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리시를 논의할 때 중요한 것은, 반드시 책을 읽어야 하느냐, 영상을 봐도 되느냐가 아닙니다. 그 무엇을 하든, 이것들을 통해 타자의 세계에 대한 이해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죠. 타자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타자의 세계가 나의 세계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하죠. 그러지 않고 너무나 쉽게 타자의 삶에 대해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이건 너무 무례한 태도예요.
리터리시란 무엇일까. 단순히 ‘맥락 읽기’, ‘맥락 파악하기’라고 표현하기에는 저자들이 말하는 의미가 참 다양하다. 간단히 문해력부터 시작해 문장과 문장 사이의 의미를 파악하고 연결하는 능력, 거기에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의미가 넓혀지다니, 생각할수록 어려운 단어다.
글의 시대가 스러지고 영상의 시대가 펼쳐진다고 한다. 하지만 좋은 영상도 결국 좋은 대본(글)이 베이스가 되는 것이리라. 내용과 개념의 전달력은 아직 영상이 글보다 뒤진다. 우리가 영상과 글을 접할 때 마음가짐도 다르다. 이 다름에 의해 뇌는 변화하게 되고 결국 차차 세계는 영상에 맞춰 바뀔 것이다. 하지만 글이 주는 즐거움과 장점은 여전하다. 여태까지의 재미와, 앞으로 다가올 재미를 한데 그러모아 더 큰 재미로 뭉쳐보는 노력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