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 『달려라 메로스』 / 달려라 메로스 (유숙자 옮김)
엄청나게 많은 쉼표 때문에, 나도 메로스와 함께 달려 숨이 차는 듯한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왜 남의 목숨을 자기 멋대로 걸고 가는지 화가 났는데, 둘의 우정은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은, 정말 약속을 지킬 것이란 굳건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네.
중간에 모두 잠시 위기를 겪긴 한다. 메로스는 달리는 걸 포기하고 자신의 목숨을 지키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고, 세리눈티우스는 메로스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단 생각에 잠시 믿음이 흔들린다. 하지만 결국 죽을 것을 알면서도 죽기 위해 달리는 메로스와, 끝까지 친구를 믿은 세리눈티우스는 극적으로 재회하게 된다.
”너희 바람은 이루어졌어. 너희는, 내 마음을 이겼어. 신뢰란, 결코 공허한 망상이 아니었어. (...)“ (p.262-263)
의심과 믿음, 약속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글이었다. 끝이 비극이 아니라 정말 다행이다. 믿음이 배신으로 돌아오는 건, 언제나 아픈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