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MZ세대 업무 스타일 vs X세대 워킹맘
카똑! 카똑! 카똑!
아침잠을 깨우는 건 알람이 아니라 카톡 알림이었다.
누구지? 이 시간에?
박과장: 언니! 오늘 프레젠테이션 자료 확인 부탁해요~(이모티콘)
박과장: 아! 그리고 고객사 미팅 시간 변경됐어요 2시→3시 (이모티콘)
박과장: 커피 사 갈까요? (이모티콘) 뭐 드실래요?(이모티콘)
박과장: 아메리카노? 라떼? (이모티콘)
새벽에 카톡과 이모티콘의 폭격이라니... 이게 요즘 업무 스타일인가?
나: 네, 알겠습니다. 자료 확인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나: 미팅 시간 변경 확인했습니다.
나: 커피는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3개 메시지, 총 이모티콘 개수: 0개
박과장이 바로 답장을 보냈다.
박과장: 언니... 너무 딱딱해요!! (이모티콘) 편하게 하세요~
편하게? 이게 편한 거 아닌가?
동료 김사원(95년생)이 나에게 조언했다.
"선배님, 과장님이 이모티콘 많이 쓰시는데 선배님이 너무 무뚝뚝하게 답장하시면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어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
"최소한 웃는 얼굴이라도 하나씩 넣어보세요! ^^"
내 첫 번째 시도: 박과장: 내일 회의 준비 어때요? (이모티콘)
나: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
박과장의 반응: 우와~ 언니도 이모티콘 쓰시네요!(이모티콘)
뭐가 이렇게까지 할일인가 싶지만...
시간: 정확히 2시간
스타일: 일방적 지시사항 전달
참여: "질문 있어?" (당연히 아무도 질문 안 함)
마무리: "그럼 이렇게 진행하자"
시간: 필요한 만큼 (짧으면 30분, 길면 1시간)
스타일: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른 의견은?"
참여: 진짜로 의견을 묻고 듣고 토론함
마무리: "그럼 이렇게 해보고 중간에 피드백 주세요!"
이게... 회의가 맞나?
사람들이 웃으면서 의견도 주고받고...
어느 금요일 오후의 사건
박과장: "언니, 이 자료 구글 드라이브에 공유해두었어요!"
나: "네, 확인하겠습니다." (속마음: 구글 드라이브?)
10분 후...
박과장: "언니, 못 찾으시나요? 링크 다시 보내드릴게요!"
박과장이 보낸 것들:
구글 드라이브 링크
노션 페이지 링크
슬랙 채널 초대
피그마 공유 링크
나의 현실:
USB 파일 전송을 선호함
이메일로 첨부파일 보내는 게 익숙함
종이 출력해서 검토하고 싶음
수기로 메모하는 습관
박과장: "언니, 이렇게 하면 실시간으로 같이 수정할 수 있어요!"
나: "아... 그렇구나..."
중요한 건 반드시 이메일로
메모는 수첩에 직접 적기
확인 후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격식을 갖춘 완전한 문장
카톡으로 즉석 소통
음성메시지도 거리낌 없이 전송
ㅇㅋ, ㄱㅅ 같은 초성 활용
이모티콘으로 감정 표현
실제 대화:
박과장: ㅇㅋㅇㅋ! 그럼 ㄱㅅ~~ (이모티콘)
나: 네? (진심으로 모르겠음)
과장: 아, 언니... 알겠다는 뜻이에요!
서서히 변화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Before:
메신저 확인: 하루 2-3번
답장 속도: 최소 30분 후
이모티콘 사용: 0개
After:
메신저 확인: 실시간
답장 속도: 5분 이내
이모티콘 사용: 하루 평균 3-5개
박과장: "언니, 요즘 답장 진짜 빨라지셨어요!"
어? 나도 모르게 적응하고 있었나?
놀랍게도 박과장도 내게서 배우는 게 있다고 했다.
중요한 결정은 충분히 검토 후 결정
이메일로 공식 기록 남기기
고객사 응대 시 격식 차리기
경험을 바탕으로 한 리스크 예측
어느 날 박과장이 말했다.
"언니, 제가 너무 성급하게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언니처럼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네요."
2주 지나니 우리 팀만의 독특한 문화가 생겼다:
우리 팀의 하이브리드 소통법:
간단한 것: 카톡 + 이모티콘
중요한 것: 이메일 + 카톡 알림
급한 것: 전화 + 카톡 후속 정리
창의적 아이디어: 대면 회의 + 디지털 기록
박과장: "언니, 우리 팀 소통 스타일 되게 독특하죠?
" 나: "그러게, 근데 이게 생각보다 효율적인 것 같아!(이모티콘)"
어? 나 방금 엄지손가락 이모티콘을 자연스럽게 썼다!
마흔에 새로운 걸 배우는 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하지도 않다.
그리고 박과장도 내 경험과 신중함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것.
결국 서로 다른 게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걸 인정하고 배우려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MZ와 386의 만남에서 탄생한 우리 팀만의 하이브리드 문화!
다음 편에서는 아이가 아플 때마다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 워킹맘의 현실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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