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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youlovearchive Feb 23. 2024

정용준, 고지연, 아빠는 일곱 살 때 안 힘들었어요?

난다 (240217~240217)



* 별점: 5.0

* 한줄평: 사랑을 듬뿍 ‘담은’ 따뜻한 이야기

* 키워드: 가족 | 겨울 | 밤 | 소원 | 꿈 | 해결사 | 기억 | 시간 | 비밀 | 괴물 | 주문 | 바다 | 사랑

* 추천: 아이와 함께 읽을 책을 찾는 사람, 따뜻하고 뭉클한 이야기로 힐링하고 싶은 사람


“좋아해!를 다섯 번 더하면 사랑하는 거예요.” (p.72)

| 첫 문장: 나나는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아 항상 늦잠을 자는 일곱 살 여자아이입니다. (p.9)


———······———······———


* 난다에서 출간된 정용준이 쓰고 고지연이 그린 동화 『아빠는 일곱 살 때 안 힘들었어요?』를 읽었어요. 사랑스러운 아이 나나의 탐험기이자 성장기를 담은 책이기도 하지만, 아빠의 마음속 깊은 곳 봉인해 두었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은 책이기도 해요.


* 책을 펼치면 ‘정담은에게’라는 문구가 보이는데요. 정용준 작가님의 첫째 딸 이름이라고 해요. ‘담은이를 보며, 생각하며, 상상하며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 작가님. 담은이를 향한 사랑이 눈에 보이는 듯한 책이었어요. 고지연 작가님의 그림이 나나의 세계로, 그리고 아빠의 세계로 생생하게 빠져들게 해 주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 나나와 아빠의 대화는 때론 아름답기도, 때론 슬프기도, 때론 포근하기도 해요. 어른에게 어른의 힘듦이 있듯 일곱 살에게도 일곱 살의 힘듦이 있는 거겠죠. 아빠가 나나의 힘듦을 모두 알지 못하고, 나나가 엄마와 아빠의 힘듦을 모두 알지 못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고 서로의 고민을 해결하고자 하는 그 마음이 너무 아름답고 소중해서 뭉클했어요.


* 여러분은 일곱 살 시절이 기억나시나요? 잘 기억이 나지 않아도 시간이 흘러 괜찮아진 일이 하나쯤은 있을 거예요. 만약 아이가 있으시다면 이 책을 함께 읽으며 대화를 나눠보시는 건 어떨까요. 마음속 깊은 곳 숨겨두었던 서로의 비밀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24/02/18]


———······———······———


| “나나야 그러면 사랑한다는 것은 뭐야?”

  나나는 손가락을 한 개씩 펴며 말했습니다.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나나는 다섯 손가락을 쫙 펴고 손을 번쩍 들었어요. 치즈가 멍! 하고 짖었습니다.

  “좋아해!를 다섯 번 더하면 사랑하는 거예요.” (p.72)


| “아빠는 상자에 어떤 나쁜 기억을 넣었어요? 기억나요?”

  “글쎄······”

  곰곰이 생각에 잠겼지만 아빠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나쁜 꿈을 꿨지만, 그것 때문에 일어나서 기분이 좋지 않지만, 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처럼 흐릿하기만 해요. 그리고 아빠는 생각했습니다. 나쁜 일을 상자에 넣고 바다에 던지는 것이 좋은 걸까? (p.81)


| “나나야. 전에 아빠에게 나쁜 기억을 상자에 넣어야 할지 말지 고민이 된다고 했지?”

  나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모든 기억은 소중해. 그러니까 바다에 집어넣지 마. 라라는 이마를 다쳤지만 언니하고 즐겁게 놀았던 좋은 기억으로 갖고 있을 거야. 그리고 아빠도 엄마도 때론 힘들어서 나쁜 말 하고 무섭게 대할 때 있지만 사실은 사랑하니까 그런 거야. 앞으로는 그런 일 없도록 노력할 테니까 아빠와 엄마를 계속 기억해줘.”

  사실 나나는 어떤 기억도 상자에 넣을 생각이 없었는데 아빠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나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빠의 머리를 꼭 껴안고 뽀뽀를 해줬어요. (p.12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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