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6 읽고 쓰기 (프란츠 카프카, 성)
프란츠 카프카의 <<성>>을 계속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알 수 없는 소설이다.
그는 두 손으로 프리다를 안고 있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으며, 그만큼 불안하기도 했다. 만일 프리다가 그를 떠난다면 그가 가진 모든 것이 그를 떠날 것 같았던 것이다. (81쪽)
그런 무지함은 단번에 고쳐질 수 없어요. 어쩌면 영영 고쳐질 수 없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내 말을 조금이라도 믿고 스스로의 무지함을 늘 염두에 두고 있으면 많이 나아질 거예요. (102쪽)
오늘 읽었던 문장들 중 가장 와 닿았던 두 문장을 뽑아보았다. 첫 번째 문장은 사실 많은 것들에 적용해볼 수 있는 이야기다. 가끔 너무나 행복해서 불안해질 때가 있다.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이 행복이 비누거품처럼 순식간에 사라지는 게 아닐까? 싶어 문득 불안해질 때 말이다. 그런 마음이 ‘그가 가진 모든 것이 그를 떠날 것 같았다’는 문장으로 표현된 것이 너무나도 적당했다. 하지만 어떤 것에 깊게 매달리고 몰두하다 보면 저절로 그것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너무 하나에 집중하고 시간을 쏟는 게 나쁘다는 말은 아니지만, 너무 과도한 애정이 때론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은 새겨 들어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
K가 묵는 여관의 여주인이 무지함에 대해 말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이 마을에는 외지인 K에게 마을이 어떤 곳인지, 성은 어떤 곳인지를 설명해주는 사람은 없고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K에게 경고를 할 뿐이다. 하지만 웃긴 것은 K도 그에 굴하지 않고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마을과 성을 알아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K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무지함을 늘 염두에 두라’는 여주인의 경고를 이해하면서도 결국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결과가 비록 나쁠 지라도 기꺼이 감당하겠다고 말한다. 이 마을과 성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모하게 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하는 K의 다음 이야기가 몹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