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청춘

2019.04.21 읽고 쓰기 (정은귀, 바람이 부는 시간)

by bookyoulovearchive


정은귀 선생님의 <<바람이 부는 시간>> 2부의 10월, 11월 글을 읽었다. '나의 가난은', '시인-되기' 두 글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마음이 조금은 더 풍성해진 기분이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온통 참으로 좋아 보이는 세상을 자연은 그렇게 잊지 않고 우리에게 선사한다. (131쪽, '나의 가난은')
청춘,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그 때는 알지 못하는 어떤 아련한 이름. (134쪽, '너의 가난은')
알고 있었으나 채 깨닫지 못했던 익숙한 것에 대한 새로운 감각. 시는 그렇게 익숙하고 무뎌진 감정들을 새로 확인하고 일깨우는 길, 익숙한 것의 재발견이요, 알던 느낌을 새롭게 하는 일, 깊은 생각과 관찰을 통해 우리의 가려진 눈을 환희 틔우는 언어, 그게 시의 힘이다. (143쪽, '시인-되기')




벌써 매일 30분 이상 글 읽기를 시작한 지도 세 달이 다 되어간다. 엄청난 변화랄 건 없었지만, 확실히 혼자서 무언가에 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시간을 두고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까 싶다. 글만 읽을 때는 이를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다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는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시간을 항상 가지고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큰 변화다.


꾸준히 글을 읽고, 생각을 하고, 또 글로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하루를 보내다 보니 하루, 한 주, 한 달의 시간의 흐름을 좀 더 깊이 관찰하게 되는 것 같다. 벌써 4월이 10일도 안 남은 이 시점에서, 추운 겨울에서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온 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봄이 언제쯤 올까 손꼽아 기다리던 것이 어제 같은데, 어느새 손꼽아 기다리던 벚꽃도 모두 지고 나무들은 온통 초록빛 아름다운 새 옷을 입었다. 예전에는 꽃이나 나무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봄을 알리며 차례로 찾아오는 꽃손님들을 기다리게 된다. 희고 고운 목련, 알록달록 개나리와 진달래, 아름다운 홍매화, 흩날리면 더욱 아름다운 벚꽃 등 정말 '조금만 눈을 돌리면 온통 참으로 좋아 보이는 세상을' 자연은 매해 잊지 않고 때를 맞춰 찾아와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이렇게 매해 찾아오는 아름다움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 단순히 봄뿐만 아니라 여름, 가을, 겨울 모두 각자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우리나라에서 사계절을 다 만날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행운이다. 그래서 이 아름다움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 늘 새로움을 느끼고 싶다. 당연하게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싶다.


저자가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그 때는 알지 못하는 어떤 아련한 이름'이라고 이름 붙인 청춘도 소중히 여기고 싶다. 나에게 오늘이 내가 살아갈 날의 가장 젊은 날임을, 그래서 지나간 후에 후회하지 않도록 오늘 최선을 다 할 것을 항상 기억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 나의 청춘을 조금 더 즐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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