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0 읽고 쓰기 (대니얼 디포, 로빈슨 크루소)
어제에 이어서 <<로빈슨 크루소>> 265쪽부터 333쪽까지 읽었다. 홀로 20년을 넘게 무인도에서 살았던 로빈슨 크루소가 자신이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청년을 만난 후의 이야기가 굉장히 재미있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감동적이기도 했다. 다음은 오늘 제일 기억에 남았던 두 문장이다.
그에게 이런저런 지식을 가르치다 사실은 나 자신이 많은 사실들, 여태까지 내가 모르고 있었거나 충분히 생각해 보지 않았던 사실들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296쪽)
이제 나는 종종 예전에는 내게 일어날 수 있는 고통 중에서 가장 끔찍한 고통이라고 수도 없이 생각했던 사실, 즉 섬에 오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기뻐하게 되었다. (297쪽)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어떤 생각들을 끄집어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알고는 있었지만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혹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알고 있었던 것. 그래서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일은 참 즐겁고 나에게 힘이 된다. 미처 몰랐던 나를 타인을 통해 알게 된다는 건 살아가며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정말 배움의 길은 무궁무진해서 내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것을 알고 갈 수 없다는 게 아쉽기도 하지만 또 그때까지 얼마만큼을 알고 갈 수 있을까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게 재미있기도 하다.
가끔 과거의 최악의 선택이 현재에 와서 최선이 될 때도, 과거의 최선의 선택이 현재에 와서 최악이 될 때도 있다. 나만 해도 고등학교 때 너무나도 공부를 게을리해서 그 당시에는 내가 선택했음에도 최악의 상황으로 느껴진 재수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재수 생활이 내 인생의 첫 번째 전환점이 되었고, 지금의 대학교, 지금의 과에서, 지금의 멋진 친구들과 존경하는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나에게 재수를 결심했던 일은 최고의 선택이 된 셈이다.
생각의 전환은 그래서 마법 같은 일이다. 누군가에게는 반 컵의 물이 ‘물이 반 컵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또 어떤 누군가에게는 ‘물이 반 컵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고 마음먹느냐에 따라 내가 처한 상황을 극복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살면서 항상 좋은 일만 생기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도 잘 알기에, 언제나 내게 주어진 상황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