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따릉이 좀 고쳐주세요!
요즘 서울 길거리에서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 풍경이 있다.
자탄풍, 자전거 탄 풍경이다. 많은 서울시민들이 디스플레이가 달린 낯선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이 자전거의 이름은 '따릉이', 무려 서울 곳곳에서 자전거를 무인 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누가 서울시에서 이렇게 훌륭한 서비스를 기획할 거라 예상했을까?
뿐만 아니라 공공서비스답지 않은 앙증맞은 네이밍이 나를 유혹했다.
한번 타볼까?
하지만 처음 따릉이를 대여하러 갔을 때 짜증이 엄습했다. 회원가입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
성인/미성년자 여부
회원 약관 동의
휴대폰 인증
개인정보 입력(입력할 것도 많다..)
하.. 벌써 지친다...
사실 받아야 하는 정보가 많다면 그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처음 이용하는 유저들에게 회원가입은 첫인상이나 다름없다. 최소한 모바일에 적합한 UI 구성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게 옳지 않았을까?
어쨌든 회원가입은 끝났다. 그런데 로그인을 하자마자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대체 왜 첫화면 GNB에 뒤로가기 버튼이 달려있는 걸까? 응...? 넌 뭐니?
정말 황당했지만 일단은 자전거를 대여하는 게 주목적이니 대여하기 버튼을 찾아보았다. 가장 중요한 과업인 대여하기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최소한 버튼의 색이나 위치를 적당한데 두어 찾기 쉽게 만들었어야 한다고 생각(아니 사실 확신)한다.
이런 식으로 첫화면을 만들 거면 이동수단 대여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 카쉐어링 서비스를 조금이라도 참고해봤으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 화면은 대여 및 반납 시 확인하게 되는 화면이다. (사실 다른 곳에 반납하고 싶을 때 자주 이용할 기능인 듯)
해당 거치소를 선택하면 얼마나 자리가 남아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거치율을 %와 색으로 구분하는 방식이 직관적이지 않다.
그냥 거치대가 몇 개 남았는지 바로 숫자로 알려주면 안되나요? 그리고 이용자의 위치를 중심으로 거치소를 보여주면 얼마나 좋을까...(사실 그렇게 의도한 듯한데 개발 시 문제가 있었는지 부정확한 위치가 나온다)
사실 제일 경악한건 메뉴(햄버거) 버튼을 눌렀을 때다.
대체 이게 뭐지? 마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현기증을 느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메뉴의 iA를 정리해보았다.
자전거 빌리는데 이 많은 건 대체 뭣이여.... 공식 홈페이지가 이런 구조로 되어있다면 이해한다.
하지만 넌 모바일 앱이잖아.. 단지 나는 따릉이를 대여/반납만 잘하면 된다고... 이 앱을 제작한 사람은 무엇이 중요한지 알긴 아는 걸까? 영화 속 대사를 날려주고 싶다.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이외에도 이용권 구매와 관련한 불편 등 다양한 문제점이 존재했다. 일일이 집고 가자면 이 어플리케이션의 모든 것을 까야(?) 속이 시원해질 것 같다.
위에서 열심히 따릉이 어플리케이션을 까고 또 깠지만, 확실한 건 정책 자체라던가 자전거와 거치대의 하드웨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아! 딱하나 있다면 비가 오면 얘들은 어쩌나..?
지금처럼 더운 여름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는 일은 너무나 좋은 경험이었다. 1000원으로 이렇게까지 행복해질 수 있다니...!
이 좋은 기분을 어플리케이션에서도 느낄 수 있다면 더욱 즐거울 것 같다.
마무리하자면...
요즘 스마트폰으로 못하는 게 없다. 정부기관도 이런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어쨌든 스마트폰으로 대부분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건 편리한 일이다. 하지만 있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다. 때때로는 직접 찾아가 해결하는 게 편리하다 싶을 정도로 엉망인 서비스가 많기 때문이다. 획기적인 정책도 좋지만 그 이전에 국민들의 편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부디 앞으로는 기존의 서비스들도 UX를 고려해 보완해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