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쓰는 임주아와 책만드는 이승희 서신교환
친애하는 그대에게
<시쓰는 임주아와 책만드는 이승희 서신교환>
어젯밤 늦게 ‘01. 친애하는 그대에게’의 답신이 도착했습니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읽다가 마음이 울컥해져 혼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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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힘은 어쩌면 로또 당첨이나 내 집 마련과 같이 엄청난 행운과 기쁨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비롯한 누군가의 아픔과 시련 앞에서 자신의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고 마음과 용기를 내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여러 모로 어려운 때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때이니 그럴수록 내 손에 가진 것을 움켜쥐고 나부터 살아야 한다는 생각 보다는 이러한 때일 수록 함께 살아갈 방법에 대해 모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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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려운 일을 겪던 때와 겪은 후에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외부 활동을 하지 않은 것’과 관계성을 이야기했습니다. 다들 진심으로 저를 생각해 하는 말이었으나 저는 그 말이 몹시 불쾌했습니다. 그 말들은 잘못한 사람을 탓하기보다 저를 탓하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러한 일을 겪었던 것은 저의 탓도 저의 선생님의 탓도 아니었습니다. 그러한 일은 어느 누군에게도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고 겪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참고로 계약기간 만료에 대한 것을 말한 것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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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쓰는 임주아와 책만드는 이승희의 서신교환’은 바람직한 삶, 더 나은 삶에 대한 모색과 연대의 시작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지만 고추와 오이와 같은 식물들은 지지대를 세워 주어야만 합니다. 지지대라는 기반이 있어야 튼튼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제 몸이 버틸 수 없을 만큼 많거나 무거운 열매를 맺어 힘겨워 하지만 지지대라는 기반이 있으면 열매를 맺고도 쓰러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아직은 지지대가 필요한 우리는 서로 나약한 존재이나 서로의 지지대가 되어 나약해지지 않으려 합니다. 모든 것이 붕- 떠 있는 시대에 지푸라기나 실낱 같은 희망과 생각을 기록하여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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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또 무거워지고 길어져 버렸네요. 그래도 함께 하여 주시고 응원해주신다면 좋겠어요. 세상엔 다양한 빛깔의 사람과 이야기가 존재해야 하니 저의 무거움과 길어짐의 쓸모도 어딘가엔 요긴하게 쓰이리라 기대해주세요.
02. 우리 방식의 정돈- 시쓰는 임주아 편
https://brunch.co.kr/@zooalim/3
*시쓰는 임주아와 책만드는 이승희의 서신교환은
매주 일요일 오후 한 편씩 도착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