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라 쓰고 신용이라 읽는다

『부자의 그릇』

by 책뚫기

어서 오세요. 책을 읽고 인생을 바꾸는 ‘우물 밖 청개구리’ 우구리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부자의 그릇』입니다. 『부자의 그릇』은 사업이 망해 큰 빚을 지고 자포자기하고 있는 주인공이 정신 차리도록 촌철살인을 날리는 ‘조커’라는 노인의 조언이 담긴 책입니다. 팩트폭격 당하여 말문이 막히는 주인공이 안타까웠지만, 덕분에 돈에 대한 저의 오해를 바로 잡을 수 있어 대신 혼나주는 주인공이 고마웠습니다.


오늘은 『부자의 그릇』을 읽으며 ‘조커’가 전하고 싶었던 돈에 대한 오해, 그리고 돈에 지배되지 않기 위해 알아야 할 돈에 대한 바른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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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어떤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을 때 손님께서는 어떻게 하시나요? 함께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그 사람의 SNS 계정을 찾아가 그 사람의 흔적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지인들에게 그 사람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겠지요.


만약 그 사람이 돈을 어떻게 쓰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 사람이 한 달 동안 사용한 돈의 영수증이나 기록을 확인한다면 그 사람의 습관, 라이프스타일, 취미와 취향 등을 모두 알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저금을 많이 하는 사람은 자기 관리 능력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음반에 쓰는 돈의 비중이 높은 사람은 음악을 특히 좋아하며 취미생활을 중시한다고 볼 수 있다. 높은 수익을 얻는 사람은 오랫동안 실력을 갈고닦으며 열심히 노력해 왔다는 걸 알 수 있다. 반면, 겉으론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떠들면서 자신만을 위해 돈을 쓴다면, 그 사람의 말은 설득력을 잃을 것이다.

이즈미 마사토, 부자의 그릇, 김윤수 옮김, (다산북스, 2015), 219


조커는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합니다. 과연, 이래서 기업들이 앞다투어 사람들의 소비 정보를 확보하려고 애쓰는가 봅니다. 저의 카드 결제 내역은 단순한 숫자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험 삼아 저의 지난달 결제 내역을 살펴보았을 뿐인데, 지난달 저의 플래너(다이어리)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듯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을 때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어디에 돈을 가장 많이 쓰시나요?”

“어디에 자주 돈을 쓰시나요?”


no-revisions-FED9Pjg2DXA-unsplash.jpg 출처: Unsplash의No Revisions



l 돈이라 쓰고 신용이라 읽는다


아마 이 부분이 이 책의 가장 핵심인 듯합니다. 조커는 돈의 역사란 ‘신용의 역사’와 같다고 말합니다.


경제의 시작은 물물교환이었습니다. 오직 현물만이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제에 시간 개념이 들어서면서 돈이 탄생했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 당장은 물건이 없지만, 기일까지 원하는 걸 마련해 줄 테니 이걸로(약속 증표, 돈) 교환해 주시오. 기다려주는 만큼 더 얹어주겠소.’


시간 개념 이후에 지역 개념이 들어갔습니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언제 어디서든 교환할 수 있고 유통 비용이 낮은 ‘금화’가 발명되었습니다. 사실 ‘금화’는 먹을 수도 없고, 쓸모도 없는 물건이지만 ‘금화’에 ‘신용’이 붙으면서 엄청난 가치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경제 활동에서 약속을 지킨 사람은 점점 더 큰 거래가 가능해졌습니다. 즉 신용도가 움직일 수 있는 돈의 규모가 된 것입니다.



신용이 곧 돈이라는 증거는 빚과 투자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면 신용이 필요합니다. 은행이 사용하는 신용 판단 기준은 ‘보증인’과 ‘담보가치’입니다. 따라서 ‘보증인’과 ‘담보가치’가 탄탄할수록 신용이 높다고 볼 수 있으며, 더 많은 돈을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보증인’과 ‘담보가치’가 허술할수록 신용이 낮다고 볼 수 있으며, 더 적은 돈을 높은 금리로 빌릴 수 있습니다.


기업이 투자를 받으려면 신용이 필요합니다. 투자자들이 사용하는 신용 판단 기준은 기업의 지난 ‘경력’입니다. 경력이란 ‘기업이 과거에 어떻게 계획을 세워서 실행하여 결과를 내왔느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겠느냐’입니다. 따라서 기업이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성과를 내왔다면 신용이 높다고 볼 수 있으며, 많은 돈을 낮은 금리로 투자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업이 시대의 흐름을 잘 읽지 못하고 성과를 잘 내지 못한다면 신용이 낮다고 볼 수 있으며, 적은 돈을 높은 금리로 투자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신용도가 높으면 많은 돈을 낮은 금리로 운용할 수 있고, 신용도가 낮으면 적은 돈도 높은 금리로 운용할 수 있습니다. 즉 신용이 곧 돈이 되는 셈입니다.


조커가 덧붙이길 가혹하지만, 신뢰하는 사람과 신뢰받는 사람은 언제나 동일한 계층에 있다고 합니다. 같은 의미로 속이는 사람과 속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즉 신용도를 높이지 못하면 속고 속이는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또한 신용도란 지나온 ‘경력’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높일 수는 없습니다.


신용은 지난 행동들의 결과이고, 지난 행동은 하루하루 사고해 온 결과다. 요컨대, 하루하루의 사고가 행동을 만들고, 그 행동이 신용을 만들며, 그 신용이 결과적으로 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즈미 마사토, 부자의 그릇, 김윤수 옮김, (다산북스, 2015), 223


micheile-henderson-ZVprbBmT8QA-unsplash.jpg 출처: Unsplash의micheile henderson



l 빚은 결코 나쁜 게 아니다


‘신용 = 돈’을 깨달으면 ‘빚’ 또는 ‘부채’가 달리 보이기 시작합니다.


손님은 은행에 돈을 맡기시나요? 예·적금 상품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은행의 대표 상품입니다.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맡기고 은행은 사람들에게 약속된 금리의 이자를 지불합니다. 즉 은행은 사람들에게 수많은 빚을 지는 셈입니다. 따라서 정확히 표현하다면,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은행은 그 대가로 사람들에게 이자를 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엄청난 돈을 빌리는 은행은 어떻게 수익을 낼까요? 간단합니다. 사람들에게 빌린 돈을 다른 사람이나 기업에 더 비싼 금리로 돈을 빌려주면 됩니다. 즉 은행은 돈이 들어갔다 나가는 창구 역할일 뿐인데, 그 역할을 하며 엄청난 돈을 법니다.


그 정도 창구 역할이라면 저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왜 저는 안 될까요? 신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마음속에 ‘은행은 절대 사기를 치지 않는다’는 믿음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신용 = 돈’과 ‘빚’은 어떻게 연결될까요? 앞서 설명드렸듯 신용도가 높으면 더 많은 돈을 싸게(낮은 금리) 빌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신용도가 낮으면 적은 돈도 비싸게(높은 금리) 빌려야 합니다.


그렇다면 금리는 곧 비용이 됩니다. 신용도가 높으면 싼 비용으로 빚을 낼 수 있고, 신용도가 낮으면 비싼 비용으로 빚을 낼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1억 원을 연이자 300만 원에 빌린다고 상상해 보겠습니다. 이 사람은 매년 300만 원만 내면 1억을 갚지 않아도 됩니다. 마치 월세 25만 원에 방 하나를 사용하는 것처럼, 월세 25만 원만 내면 1억 원을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빚은 재료, 금리는 조달 비용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만약 매년 돈을 10%씩 불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5% 금리로 돈을 빌리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이는 엄청난 이야기입니다. 돈을 굴리는 수준이 대출 금리를 넘어서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는 뜻이니까요. 나아가 대출 이자를 잘 갚아가면 신용도가 올라가고, 점점 더 낮은 대출 금리로 돈을 빌려올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spacex-TV2gg2kZD1o-unsplash.jpg 출처: Unsplash의SpaceX



l 돈은 계속 소유할 수 없다


돈을 계속 주머니에 모아두기만 하면 그 돈은 그 가치를 잃습니다. 물가가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내일의 천 원은 오늘의 천 원보다 가치가 떨어집니다.


은행이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서 다시 다른 곳에 빌려주는 것처럼 돈은 흘러가야 합니다. 그러면서 은행의 신용도는 점차 높아지고, 따라서 은행이 다루는 돈의 규모가 커집니다.


전 세계에서 돌고 도는 돈은 ‘지금’이라는 순간에만 그 사람의 수중에 있는 거야. 원래 계속 소유할 수 없는 걸 소유하려 하니까 무리가 발생하는 거고. 그래서 돈을 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걸세. 부자들은 돈을 소유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일정한 규칙에 따라 사용하고 있어.

이즈미 마사토, 부자의 그릇, 김윤수 옮김, (다산북스, 2015), 107


조커가 묻습니다.


“부자가 생각하는 진짜 리스크는 뭐라고 보는가?”


조커는 부자가 생각하는 진짜 리스크는 ‘돈이 늘지 않는 거’라고 설명합니다.


즉 조커가 말하는 부자의 핵심 능력은 돈을 불리는 능력, 또는 점점 더 많은 돈이 자신을 통과하도록 만드는 능력인 듯합니다. 그렇기에 부자들은 돈을 반드시 누군가에게 맡기거나 빌려주거나 투자하려 든다고 합니다. 그때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관건이고, 그 안목이 곧 부자와 빈자를 가르는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marek-piwnicki-8bT5tqpEswM-unsplash.jpg 출처: Unsplash의Marek Piwnicki



l 처음에는 작게, 그리고 점점 크게


조커는 사람마다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다르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는 고정된 게 아니라 커질 수 있다고 덧붙입니다. 다만 돈을 다루는 능력은 실제 돈을 많이 다루는 경험을 통해서만 커진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작게, 그리고 점점 크게.’


저 또한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은 작게 주식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흘러들어온 돈을 기업들에게 빌려주고 있습니다. 조커에 따르면 어떤 기업을 선택하느냐가 관건이고, 제가 기업을 선택하는 안목이 좋아질수록 부자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점차 투자하는 금액을 늘릴 생각입니다. 그리고 저의 투자 수익률이 은행 대출 금리를 넘어서는 순간, 소액 대출도 받아서 투자를 해볼 생각입니다. 지금은 보잘것없는 수준이지만 ‘처음에는 작게, 그리고 점점 크게’ 해볼 생각입니다.


제가 제 나름의 투자 원칙을 발견하여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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