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끄적임
생명에는 임계점이 있다
살얼음판 같던 허리에도 임계점이 있다
오른쪽 다리가 마비되고 수술을 했을 때
미련스레 통증을 참으며 병을 키웠던 나의 어머니 같은
나와 그런 여인들의 방
수술비 걱정 남편 걱정 편안히 지낼
자식 걱정에 고통이 마비된 늙은 아낙들이 바닥을 기어
집으로 떠나는 병실 창문에 서서
나의 온 신경은 분주히 돌아오지 않는
감각 곳곳을 찔러보고 있었다
만개한 벚꽃의 풍경 증축 공사 소음 창틈으로
벌레는 날아들었다 사라졌다 한참 만에 병실로 돌아온,
날개가 찢어져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데
유충의 꼴을 한 꼬리는 꿈틀거리고
멈추지 못한다 왜
멈추지 못하나 기구하기 짝이 없어
날개를 타고났다는 것은 금방이라도 꽃망울처럼
터질듯 통통한 유년의 꼬리를 가졌다는 것은
충분한 불행 머리와 몸통은
감각을 잃고 힘줄도 죽어버렸는데 끝까지 꿈틀거리는
징그러운 꼬리 퇴원하고도 두 달 나의 오른쪽
발은 아직 꽁꽁 얼어있다
5개월 전 퇴원 후 이걸 썼는데 5개월 지나 또 병원 신세다.
일단은 반깁스로 며칠을 지켜본다.
입원 수술일지, 깁스로 끝날지 알 수 없다.
휘고 부어오는 왼 손목을 오른 손으로 받쳐들고 대기 벤치에 앉아 있자니
TV를 열심히 보던 할머니들 시선이 다 나에게로 옮겨와있다.
X-ray를 찍고 나와도, 깁스를 하고 나와도 나만 쳐다본다.
당신들도 아프고 팔다리에 뭔가 하나씩 감고 있으면서 내 손목 안부를 한마디씩 던지고
당신들 깁스 시절 무용담을 서로의 얼굴 위에다 쏟아 놓는다.
이 젊은 것은 아프면서 아픈 내색 안 보이겠다는 오기와 똥고집으로 식은땀만
흘리고 있었던
오후 햇살 내다보이던 병원 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