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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헌이 Jul 18. 2019

문장들 - 일상철학잡지 <뉴필로소퍼 5호>

유독 안 읽히는 5호였다. 권력이라는 주제가 철학, 인문학이 아닌 사회학의 의미로 다가와서 인가 싶다. 하지만 읽을수록 곱씹을 만한 글들이 많았다. 특히 김민섭의 글은 그의 책을 보고 싶게 만들었다(유명한 저자이지만 아직 안 읽었다. 부끄...)


특히 매 호마다 주제에 대한 단상을 적은 부분은 참 좋다. 맨 마지막의 책 소개도 항상 한두 권씩은 건질만하다.


푸코가 보기에 1757년과 1840년 사이에 일어난 일은 역사의 진보가 아니라 권력의 이동에 불과했다. 다시 말하면 직접적인 폭력으로 국민을 통치했던 왕의 절대권력이 '판옵티콘'으로 대표되는, 좀 더 은근한 형태의 권력으로 바뀌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마음대로 인간의 사지를 찢을 수 있었던 권력은 이제 대중의 마음을 조종해 순응하도록 만들 수 잇는 힘의 형태로 모습만 바꾼 것이다. 왕이 군중 앞에서 죄수의 신체를 망가뜨렸다면, '인간적인' 감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죄수의 '영혼'을 파괴했다.

_21쪽,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패트릭 스톡스, 디킨 대학교 철학과 교수



미디어 거물들이 사건이나 토픽을 선별적으로 보도해서 얻는 권력도 이런 종류에 해당할까요?

그렇죠. 정치란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고 이권이 발생하는 장인데, 대개의 사람들은 각자의 이권을 지키거나 증진시키려고 노력합니다. 만일 우리의 이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보의 흐름을 통제할수 있다면, 협박을 가하지 않고도 정보를 통제하는 또 다른 종류의 권력을 행사하는 셈이지요.

_100쪽, '권력의 세 가지 차원', 스티븐 룩스, 뉴욕 대학교 사회학 교수



"법은 멀고 OO은 가깝다"라는 문장에서 OO에는 흔히 '주먹'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사실 저기에는 '일상 권력'이라는 단어가 더욱 적합하다. 헌법이라는 최상위의 가치보다도 오히려 내 주변에 있는 규약이나 정관 한 줄이 더욱 무섭기 마련이고, 그것을 근거 삼아 일상을 통치하는 작은 권력자가 삶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_144쪽, '지금, 당신의 몸도 가해자일 수 있다', 김민섭, 사회문화평론가



<권력에 관한 생각>

- 거대 권력은 거의 언제나 거대한 악이다.  _레티샤 엘리자베스 랜던
-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  _유베날리스
인간의 본성을 알고 싶다면 그에게 권력을 주라.  _프랜시스 트리벨리언 밀러
- 권력을 남용하지 마라. 왕궁의 하인들을 올바르게 대하라. 태양 앞에서 정당하게 행동하라.  _길가메시 서사시
- 사람들이 권력에 주목한다는 사실이 바로 권력의 문제다.  _리다 그린
- 권력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다. 권력의 목표는 권력이다.  _조지 오웰
- 정치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_마오쩌둥
- 힘없는 삶은 아무것도 아니다.  _프리드리히 니체

_106, 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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