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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youlovearchive Sep 11. 2023

잡동산이 다시 읽기

잡동산이챌린지 again - week 6 (230904~230910)


* 작성 글 내용은 인스타그램 @n0.date님의 활동지 제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글은 평어로 쓰였습니다.





Day 36 | 9/4


* 꼼꼼히 읽기:


| 快心(쾌심) : 만족하게 여기는 마음. 마음이 유쾌함.

  久安(구안) : 오래도록 평안함.


* 오늘의 문장: 인생사는 끝없이 변화하고 순환하여 잠시도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 현재의 환경과 처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미래를 보며 나아가라! (p.77)


* 한 걸음 더:


1. 지금의 나에게 정말 필요한 말을 담아 놓은 것 같아서 좋다 ㅎㅎ 일희일비하지 말 것. 쉬운 것 같은데 참 어려운 말이야 ㅠㅠ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고, 즐거움이 있으면 고통과 슬픔도 있을 수 있다는 것. 마음에 새겨 두고 지내야지.




Day 37 | 9/5


* 꼼꼼히 읽기:


| 비슷한 조건의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일상적 갈등 이 아니라 누가 봐도 다른 사람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가시화된 갈등, 사회적 통념이 감추고 있는 잠복된 갈등을 통해 인간 심연의 고독과 어둠을 불러낸다.


| 나무에서 떨어지는 감과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 즉 저항할 수 없는 시간이 가져다주는 불가항력을 드러내는 소설로 노년의 시간을 흥미롭게 펼쳐 보이는 작품이었어요.


| Q. 그동안 단편을 쓰시면서 주제나 인물, 사건은 어떻게 찾아나가셨어요?

A. 처음에는 ‘가장 말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부터 출발을 했는데요. 그게 ‘잘 모르겠다, 나는 모든 걸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불완전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그걸 드러내기에 적합한 인물들을 찾다 보니까 노인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게 된 것 같고요. 노인 분들을 보면 젊은이들보다 죽음을 인식하고 계신 것 같은 인상을 받을 때가 있거든요.


* 오늘의 문장: 노인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녀 곁으로 걸어가 옆에 앉았다. 라라가 그의 손을 잡았다. 자기 무릎 위로 그의 손을 끌어당겨 쓰다듬었다. 그녀의 손은 차가웠다. 그들은 한참 동안 입을 다문 채 멍하니 눈앞의 벽과 유리창을 보았다. 새벽하늘은 먹구름으로 어두웠다. 젖은 후박나무와 감나무가 보였다. 가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p.93)


* 한 걸음 더:


1. 우선 다시 읽으면서도 되게 사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노인이 자기 건물에 동거인이 차린 카페에도 편안하게 머무르지 못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얼굴만 몇 번 본 외국인 여자에게 주절주절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을 볼 때, 노인은 ‘초라한 화분의 난’처럼 현재 자신이 있을 곳을 잃어 혼란을 느끼고 사람들과 잘 섞이지 못하며 외로움을 느낀다고 생각했어. 가족 중 한 분을 병원 같은 곳에 모시고 가면 그렇게 주변에 앉은 분한테 자기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으셔서 솔직히 난감하고 죄송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친구들과 가족들이 모두 있는 고향을 떠나셔서 오신 거라 어쩌면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에 혼란스럽고 외로우셔서 그랬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이 글을 읽으면서 처음 해봤어.


  라라의 말투도 생각해 봤는데, 분명 악의는 없겠지만 나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되는 고집이나 확고한 편견 같은 게 말버릇이나 억양에 깊게 묻어 나오기 때문에 젊은 사람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단 생각이 들었어. ‘꼰대’라는 말을 아무 때나 쓰는 걸 싫어하는데 약간 꼰대 같은 말투라고 생각했거든... ㅎㅎ 이 부분도 되게 사실적이고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었어.


  시간이라는 불가항력 앞에선 돈도 큰 소용이 없는 것 같아. 돈이 외로움을 해결해 주는 건 아니니까. 그럼에도 오늘의 문장으로 뽑은 문장에서 두 노인이 곁에 앉아 손을 마주 잡고 비를 바라보며 서로에게 건네는 말 없는 위로가 왜인지 모르게 쓸쓸하고 아련하게 느껴지면서도 다정하게 느껴졌어. 둘이 엄청나게 불 같은 사랑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를 존중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이 정도는 되는 것 같아 보여서.


  점점 고령화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고, 노인처럼 점점 나이 들어가는 엄마, 아빠를 둔 입장에서 씁쓸한 맛이 남는 글이었어. ‘ㅇㅇ’ 혐오라는 말이 너무나 쉽게 사용되는 요즘, 조금 힘들더라도 마음의 여유를 두고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잃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 지하철에서 만난 무례한 노인을 보며 속으로 ‘적당히 하지’라고 욕한 적이 있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너무 쉽게 누군가를 비난하고 미워한 건 아닌지 뜨끔했고, 또 반성하게 되네. 조금 불편하게 느껴지는 요소도 있었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글이야.




Day 38 | 9/6


+ 추가로 같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글 두 개 공유할게.


하나는 시간강사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 4월 파업을 벌여 큰 성과를 낸 미국 럿거스 대학의 구성원들을 주간경향 송윤경 기자가 인터뷰한 기사야.



다른 하나는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라 주목을 받았던, <저주토끼>의 저자 정보라 작가님의 시간강사로서의 정체성과 연세대 상대 소송 이야기가 담긴 기사야.



* 꼼꼼히 읽기:


| 「대학이 해방구가 될 때」는 대학 강사가, 청소 노동자가, 학생이 사라진 대학이 곧 없어질 것이라 서슴없이 말하는 사람들에게 학내에 여전히 ‘우리’가 살아 있다고 소리 높여 말한다.


* 오늘의 문장: 개강 후에는 오며 가며 인사를 나누면서 누가 살아남았는지를 확인했다. 학기마다 누군가가 사라졌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사라진 사람에 대해 낮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그것도 잠시뿐, 그렇게 사라진 사람의 흔적은 더욱 희미해졌다. 누구든 다음 차례가 될 수 있었다. (p.100)


* 한 걸음 더:


1. 나에게 대학은 굉장히 즐겁고 행복한 기억을 많이 만들어준 공간이었어. 나는 전공을 무척 좋아했고, 대학원 진학까지 생각할 정도로 전공 공부를 열심히 했고, 그때 친구들과 수업 끝나고 따로 모여서 공부한 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을 했던 게 아직도 이어져서 과 친구들과 만나면 그런 이야기들을 종종 나누거든. 그래서 해방구까지는 아니어도 나에겐 대학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해볼 수 있는 자유의 공간이었어.


그런데 학교를 다닐 때 정규직 교수와 강사 간에 저렇게나 엄청난 간극이 있는 줄은 몰랐어. 강의 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렇게나 많은 노동들이 무급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니. ‘잔인한 공간’이란 말이 참 슬프게 느껴지네. 면담 시간에 한 교수님이 강사 교수님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하셨던 게 생각나서 더 씁쓸했어. 사실 강의력은 그 교수보다 강사 교수님이 훨씬 좋았는데.


글에 나온 대로 대학이라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데 학생과 교수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시는 수많은 비정규직과 하청 노동자들, 그리고 학교 상권의 많은 자영업자들이 포함되는 것처럼, 공간을 확장해 이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데도 눈에 잘 띄는 사람들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 최근에 ‘노동자의 작업복‘을 통해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을 들여다본 기사 시리즈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거든. 혹시 관심 있으면 아래 링크에서 읽어봐~! ㅎㅎ 모든 이들이 자신의 권리와 존엄을 지키며 살 수 있길 바라.





Day 39 | 9/7


* 꼼꼼히 읽기:


| 담담한 얼굴로 가만한 지옥에서 사는 일상을 들려주는 작가. 혼자임을 견딜 수 없지만 동시에 너무나 혼자 있음에 안도하는 사람. 우울과 비관으로 성실한 생활을 이어 가는 아이러니. 목적을 모른 채 털레털레 내딛는 걸음과 온힘을 다해 웃는 동시에 비어져 나오는 울음을 참는 표정.


* 오늘의 문장: 책은 지난 시절의 나에 대한 물증이 되는 듯하다. 책 속에 담긴 이야기와는 무관하게. (p.106)


* 한 걸음 더:


1. 지난번에 읽을 때와 다르게 오늘은 글을 읽으면서 뭔가 울컥한 기분이 들었어. ‘얼마나 더 지나야 끝이 난다는 것을 알 수 없어서 나는 그때 모든 게 무서웠다.’는 작가의 말이 너무나도 마음에 와닿았어. 가만한 지옥에 산다는 건, 너무 시끄러운 고독이라는 건 무엇일까. 이 글을 읽으며 아주 조금이나마 떠올릴 수 있었던 것 같아.


책을 읽으면서도 느끼는 거지만 문학이 사랑이라는 주제를 많이 다루는 건 결국 인간이 삶과 죽음 사이에 사랑이라는 것을 절대로 배제하고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인 것 같아.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미움을 이긴다고 믿는다. 결국에는 사랑이 이긴다.’는 아이유의 인터뷰가 인상 깊게 남더라고. 예전엔 불 같이 타오르는 감정만이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는데, 지금은 잔잔하고 고요한, 물결 같은 애정을 주고받을 때 더 행복하다고 느끼거든. 그래서 예전만큼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하진 못해도, 글쓴이의 말처럼 ’은은하게, 끈질기게‘ 무언가를 좋아할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기쁨이라는 걸 알아서, 그게 또 좋더라.


2. 최근에 제일 자주 꺼내봤던 책은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이랑 『아침의 피아노』야. 두 책 모두 마음이 힘들 때 꺼내 읽어. 특히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은 내가 타인의 고통과 슬픔에 무뎌진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한 번씩 꺼내 읽게 되더라고. 내가 아는 만큼만 공감할 수 있다는 한계를 나를 끊임없이 공부하게 만드는 것 같아.


별개로 단순히 재미있어서 여러 번 읽은 책은 『밤의 피크닉』과 『살인자들의 섬』! 앞으로 여러 번 읽게 될 책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랑 『굴뚝의 기사』가 될 것 같아 ㅎㅎ




Day 40 | 9/8


+ 나는 처음 읽을 때 이 기사랑 같이 읽었었거든! 링크 공유할게 ㅎㅎ


* 꼼꼼히 읽기:


| ‘나’는 사탄 내지 악마와 다름없다. 사탄이 주인공으로 분(扮)하는 시를 당대 프랑스 교양사회가 상상이나 했을까. 시를 읽다 보면 사탄과 ‘나’의 경계가 모호하다. 그러나 ‘나’는 죄에 빠진 악마일망정 죄에 몸부림치는 운명을 타고난 인간이다.


| 나는 내가 지옥에 있음을 믿는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랭보의 말)

  

| 나는 내가 아닌 또 하나의 사람이다. (랭보의 말)


* 오늘의 문장: 어느날 저녁, 나는 무릎에 아름다움을 앉혔다. —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녀는 맛이 썼다. — 그래서 욕설을 퍼부어 주었다. (p.109)


* 한 걸음 더: 아름다움을 마주했으나, 그 아름다움의 맛이 쓰다는 걸 깨닫고 욕설을 퍼부었다니… 다시 읽어도 감탄이 나오는 문장이야. 번역에 따라 좀 다르긴 하지만 ‘아름다운 것은 추한 것, 추한 것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했던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의 대사와는 또 다른 느낌이어서 기억에 남아.


사실 시는 다시 읽어도 넘 어렵고 이해가 잘 안 돼 ㅠㅠ 좀 더 시간이 지난 다음에 읽어봐야겠어 ㅎㅎ


랭보의 시만큼 삶도 굉장히 파격적이고 파란만장하더라고. 『악의 꽃』으로 유명한 보들레르와 랭보 모두 상징주의의 대표적 시인이라고 하네. 랭보의 시를 읽으면서 『악의 꽃』이 계속 생각났었는데 신기했어!


랭보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토탈 이클립스>나, 뮤지컬 <랭보> 본 사람 혹시 있어?? 뮤지컬의 경우 모든 넘버들이 랭보와 한때 그와 연인 베를렌의 실제 시를 바탕으로 쓰였다는 게 넘 멋지더라고 ㅎㅎ




Day 41 | 9/9


* 꼼꼼히 읽기:


|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관찰하고 상상하여 비정한 세상 속에서 가끔씩 생겨나는 공명의 순간을 주로 그린 그는 특정 계층이나 직업군이 사용하는 속어나 은어, 전문 용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더욱 생동감 있고 현실적이게 그려진 것은 작가 특유의 어휘 구사 능력 덕분이다. (…) 그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더욱 생동감 있고 현실적이게 그려진 것은 이처럼 엄청난 어휘 구사 능력이 작가 특유의 간결한 문체와 결합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 오늘의 문장: “(…) 제 일을 할 때 저는 누구의 인생도 다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제가 원하는 것, 할 수 있는 것을 취해 무대 위에서 재현합니다. (…)” (p.124)


* 한 걸음 더:


1. 오 헨리의 단편은 몇 편 읽어봤는데, 이 글은 처음 읽어봤어! 이 단편의 원제가 <The Duplicity of Hargraves>인데 다른 출판사에서는 <하그레이브스의 가면>, <하그레이브스의 멋진 연기>, <하그레이브스의 1인 2역> 등의 제목으로 번역되었더라. 난 개인적으로 민음사의 제목인 ‘기만극’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 ㅋㅋ 근데 넘 결말이 드러나는 제목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하그레이브스의 1인 2역>은 넘 심하다 ㅋㅋㅋㅋ


개인적으로는 반전이 있을 걸 알고 봤는데도 끝까지 결말을 예상하지 못했어서 엄청 재미있게 읽었어 ㅋㅋ


2.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가 완벽하게 텍스트 상의 그 인물과 동일한 인물이 될 순 없지만, 그래도 자신이 텍스트를 읽고 해석한 대로, 하그레이브스의 말 그대로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대로’ 캐릭터를 구현해서 그 인물이 되는 거니까, ‘누구의 인생도 다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라는 말이 너무 멋지게 느껴졌어! 그래서 오늘의 문장으로 골랐고 ㅎㅎ 그와 별개로 난 ‘전형적인 인물이지 특정한 개인이 아니다’라는 말에는 동의하기가 좀 어려웠어. 전형적인 인물이라면 만약 배우 a, b, c가 같은 S라는 역할을 맡았을 때 모두 비슷한 연기를 하겠지. 그런데 a, b, c 모두 자신이 텍스트를 보고 생각하고 해석한 인물의 특징이 있을 거고 그걸 연기로 보여주는 거니까 a, b, c가 연기하는 S는 모두 특정한 개인이 된다고 생각해! 탤벗 소령이 화난 이유도 이해되지만, 그리고 당연히 화날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지만, 하그레이브스의 행동이 나쁘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생각해. 하그레이브스가 연기한 역할은 탤벗 소령이라는 유일한 사람이 아니라 웹스터 칼훈 대령이라는 인물에 탤벗 소령의 특징을 담아내서 새로 만들어 낸 인물이니까.


3. 난 이 글의 제목처럼 진정한 하그레이브스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그건 자신의 이기심이고, 기만이라고 생각했어. 어쨌든 소령이 화가 많이 났고, 하그레이브스의 사과도 받고 싶어 하지 않았는데, 엉클 모스라는 인물로 분해서 연기를 하고 돈을 전달한 것 자체가 자기 마음이 편하고 싶어서 한 거라고 생각했거든. 내가 넘 꼬였나^^; 난 하그레이브스의 행동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두 사람을 속이고 돈을 준 건 진짜 그들을 걱정해서라기보다는 자기 마음이 편하고 싶었던 것 같아서 기만이라고 느껴졌어.




Day 42 | 9/10


* 꼼꼼히 읽기:


| 민음사는 『차라투스트라』를 인문서도 철학서도 아닌,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중의 하나로 내놓았다. 그리고 실제로 이 책은 문학작품, 그중에서도 시에 해당한다. 시의 화자는 방랑하며 노래하는 춤추는 시인이다. (…) 다른 말로 하면, 세계를 새로 세우고자 하는 의지와 힘을 가진 방랑 시인이 쓴 순례기인 것이다. (…) 『차라투스트라』는 무엇을 정의하거나 규정하거나 못 박지 않는다. 반대로 끊임없이 되풀이해서 말할 뿐이다. 『차라투스트라』가 운문적인 리듬을 갖게 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반복과 운맞춤을 사용한 언어유희 때문이며, 그럼으로써 그는 딱딱한 산문적 질서를 벗어나 춤추는 언어를 노래하는 시인이 되는 것이다.


* 오늘의 문장: “(…) 나는 그대의 경멸을 경멸한다. 그리고 그대는 내게 경고하면서 그대 자신에게는 왜 경고하지 않는가? (…) “ (p.133)


* 한 걸음 더:


1. 절대 내 의지로는 사거나 빌려 읽지 않을 것 같은 글인데 잡동산이에 실려 있어서 만나게 되었네 ㅋㅋ 사실 내가 걱정하고 겁먹었던 것보다는 의외로 글이 어렵지 않아 놀랐어. 그리고 생각해 보니 이 책이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왔다는 것도 놀라웠어. 인문서나 철학서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읽을 일 없겠다고 생각했었거든 ㅋㅋㅋ 원문의 운문적 리듬이 굉장히 궁금해지네. 같이 올려준 유튜브 링크는 천천히 보도록 할게~!


2. 장소도 그렇겠지만,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순간도, 그리고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사람도 스쳐 지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내가 사랑했던 과거의 모습에 얽매여 질질 끌고 가다간 더 큰 후회를 하게 되니까. 절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때로는 단호하게 끊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 스쳐 지나가지 못하고 미련을 두어 결말이 좋지 않았던 몇몇 인연이 생각나는 글이었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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