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먹고 싶어서요.”
요새 밥에 꽂혀있다. 모든 음식을 잘 먹지만 요즘은 밥이 좋다. 특히 비빔밥 류. 개편으로 화가 잔뜩 나있는 동료에게 불고기 비빔밥을 먹으러 가자했다. ‘왜 불고기 비빔밥이지?’라는 물음에 답은 간단했다.
“제가 먹고 싶어서요.”
잘게 썬 불고기와 숙주나물, 얇게 채 썬 당근도 있다. 당근은 아주 조금 볶은 느낌. 뻣뻣하지가 않다. 불고기 찔끔, 이런 느낌이 아니고, 옛다, 듬뿍 먹어라! 의 느낌이다. 고추장을 한 바퀴 돌리면 딱 좋다. 불고기 자체에 양념이 되어있어 간이 딱 맞다.
서비스로 나오는 국물부터 먹고 비빔밥을 한 입 퍼먹는다. 불고기도 나물도 밥도 많아서, 추접스럽게 먹지 않으려면 수저로 꼭꼭 눌러 먹어야 한다. 한 입 가득 먹고 심심하면 무생채도 한 입.
어느 조직을 가던 직급 매칭이 안 되는 사람이 있다. 너무 우수하지만 구조상 올라가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퇴마사처럼 모든 직원을 내쫓는 해괴한 능력이 있어도 윗 직급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다. 조직을 해부하고, 출혈까지 감수하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