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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현 Jul 20. 2021

주식의 가치와 가격 (for 초보 투자자)


주식 투자는 기업의 일부를 사는 행위이고, 기업은 부동산 자산은 물론 현금과 채권, 달러, 또 다른 주식, 지적 재산권 등 다양한 실물 자산의 집합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일은 주식이 주가로 표시된 숫자가 아니라 실제로 실체가 있는 자산이자 생산 수단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자판기 사업을 생각하면 그 이해가 조금 더 쉬울 것 같습니다.


원가를 제외한 이익으로 매월 200만 원의 돈을 벌어들이는 음료수 자판기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자판기의 가격은 1,000만 원이고 장소 임대료와 관리비로 매월 10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면 이 자판기를 소유하는데는 얼마의 돈이 필요할까요?


아마도 이 자판기의 원래 주인은 자판기 가격인 1,000만 원 뿐만 아니라 매월 순수익으로 얻을 수 있는 100만 원을 고려해 이 자판기 사업의 가치를 산정하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가치를 2,000만 원으로 책정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거래되는 가격은 그 이하가 될 수도, 반대로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자판기의 원래 주인이 돈이 아주 급하게 필요해서 싼 가격에라도 하루 빨리 자판기를 매각하려고 한다면  가격은 낮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반대로 자판기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너도 나도 그 자판기를 노리고 있다면 자판기 사업의 가격은 원래 가치 보다 비싸게 거래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한 시간이 흘러 자판기가 낡고 오래되어 고장도 잦고 유동인구 까지 줄어 매출이 감소된다면 자판기의 가치는 물론 가격도 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주식 투자는 자판기 처럼 돈을 벌어들이는 생산 수단을 사서 그것의 가치가 올라 가격도 함께 올라 수익을 얻을 수도 있고, 그것의 가치 보다 싸게 사서 가격이 가치만큼 올랐을 때도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돈을 버는 능력이 점점 감소해 가치가 하락해 가는 회사를 그것의 가치보다 비싸게 산다면 주식 투자는 실패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주식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현재 가치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미래에 그 가치가 상승할 수 있을지를 가늠해낼 수 있는 통찰력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 투자자에게 있어 기업 분석력과 통찰력을 모두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임에 틀림 없습니다.


따라서 비교적 가능성이 큰,  둘 중 한 가지만이라도 해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바로 기업의 내재 가치보다 싸게 사는 일입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이미 언급했듯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측정해 내는 일은 전문 투자자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따라서 유일하게 남은 방법 하나는 '싸게 사는 것' 뿐입니다.


아주 다행히도 주가는 과거의 주가 흐름을 데이터로 기록해 투자자들이 낱낱이 파악할 수 있습니다.


1년, 52주를 기준으로 주가가 가장 높았던 가격과 낮았던 가격의 중간 가격 이하에 사기만 하더라도 싸게 살 가능성을 높일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치 투자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주가의 움직임을 직관적으로 알기 쉽게 그래프로 표현해 놓은 차트를 분석하는 행위를 못마땅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초보 투자자에게 있어 기업의 내재 가치 보다 싼 가격을 파악해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의 주가가 1년 중 싼 가격에 속하는지의 여부 정도는 차트를 통해 어렵지 않게 분간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더해 초보 투자자들이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뒤따라 주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나누어 사는 것입니다


주식을 최초로 매수한 가격은 주식을 싸게 샀는지에 대한 일종의 비교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더 싼 가격에 매수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가는 결국 회사의 내재 가치에 수렴한다고 하지만 그게 언제가 될는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심지어 그 날이 내가 죽고 난 다음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 아무리 정확한 기업 분석력을 갖추고 있다 한들 주식 투자에 성공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초보 투자자에게 있어 필요한 것은 확신이 아니라 끊임 없는 의심입니다.


하나의 회사에 한 번에 투자하는 것과 여러 회사에 여러 번에 걸쳐 투자하는 것은 확신 보다는 의심에 기반한 투자라 할 수 있습니다.


고수 투자자들은 투자하는 회사에 대해 믿음과 확신을 갖고 투자하라고 하지만 투자 능력이 부족한 초보 투자자라면 그 누구도 믿지 말아야 하며 심지어 스스로의 결정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의심을 품는 것이 합리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주가를 예측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지만

기업의 내재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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