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밤에 내쉬는 숨들이 얼마나 축축한지
뿔이 얼마나 자라났는지
우리는 서로에게 수평을 재며
매일매일 견디는 사람
하기정, 「저울」
밤은 언제나 무거웠다. 이 무게가 공기의 탓인지, 마음의 탓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하루를 마친 후, 조용히 생각에 잠기면 나는 나도 모르게 누군가와 나를 견주고 있었다.
무엇을 얻었는지, 얼마나 이뤘는지, 얼마나 행복한지를 반복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저울 위에서 나 자신을 계속 달아보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두 개의 저울이 있다고 한다. 남에게 줄 때 쓰는 저울과, 남에게 받을 때 쓰는 저울.
이 거울은 서로 눈금은 서로 다르고, 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나는 많이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돌아올 때는 괜히 적게 받은 듯 느껴진다. 그 순간부터 ‘비교’가 시작된다.
저울의 본디 쓰임은 무게를 재어 균형을 잡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턴가 그 저울로 사람을 재고, 관계를 재고, 자신을 재기 시작했다. 그 위에서 출렁거리는 마음의 한쪽 끝이 천천히 기운다. 남보다 가벼워 보이면 불안하고, 무거워 보이면 또 미안하다. 이토록 무게에 집착하면서 우리는 매일의 평형을 잃어버린다.
누구도 태양과 달을 비교하지 않는다.
태양은 낮의 시간을, 달은 어둠의 시간을 밝히며 저마다의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다. 그 둘이 동시에 떠 있을 필요도, 한쪽이 더 찬란할 이유도 없듯이 우리의 삶도 그와 같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을 때 비로소 자신만의 빛을 낼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 내 마음의 저울을 조용히 눕혀본다. 기준을 바꾸고, 눈금을 지우며, 오직 하나의 무게만 남겨둔다.
그것은 비교가 아닌 ‘존재의 무게’가 되어준다.
그 무게로 하루를 재어보면, 생각보다 세상은 덜 복잡하고, 삶은 조금 더 단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