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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May 05. 2024

제목이 왜 '갓 구운 생각'이냐면요.

원래는 이 제목이 아니었어요.

매일 많은 생각을 하는데 그중 '이건 꼭 글로 써보고 싶다.'라는 순간이 제법 많더라고요. 어떤 날은 '진짜 글로 써봐야지', 그 다짐이 제법 단단해서 그날의 상황과 감정, 생각까지 어딘가에 적어두기도 합니다. 그런데 거기가 끝이에요. 뒤돌면 또 까먹고, 한참 지난 뒤 나중에서야 '아, 그래. 그런 날이 있었지.'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때 가서는 또 그날의 감정과 상황을 글로 쓰기가 애매해요. 이미 날 것의 감정과 그 순간을 기억하기엔 저는 또 다른 사람이 되어있거든요.


평소 '쓰나마나'라는 공간에서(제 또 다른 매거진입니다. 정기적 글쓰기는 아니지만요.) 이런저런 글을 써왔는데, 그냥 문득 '대화하듯 글을 써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갓 구운 생각'은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듯한 문체로 글을 쓸 거예요. 누군가는 이 글의 말투가 낯간지럽기도 하겠지만 이렇게 대화하듯 이야기를 쓰니까 저는 또 뭔가 새롭네요.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사연을 전하는 라디오 디제이가 된 것 같아요.


제목이 왜 '갓 구운 생각'이냐면요. 원래는 이 제목이 아니었어요. 뭔가 '제목을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을 하면 정말 생각이 안 나요. 생각이 안 나면 그나마 다행인데, 제 머리는 정말 딱딱하게 굳었는지 되게 식상한 제목만 생각나는 거예요. 생각일기, 이야기 통, 뭐 이런 형식적인 것들이요. 그때 그냥 옆에 놓여있던, 아직 열어보지 않은 새 책을 휘리릭 넘기는데 '갓 구운 빵이 맛있고, 어쩌고' 이런 이야기가 있는 거예요. 아, 내가 지금 만드려는 매거진도 갓 구운 빵처럼 갓 튀어나온 그런 이야기니까, '갓 구운 생각'으로 하자. 그래서 '갓 구운 생각'이 됐어요.


직접 그렸습니다. '갓 구운 빵'의 연기를 그렸더니 곰팡이 핀 빵 처럼 보여 연기는 지웠습니다.(웃음)


'갓 구운 생각'은 목차가 없어요. 정기연재 일자를 금요일로 찍었지만, 생각이 구워질 때마다 쓸 예정이라 1주일에 한 번 올라올지, 아니면 두 번 올라올지 모르겠습니다. '생각이 안 구워지면 안 써요?'라고 물으신다면 그건 또 아니에요. 올 1월 길을 걷다가 까마귀가 불닭 볶음면을 훔쳐 먹는 걸 본 적이 있는데요. 그때 정말 놀랍기도 하고. '짱구는 못 말려' 보면 짱구엄마가 까마귀 내쫓다가 되려 까마귀한테 쫓기잖아요. 사실 제가 까마귀를 본 적이 없어서 그 에피소드를 보면서 이해가 잘 안 됐는데 까마귀가 정말 엄청나게 크더라고요. 짱구엄마가 도망간 이유를 알 것 같았어요. 그런 이야기라도 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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