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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현 Dec 21. 2018

낮은 변동성은 잦은 거래로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것은 단 한 번의 투자로는 큰 수익을 얻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변동성이 낮은 투자 대상으로 큰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큰돈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큰돈을 투자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도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대상에 적은 돈을 투자하는 것과 변동성이 작은 대상에 큰돈을 투자하는 것은 똑같이 위험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변동성이 낮은 투자 대상에 적은 돈을 투자하면서도 수익을 높이는 방법이 하나 더 남아 있다. 바로 거래의 횟수를 늘리는 방법이다.   

   한 번의 거래당 1% 정도의 시세 차익을 얻게 되더라도 10번을 거래한다면 10%의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도박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변동성이 ‘올 or 낫씽’ 일만큼 크다는 것 외에도 그 배팅 횟수가 엄청나게 잦다는 것에도 있다. 바카라 게임의 경우 한 번의 게임에 소요되는 시간이 3~5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돈을 보다 빠르게 잃고 싶다면 이런 게임을 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변동성이 작은 달러 투자에서도 큰 자본을 투여하지 않고도 거래 횟수를 늘리는 것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 번의 거래에서는 단 1만 원, 단 10만 원의 수익도 귀하게 여겼고, 잃지 않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작은 변동성에서도 끊임없이 등락을 거듭하는 달러 환율 덕에 수익은 계속해서 늘어갔다. 이는 내가 카지노에서 최소 배팅액으로 게임을 했던 것과 똑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손실폭은 제한적이었고 수익폭 역시 크지 않았지만 ‘잃지 않아야 한다.’는 투자 원칙과 ‘아무리 적은 수익이라도 손실보다는 낫다.’는 투자 철학을 지킬 수 있었다.   

  

   “1억 원을 투자해 천만 원의 수익을 얻는 것과 천만 원을 투자해 백만 원의 수익을 얻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가치가 있을까?”   

  

   당연히 전자의 경우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정답은 ‘모른다.’이다. 왜냐하면 이 질문에는 ‘투자 기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10년간 투자한 결과이고 후자의 경우에는 1년 동안 투자한 결과라는 전제를 한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지게 된다. 전자의 경우에는 년간 1%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이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년 10%의 수익률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변동성이 낮은 대상에 투자함에 있어 잦은 거래를 한다는 것은 큰 수익률을 기대할 필요가 없다. 낮은 수익률도 그것들이 모이다 보면 높은 수익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 달러 투자 사례로 다시 설명해 보면 그 이해가 더욱 쉬울 것이다. 천만 원을 투자한 달러를 단 몇 분 만에 3만 원 정도의 작은 시세 차익을 얻고 매도를 한 적이 있었다. 수익률로 따져 보면 0.3% 정도이니 주식 거래의 거래세 수준밖에 안 되는 미천한 수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환율은 다시 하락했고 나는 다시 같은 금액을 매수했다. 곧 또다시 환율이 상승했고 나는 또다시 매도했다. 운 좋게도 하루 동안 총 5번 정도를 이런 식으로 거래를 하자 하루 수익은 15만 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투자원금 천만 원에 비하면 여전히 투자 수익률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 이것은 1년 동안의 수익이 아닌 단 하루 동안의 수익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를 연간 수익률로 환산해 보면 무려 540%의 수익률이라는 얘기가 된다. 좀 더 쉽게 표현해 보자면 단 하루 동안만 예금할 수 있는 년 이율 540%의 정기 예금 특판 상품에 가입한 것과 같은 결과라는 것이다. 이는 복리의 개념을 제외한 수익률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실로 어마어마한 수익률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달러 투자에서 얻은 교훈을 주식 투자에서도 고스란히 활용했다. 잘 고르고 골라 달러와도 같이 믿을만한 주식이라면 가격이 하락하면 ‘저가 매수의 좋은 기회’로 삼으면 될 것이고, 단 1%라도 수익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빠르게 실현하면 할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단타 트레이더들은 변동성이 큰 소형 주식을 활용하지만 나는 정 반대로 안정적이고 굼뜨게 움직이는 대형주를 대상으로 작은 수익률로 잦고 빠른 수익을 추구했다. 나의 관점에서 ‘단타 매매는 위험하고 장기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는 변동성이 크고 투자 가치가 낮은 주식에나 해당되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나는 단타 매매를 하지 못한다는 부분이다. 내가 고르는 주식들은 분초를 다투어 단타 매매를 할 만큼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며, 경제적 자유와 삶의 여유를 지향하는 나에게 HTS를 하루 종일 쳐다보고 있는 것은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저 하루에 두어 번 정도 확인해 보고 수익이 발생했다면 빠르게 수익실현을 하는 것이 내가 말하는 단기 투자의 수준이다.  

   나는 확신에 찬 가치주를 발굴한 경우, 같은 종목을 해당 종목의 30%~50% 정도는 장기 투자를 통해 더 큰 수익을 추구하고 나머지 50~70% 정도는 단기 투자를 통해 잦고 빠른 수익을 추구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가치 투자 방식에 위배된다 할지라도 감옥에 가는 것은 아니다. 투자와 투기를 ‘투자 기간’의 ‘길고 짧음’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금융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오해에 불과하다. 돈을 벌기 위한 투자 행위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유일한 한 가지는 ‘수익’ 일뿐이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단타 매매’를 원한다. 빠른 시간 안에 수익을 얻는 것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 리 만무하다. 하지만 실제 주식 시장에는 오히려 ‘장기 투자’를 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이른바 ‘물렸다.’라고 표현하는 이 ‘강제적 장기 투자’는 주가의 하락으로 차익 실현을 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보유하게 된 주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람직한 장기 투자는 계속해서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을 보유하는 경우에나 해당하는 것이지 계속해서 주가가 하락하는 망해가는 회사의 종목을 오래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언젠가는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 믿고 1년, 2년 기다리다 보면 ‘상장 폐지’ 같은 극한의 상황을 만나게 될 수도 있고, 운 좋게 본전에 도달한다 할지라도 ‘기회비용’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손실을 얻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어떤 주식 고수라 하더라도 금융위기나 거시 경제의 침체와 같은 대세적인 시장 하락은 막을 수 없기에 ‘주가 하락에 따른 위험’은 항상 존재하며, 그 누구라도 ‘강제적 장기 투자’를 피할 수는 없다. 매달 천만 원의 수익을 1년 동안 꾸준하게 얻게 되더라도 단 하루 만에도 ‘0’이 될 수 있는 것이 투자의 세계다. 100번의 성공도 단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강제적 장기 투자에 대한 플랜을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분산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현금 보유 비중을 고려해야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카지노에서 돈을 잃는 것은 여러 번의 성공 끝에 오는 단 몇 번의 실패 때문이다. 만약 처음부터 계속 실패만 있었더라면 큰돈을 잃게 되는 일 역시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작은 수익을 노리는 이유는 큰 수익이 싫어서가 아니라 큰 손실을 피하기 위함이다.   

   큰 수익을 원한다면 큰 손실을 각오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돈이 되는 Q&A>  

 
Q 1 : 변동성이 낮은 주식이라도 주가가 계속 하락하기만 한다면 결국 투자한 돈을 날리는 위험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지 않나요?  


 A : 주가의 변동성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인지라 분할매매를 전제로 하여야 합니다. 전량 매수, 전량 매도를 하지 않는 것이 주가의 변동성을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또한 성장성을 가진 회사의 주가는 변동성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회사의 가치와 비례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가는 주인과 함께 산책을 나온 강아지이며, 결국에는 주인과 함께 집으로 간다.’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주인은 회사의 가치를 의미합니다. 산책을 나온 강아지는 항상 앞으로만 나아가는 주인과는 달리 뒤로도 가고 옆으로도 가고 먼 곳으로 사라져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녁이 되면 결국 주인과 함께 집으로 가게 됩니다. 주가 역시 미친 강아지처럼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결국은 회사의 가치에 수렴될 수밖에 없습니다.  

 


Q 2 : 저도 낮은 변동성을 지닌 주식에 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이 배당률도 좋고 일정한 주가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것을 보고 매수했는데 현재 손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은행이 가치주라고 생각하고 배당도 있으니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기업은행 같은 가치와 변동성을 지닌 또 다른 종목을 추천해 주실 수 없을까요?  

   

 A : 저는 종목을 추천할만한 능력은 안되는지라 배팅 방식 좀 더 주식투자스럽게 표현한다면 매매기법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헷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좋은 매매 기법도 올바른 투자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가치주 투자보다 좋은 수익을 가져다줄 수는 없기 때문에 주식 투자에 대한 연구와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제가 투자 중인 종목들은 퀀트의 개념에 기반한, 좀 더 자세하게 말씀드리자면 PER, PBR, ROE, 배당률, 영업이익 및 매출액 증감률 등을 고려해 선별한 당연한 종목들뿐입니다.  

   당연한 주식들은 당연한 수준의 손익만 가져다 주지만 여기에 수익률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매매기법이 수반되면 결과 역시 달라지게 됩니다.  

   같은 종목을 관심종목에 두고 있는 같은 자본을 가진 투자가라고 해서 수익률까지 같을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제가 같은 테이블에서 같은 결과에 배팅하면서도 다른 결과를 얻는 노름꾼들을 보며 체득한 기술입니다.  

   참고로 말씀하셨던 기업은행은 당연하게도 저 역시 작년에도 보유했었고 지금도 보유 중입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부분은 저에게 기업은행의 종목별 수익률은 투자기간 1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소폭이나마 플러스 상태라는 점입니다.

     


<잃지 않는 안전한 주식 투자>  https://blog.naver.com/b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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