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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현 Jul 12. 2019

내가 어떻게 해서 번 돈인데...


선물이 아니었다면 제가 제 돈으로 이런 천연 가죽 소재의 신발을 사서 신어 보는 일은 결단코 없었을 것입니다.

                          

 

결혼 선물로 받은 신발이니 10년은 족히 넘은 듯합니다.


중간에 큰 수술 까지 받아 바느질 자욱이 선명하네요.


이제는 그만 갖다 버리라는 와이프의 잔소리에도 꿋꿋이 버텨냈던 이 녀석과 오늘 헤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아침에 길을 걷다가 바닥이 너무 미끄럽다는 생각이 들어 바닥을 살펴보니, 바닥이 닳다 못해 아예 갈라져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마철에 양말이 축축해졌던 이유가 위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아래에 있었던 것입니다.


녀석도 이제 편히 쉴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도 재테크의 기본,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한 노력의 시작은 ‘아끼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뿌리 깊은 흙수저 마인드가 투자라는 행위에 있어서는 가끔씩 독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독하게 '안 먹고, 안 쓰며 아꼈던 돈'이 폭락장을 만나 하루만에도 수 십, 수 백만 원 씩 사라지기도 하고, 한 달만에 기 천만 원이 증발하는 일이라도 만나게 되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지경에 빠지게 되어 ‘근거 없는 손절매’ 같은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돈을 아꼈던 마음, 즉 돈을 사랑했던 마음이 너무나도 큰 나머지 그것을 잃는 것에 대한 공포도 그만큼 큰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긴 시간을 지나 깨닫게 된 것을 하나 말씀드리자면, ‘내가 아끼는 돈’과 ‘내가 투자하는 돈’은 ‘다른 돈’ 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아낀 돈’은 ‘확정된 수익’ 입니다.


그 금액이 아무리 보잘 것 없다 할지라도 그 누구도 부정하거나 빼앗아 갈 수 없는 ‘나의 돈’입니다.


하지만 ‘내가 투자한 돈’은 그것의 가치, 즉 주가가 하락했다 하더라도 ‘확정되지 않은 손실’일 뿐입니다.


그 금액이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언제든 다시 원래의 가치로 되돌아 올 수 있는 ‘가상의 돈’입니다.


기업의 내재가치, 즉 내 돈과 잠시 맞바꾼 기업이라는 자산의 실제 가치가 훼손된 경우가 아니라면, 투자를 하면서 ‘내가 어떻게 벌어서 아낀 귀한 돈인데...’ 하는 마음은 잠시 접어 두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잃지 않는 안전한 주식 투자> https://blog.naver.com/b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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