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그리고 1년 후..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봤다.
[알림] 당신을 태그 했습니다.
인스타그램.
박재민 전 팀장?
뭐지?
클릭했다.
"1년 전 오늘, 제 인생 최악의 날이었습니다."
사진: 박스 들고나가는 뒷모습.
"성과 가로채기로 해고당했습니다."
"당연한 벌이었습니다."
"그리고... 김지영 차장님, 감사합니다."
뭐?????
"덕분에 정신 차렸습니다.
지금은 작은 스타트업에서 평사원으로 일합니다.
매일 새벽 6시 출근, 퇴근은 7시.
야근 없음.
워라밸 최고."
"그리고 오늘 첫 월급으로 아내한테 꽃 샀습니다.
결혼 15년 만에 처음."
사진: 장미 꽃다발.
"P.S. 김 차장님, 제가 혼낸 직원들한테 한 명씩 사과 중입니다.
정수연님, 이성민님, 강혜진님... 정말 죄송했습니다."
댓글:
정수연: 오빠... 진짜 반성했네 ㅋㅋㅋ
이성민: 인정!
강혜진: 꽃은 아내분께만 사지 말고 우리한테도 ㅋㅋ
피식 웃음이 났다.
엘리베이터에서 신입사원이.
"차장님! 어제 넷플릭스 봤어요?"
"응? 뭔데?"
"'성과 도둑을 잡아라' 다큐 나왔어요! 차장님 이야기!"
"뭐?!"
"대박이에요! 지금 넷플릭스 TOP 10 2위!"
"차장님! 넷플릭스 봤어요?"
"인터뷰 언제 하신 거예요?"
"와 진짜 영화 같던데요!"
김사원이 노트북을 들고 왔다.
"차장님 보세요! 댓글 난리 났어요!"
넷플릭스 댓글:
"ㅋㅋㅋ박팀장 35억 가로챈 거 개웃김"
"김지영 차장 진짜 멋있다"
"우리 회사에도 좀 와주세요"
"신입 김사원 귀여워 ㅋㅋ 떨면서 증언하는 거"
"70% vs 20% 그 문서 ㄹㅇ 레전드"
밥 먹는데 사람들이 째려봤다.
"저 사람이..."
"넷플릭스 그 사람?"
"사진 찍어도 돼요?"
"아... 네..."
어색하게 웃으며 사진 찍었다.
옆 테이블 신입사원들 대화.
"나도 우리 팀장 고발할까?"
"왜? 뭐 했는데?"
"매일 내 아이디어를 자기 거라고..."
"오! 증거 모아! 김지영 차장님한테 가!"
피식.
"차장님, 손님이..."
들어온 사람.
조현우 전 팀장.
35억 가로챈 그 사람.
"...김 차장."
"무슨 일이세요?"
봉투를 내밀었다.
"이게 뭔데요?"
"커피값. 5만원."
"네?"
"넷플릭스 보고 반성했어요.
그래서 피해자들한테 커피 쏘기로 했어요.
8명이니까 40만원."
"...커피로 해결돼요?"
"안 되죠. 근데 제가 지금 백수라 돈이 없어요."
"..."
"그래도 뭐라도 하고 싶어서요. 일단 커피부터."
헛웃음이 났다.
"알겠어요. 받을게요."
"그리고 이거."
또 다른 봉투.
"이건?"
"구직 추천서 부탁해요."
"네??"
"면접 볼 때마다 '성과 가로채기로 해고' 이력 때문에 떨어져요. 그래서..."
"제가 왜 추천서를..."
"차장님이 추천하면 믿어주잖아요! '이 사람 반성했어요'라고!"
기가 막혔다.
"... 생각해 볼게요."
"감사합니다! 차장님 최고!"
나가면서 박수까지 쳤다.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민준이가 태블릿을 들고 왔다.
"엄마! 유튜브에 엄마 나왔어!"
"뭐?"
"직장인 필수 시청! 성과 도둑 잡는 법 - 김지영 차장 케이스 분석"
조회수: 237만.
댓글:
"ㅋㅋㅋ진짜 시원하다"
"우리 팀장도 좀 혼내주세요"
"증거 모으는 법 메모했습니다"
"김사원 팬클럽 만들어요"
"엄마 유명해졌네!"
"...그러게."
정수연: 야 박재민 인스타 봤어? ㅋㅋㅋ
이성민: 꽃 사는 거 개웃김 ㅋㅋ
강혜진: 15년 만에 처음이래 ㅋㅋㅋㅋ
김사원: 저 넷플릭스에서 귀엽다는 댓글 받았어요!
나: 조현우가 나한테 추천서 써달래요.
정수연: 뭐?? ㅋㅋㅋㅋㅋ
이성민: 배째라 그래 ㅋㅋ
나: 근데 커피값은 받았어요. 5만원.
강혜진: 35억 가로채 놓고 커피 5만원 ㅋㅋㅋ
정수연: 양심 회로 장착했네 ㅋㅋ
정수연 선배랑 만났다.
"야, 너 진짜 대박났다."
"부끄러워요."
"근데 솔직히 시원하지 않아?"
"뭐가요?"
"1년 전에 우리 울면서 '어떡하지' 그랬잖아. 근데 지금은?"
웃었다.
"개시원해요."
"그렇지! 나도 너 보면서 대리만족 ㅋㅋ"
"선배는 요즘 어때요?"
"나? 나도 새 회사에서 잘 다녀. 근데 거기도 성과 도둑 있더라."
"진짜요?"
"응. 근데 내가 뭐라고 했게?"
"뭐라고요?"
"'김지영 차장 아세요? 제 친구인데 전화 한 통이면 됩니다' ㅋㅋㅋ"
"선배!!"
"진짜야! 그랬더니 바로 정신 차리더라 ㅋㅋ"
"차장님! 큰일 났어요!"
"뭔데?"
"타사 5곳에서 윤리경영 시스템 도입 문의 들어왔어요!"
"진짜?"
"네! 삼성, LG, 현대..."
"헐..."
"우리 시스템 팔면 대박 아니에요?"
생각해 봤다.
"팔지 말고... 공유해요."
"네??"
"무료로. 누구나 쓸 수 있게."
"와... 차장님 멋있어요."
낯선 여성이 다가왔다.
"차장님... 저도 당했어요."
"어떻게?"
"2년간 프로젝트 10개를 팀장이..."
명함 건넸다.
"증거 모으세요. 그리고 전화하세요."
"정말... 이길 수 있을까요?"
"당연하죠. 저도 이겼는데."
"무섭지 않으세요?"
"무서웠죠. 근데..."
웃었다.
"이기고 나니까 개시원하더라고요."
민준이가 뛰어왔다.
"엄마! 유치원에서 발표했어!"
"뭘?"
"우리 엄마는 나쁜 사람 혼내주는 슈퍼히어로!"
"그래서?"
"선생님이 칭찬했어! 그리고..."
"그리고?"
"친구들이 사인 달래!"
"뭐??"
"엄마 유명하잖아!"
남편이 물었다.
"후회 안 해?"
"뭘?"
"그때 싸운 거."
"개시원한데 무슨 후회?"
"ㅋㅋㅋ 그래."
"당신은?"
"난?"
"응. 날 말렸잖아. 후회 안 해?"
"완전 후회해. 왜 말렸을까."
"ㅋㅋㅋㅋㅋ"
침대에 누워 휴대폰 봤다.
[알림] 익명님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차장님, 용기 내볼게요."
"증거 다 모았어요."
"내일 제보합니다."
"떨리지만... 차장님처럼 해볼게요."
답장 쳤다.
"파이팅! 개시원할 거예요 ㅋㅋ"
P.S. 혹시 지금 억울한 일 당하고 계신가요?
참지 마세요.
증거 모으세요.
싸우세요.
그리고 이기세요.
개시원합니다. 진짜로.
#개시원해 #침묵금지 #증거모으기 #넷플릭스각 #커피값5만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