고 여기고, 이 생각이 잔인한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사람이 다른 집단을 ‘사람도 아니다!’라고 여기는데 핵심 열쇠는 다른 집단이 먼저 우리를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보복성 비인간화라고 합니다. 위협은 복수를 낳고, 그 복수는 다시 복수를 낳는, 복수의 고리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보복성 비인간화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접촉’


보복성 비인간화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방법은 없을까요? 책에서는 갈등을 완화하려면 서로를 위협으로 느끼지 않도록, 불안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주 ‘접촉’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크리스마스 정전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금방 끝날 거라던 예측과 달리 전쟁은 고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끔찍한 참호전에 갇힌 장병들은 무의미한 희생만 늘어가는 전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었습니다. 치열했던 1914년에도 겨울이 찾아오고,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찾아왔습니다.


양측 장병들은 고작 몇십~몇백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대치하며 참호 속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을 불렀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아군 참호를 넘어 적군 참호까지 닿았고, 장병들은 적군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똑같은 사람임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한 독일 병사가 크리스마스트리를 들고 참호 밖으로 올라갔습니다. 평소라면 적군의 시야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자살행위였겠지만, 아무도 그를 쏘지 않았습니다.


이를 발단으로 양측의 장병들이 참호에서 나와 떨어졌던 몇십~몇백 미터의 사이를 채웠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마주 보고, 악수하고, 포옹하고, 크리스마스 선물도 나누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이를 지켜보던 장교들도 참호 밖으로 나와 신사적으로 조약을 맺고 당분간 교전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덕분에 그들 사이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던 시신도 제대로 수습할 수 있었습니다. 비로소 그들의 머릿속 얼굴도 모르는 비인간적인 짐승들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 얼굴이 있고, 표정이 있고, 감정이 있는 사람이 들어섰습니다.


이후 화가 난 높으신 분들이 시찰을 나왔습니다. 빨리 적군을 죽여 승리하지는 못할 망정 적군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받으며 정을 나누었다니요! 하지만 장병들은 서로 합을 짰고, 높으신 분들이 시찰을 나올 때마다 대치하여 서로 죽이는 척 연기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책에서는 서로 다른 집단 사람들과 자주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사회적 유대감이 더 많이 형성되며 타인이 지닌 생각에 대한 감수성도 전반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작가 선생님은 그에 대한 증거로 자신의 반려견 오래오와의 경험을 소개합니다.


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생각하고 사랑하고 아픔을 느낄 능력에 의심을 품지 않을 것이다. 개에게서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그 사랑이 다른 사랑만 못하다는 생각은 결코 들지 않을 것이다.

브라이언 헤어 · 버네사 우즈,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디플롯, 2020), 299


우리 종이 다른 사람 종들을 정복할 무기를 생각해 낸 이래로 우리는 지능을 과하게 강조해 왔다. 우리는 지능을 토대로 확고한 구분선을 긋고 동물에게도 사람에게도 잔인한 고통을 가해왔다. 나의 개 오레오는 모두가 저마다 특별한 자질과 재능이 있으며, 모두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들을 해결할 놀라운 능력을 갖고 이 세상에 태어났음을 내게 가르쳐주었다.

브라이언 헤어 · 버네사 우즈,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디플롯, 2020), 300




┃부자는 다정하다


휴… 책 소개를 드디어 마쳤습니다. 제 마음을 진하게 울린 책이라 소개하고 싶은 내용은 더 있습니다만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드렸습니다. 이 책을 온전히 소개하려면 내용뿐 아니라 책의 형식까지 전달해드려야 할 거 같으나 제 능력이 부족하여 포기하였습니다. 이 책은 학자 선생님들이 쓰셔서 그런지 문제, 기존 가설, 기존 가설의 한계, 새로운 가설(자기가축화 가설) 제안, 각종 근거 자료들이 밀도 있게 들어있습니다. 그 형식에 맡겨 책을 읽다 보니 종종 추리 소설을 읽는 거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부디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책을 읽고 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이고, 이미 너무 길어서 아마 들을 여유가 없으실 것도 같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자리해 주셔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차 한 잔 더 꺼내오겠습니다. 쪼르르르르륵. 제 생각은 무척 짧으니 편히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다가 문득 ‘부자는 다정하다.’는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모든 부자가 다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돈에 눈이 멀어 사람을 도구 취급하는 CEO들의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으니깐요. 하지만 로버트 기요사키 선생님의 책 『페이크』 에서 읽었던 내용이 떠올라 기억나는 대로 소개해보겠습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보호자가 아이를 데리고 치과에 갔습니다. 보호자는 평소 말괄량이인 아이에게 신신당부합니다. “치과 선생님은 수 년동안 공부하셔서 어렵게 의사가 된 대단하신 분이야. 그러니까 선생님 말 잘 듣고 선생님이 묻는 말에만 대답해. 그리고 아프더라도 가만히 있어야 해.”


부자 보호자가 아이를 데리고 치과에 갔습니다. 보호자는 아이에게 말합니다. “치과 선생님은 너를 돕기 위해 수 년동안 공부하셔서 의사가 되신 분이야. 궁금하거나 걱정되는 게 있다면 선생님께 물어보렴. 선생님이 너를 도와줄 거야.”


가난한 사람들은 각자도생 하며 살아갑니다. 피고용인이 되든, 가게를 차리든, 세상 앞에 홀로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들은 돈을 버는 것도, 돈을 모으는 것도, 돈을 유지하는 것도, 돈을 쓰는 것도 오로지 홀로 해내야 합니다. 다른 이에게 손을 벌리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특히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에게는 예를 더욱 갖춥니다.


부자들은 팀을 이루며 살아갑니다. 물론 부자들도 막연한 미래 앞에 홀로 책임지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부자들은 협력적 의사소통을 통해 창조적이고 생산적으로 살아갑니다. 그들은 모르면 전문가를 찾아가 질문하고 도움을 받습니다. 그들은 돈을 버는 전문가, 돈을 모으는 전문가, 돈을 유지하는 전문가, 돈을 쓰는 전문가와 팀을 이룹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받고, 그 이상 베풉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책은 ‘우리 종의 본질은 큰 규모의 집단 안에서 협력하며 살아갈 때 가장 창조적이고 생산적이란 점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부자들은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낯선 곳으로


우리 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큰 규모의 집단 안에서 협력하며 살아갈 때 가장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종이다. (중략)

건강한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려움 없이 서로를 만날 수 있고 무례하지 않게 반대 의견을 낼 수 있으며 자신과 하나도 닮지 않은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브라이언 헤어 · 버네사 우즈,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디플롯, 2020), 283-284


책의 눈으로 저의 인간관계를 돌아보니, 제 인간관계가 참 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저는 우물 안 개구리입니다. 제 주변에는 비슷한 가치관, 비슷한 직업, 비슷한 소득을 지닌 사람들뿐입니다. 낯선 곳을 가는 일은 제게 늘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일이었고, 저는 늘 익숙한 환경을 좋아했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며 다짐했습니다. 머리가 아닌 몸으로 살아보자고. 몸으로 부딪치고 느끼고 깨닫는 삶을 살아보자고. 몸으로 부딪치고 느끼고 깨닫는 삶을 살려면 낯선 곳으로 제 자신을 던져야 할 듯합니다. 지금의 삶에 갇혀 똑같은 하루를 반복한다면 결국 우물 안이겠지요.


그렇다면 평소라면 있지 않을 시간에, 있지 않을 장소에, 있지 않을 사람과, 만지지 않을 사물과, 하지 않을 무언가를 해보아야겠지요? 그런 점에서 올해는 꼭 낯선 일에 도전해야겠습니다. 첫 번째 도전은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며 생각했던 ‘무용’을 배워보는 일입니다. 당장 다음 주에는 학원을 찾아가 상담을 받아보고, 2월 한 달이라도 배워보겠다고 다짐합니다.


인생을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만, 생각처럼 어렵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낯선 곳으로 저의 몸을 내던질 용기만 있다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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