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먼트 밸리를 바라보는 지점에 섰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이 오랜 달리기를 멈췄던 바로 그곳이다.
달리다 멈춘 자리에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침묵만 남아 있었다.
구름으로 덮인 하늘은 무거워 보였다.
그러나 가만히 바라보니,
그것은 대지를 누르는 무게가 아니라
붉은 흙 위에 내려앉은 그늘이었다.
고개를 낮춘 하늘이
오히려 가장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아스팔트는 지평선에 닿아
더 이상 나아가지 않는 듯 보였다.
그 끝에서 길은 숨을 고르듯 말하고 있었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계속 달리지 않아도 길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수천 년을 견뎌온 붉은 바위들 앞에서
나는 문득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떠올렸다.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려야만 완주라 믿어온 시간들,
멈추면 뒤처질까 두려워
속도를 낮추는 법을 잊고 지내온 날들.
하지만 그 길 위에서
인생이라는 마라톤은
끝까지 달려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지점에서든 스스로 멈춰 서서
"여기까지도 충분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 용기 또한 완주의 한 방식이 아닐까.
다시 신발 끈을 묶기 전,
이 광활한 침묵을 마음에 한 조각 담아둔다.
이제 다시 달리더라도
예전처럼 이유 없이 속도를 재촉하지는 않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멈추고,
고개를 들어 풍경을 보고,
지평선 너머에서 은은히 빛나는 방향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다.